거리두기 해제 뒤 우울위험군 급감..그런데 자살생각률은 왜 늘었나

조성신 2022. 8. 10.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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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시민공원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민 모습 [사진 = 김호영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뒤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자살생각률은 코로나19 초기보다 되레 높게 조사됐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줄어든 소득이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0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2년 2분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성인 2063명을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우울 관련 지표 27점 중 10점 이상인 우울위험군은 16.9%로,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가장 낮았다. 우울위험군은 작년 3월 22.8%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는 18%대를 유지해왔다. 코로나19가 국내에 발생하기 전인 2019년 3.2%였던 것을 감안할 때 5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연령별로 30대가 4.2%로 가장 높았고 40대(17.0%), 50대(16.0%), 20대(14.3%), 60대(13.0%) 순이었다. 성별 별로는 여성이 18.6%로 남성(15.3%)보다 높았다. 특히 소득이 감소한 경우의 우울위험군이 22.1%로 소득이 증가하거나 변화가 없는 집단(11.5%)에 비해 2배가량 높았다. 가구 형태별로는 1인 가구가 23.3%로 2인 이상 가구(15.6%)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반면. 자살생각률은 이번 조사에서 12.7%로 1분기(11.5%)보다 되레 증가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1분기(9.7%)보다도 높은 수치다. 2019년 자살생각률은 4.6%로, 이번 결과의 3분의 1 수준이다.

남성의 자살생각률은 13.5%로 여성 11.9%보다 높았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자살생각률이 더 높게 나타나는 것과는 달리, 이 조사에서는 꾸준히 남성이 여성보다 높은 자살생각률을 보여왔다.

우울위험군과 마찬가지로 소득이 감소한 경우 자살생각률도 더 높게 나타났다. 소득이 감소한 경우 자살생각률은 16.1%로, 소득 증가 혹은 변화가 없는 집단(9.2%)에 비해 약 7%포인트 높았다.

자살생각률은 30대가 18.8%로 가장 높았고 20대(14.8%), 40대(13.1%), 50대(9.8%), 60대(7.3%) 순이다. 남성의 자살생각률(13.5%)이 여성(11.9%)보다 더 높았다. 또 1인 가구의 자살생각률(18.2%)이 2인 이상 가구(11.6%)에 비해 1.5배 높았으며, 배우자가 없는 경우(16.9%)도 기혼(9.8%)에 비해 높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자살생각률은 이제 코로나19와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많이 낮아졌다"면서 "사회적거리 등에 따라 매출 감소나 실업이 회복되지 않아 박탈감이 크게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불안,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낙인 인식은 모두 감소했다. 코로나 팬데믹 대한 낙인 인식은 총 15점 중 6.2점으로 지난 1분기(8.1점)보다 2점 가량 낮아졌다.

코로나 팬데믹 발생 이후 우울감을 호소하거나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이 높아졌지만,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는 낮았다. 서비스 이용 의사가 있는 비율은 60.2%로 나타난 데 반해 인지도는 12.0%로 저조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팬데믹 기간 누적된 소득 감소, 고립 등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정신건강이 더 악화되거나 자살이 증가할 우려에 대비해 경제적·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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