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하면 끝?" 업체 검증 절차는 전무
[KBS 대구] [앵커]
공공재인 시내버스 광고판을 빌린 업체가 2년 가까이 수십억 원을 연체하면서 대구시와 소송 중이라는 소식 전해드렸죠.
알고보니 해당 업체는 최고 입찰가를 써내 승강장 광고판 임대권을 따냈지만 이후 임대료를 낼 만큼 매출이 나오지 않아 애초부터 무리한 입찰이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신주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19년 7월 대구시설공단은 지붕형 버스승강장 광고판 천 3백여 개를 4년간 임대하는 입찰 공고를 냈습니다.
선정된 광고업체는 기초 입찰가의 2배가 넘는 44억 원을 써내 낙찰 받았습니다.
차 순위자보다 10억 원 더 많습니다.
그런데 사업을 따낸 뒤 업체의 매출은 두 달 연속 8천여 만 원, 월 임대료 9천여 만 원에 못 미쳤고, 다음 해엔 매출이 더 줄었습니다.
2020년에는 코로나 확산으로 6달 동안 임대료 절반을 감면받기도 했지만, 임대료 연체금은 쌓여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업체는 시설공단이 승강장 관리를 제대로 안해 광고영업에 피해를 봤다며 임대료 감액 소송을 냈습니다.
[동종업계 관계자 A/음성변조 : "보증보험금(10억 원) 훨씬 넘는 금액(22억 원)으로 계속 연체를 하는 와중에도 재판을 핑계로 해서 계속 영업을 하게끔 한다는 거는 업계에서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부분…."]
지붕형 승강장 광고판의 80% 정도는 광고 유치가 안 돼 현재 이처럼 비워져 있는 상태인데요,
때문에 당초 업체가 무리하게 고가 입찰을 받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해당 업체는 업력 5년의 개인사업자 형태였지만, 입찰 참가 조건에는 경력이나 규모 등 제한이 없어 최고 입찰가를 써내면서 낙찰받을 수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시설공단이 수십억 원대의 공공사업 입찰을 진행하면서도, 업체의 자본력이나 업무 수행능력은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고 지적합니다.
[동종업계 관계자 B/음성변조 : "천만 원짜리 입찰을 1개 들어가도 자격증, 능력, 신용평가 점수까지 싹 다 들어가야 하는 실정인데…. 이건 잘못된 거죠."]
업체 검증도 없는 허술한 입찰방식이 결국 수십억 원의 대규모 '연체 사태'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KBS 뉴스 신주현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그래픽:김현정
신주현 기자 (shinjou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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