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처분신청 낸 李, 자신과 당 모두 득될 게 없는 오기 접어야

입력 2022. 8. 10.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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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며 10일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을 상대로 서울남부지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이 전 대표의 법정 공방이 주호영 비대위체제의 결정적 걸림돌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징계를 당해 당원권이 정지된 직전 당대표가 자기 당을 상대로 가처분신청을 한 경우는 헌정사에 한 번도 없던 일로서 법원으로선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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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며 10일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을 상대로 서울남부지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당 중진들과 측근들의 만류에도 이 전 대표가 하루 전까지 자신이 대표였던 당을 상대로 소송전을 선언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전날 국민의힘 전국위에서 90% 가까운 압도적인 동의로 비대위 체제 전환을 가결하고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 자격으로 주호용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 당대표에서 자동 해임됐다. 이 전 대표는 이 과정에서 이미 사퇴를 선언한 최고위원이 최고위 표결에 참여하는 등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으로 국민의힘은 여진이 계속되게 됐다. 그러나 이 전 대표의 법정 공방이 주호영 비대위체제의 결정적 걸림돌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주 비대위원장은 적어도 다음 주까지 외부인사 2~3인을 포함해 비대위원회 구성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 일부 측근의 반발이 없지 않으나 당 통합이 우선이라는 대세에 묻히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모르지 않을 이 전 대표가 무리하게 소송을 제기한 것은 본인 언급처럼 '기록으로 남기기로 한 것' 이상의 의미를 찾기 힘들다. 오기(傲氣)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법원의 인용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사법부는 그동안 정당 내 갈등을 법원으로 가져와 해결하려는 데 대해 '자체 해결'을 들어 각하나 기각 결정을 내린 경우가 많았다. 특히 징계를 당해 당원권이 정지된 직전 당대표가 자기 당을 상대로 가처분신청을 한 경우는 헌정사에 한 번도 없던 일로서 법원으로선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닐 것이다.

이 전 대표에게 억울한 측면이 없는 건 아니다. 성상납 의혹의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윤핵관'이 자신을 내쫓으려 징계를 서둘렀다고 주장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보낸 '내부총질 대표' 문자는 그 주장을 강화해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양희 윤리위원장이 밝힌 것처럼 이 전 대표의 징계 사유는 성상납과 관련한 것이 아니라 측근을 통해 증거인멸을 시도해 대표로서 품위를 잃었다는 것이다. 성상납 의혹과 관련해서도 이 대표는 경찰의 소환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기소되는 경우도 상정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전국위에서 압도적 의견으로 비대위 전환을 결정한 것으로 봐야 한다. 한국 정치계에서 갈등을 법원 판결로 해결하려는 '정치의 사법화'는 고질병이다. 주호영 비대위원장도 "정치적 문제를 사법절차로 해결하는 건 하지하(下之下)의 방법"이라고 하지 않았나. 이 전 대표는 자신과 당 모두 득 될 게 없는 오기를 접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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