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정부 대표해 죄송한 마음".. 위기 대응 시험대서 '광폭 행보'

손영하 입력 2022. 8. 10. 18:45 수정 2022. 8. 10.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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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폭우 피해 이틀 만에 첫 사과
연이틀 대책회의 주재 및 피해 현장 방문
AI 홍수 예보·빗물 배수시설 등 대책 지시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하천홍수 및 도심침수 대책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기록적인 폭우에 따른 피해와 관련해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불편을 겪은 국민들께 정부를 대표해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폭우에 따른 피해가 발생한 지 이틀 만에 처음으로 사과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두 차례의 폭우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피해 현장 방문까지 광폭 행보를 소화했다. 윤 대통령과 정부의 재난 대응 능력이 첫 시험대에 오른 만큼 대통령으로서 책임감과 리더십을 부각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 "국민 안전에 국가 무한 책임"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하천홍수 및 도심침수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국민들께서 많은 피해를 입었다"며 정부를 대표해 국정 책임자로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 115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속출하면서 정부 대응에 대한 비판 여론을 달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참모들과 사전에 사과와 관련한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며 "어제 (신림동 침수 사망사고) 현장에 다녀와서 많은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여러 방식으로 국민과 소통하고 눈을 맞추고자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그런 얘기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정부서울청사 중앙안전대책본부에서 집중호우 대처상황 점검회의에서도 "국민의 안전에 대해서 국가는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예상보다 더 최악을 염두에 두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홍수 예보·빗물저류배수시설 마련 지시

윤 대통령은 하천홍수 및 도심침수 대책회의에서 "첨단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해 국가의 모든 물길에 대한 수위를 늘 모니터하고 시뮬레이션해서 즉각 경고 체계를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국가·지방하천 본류와 지류를 종합적으로 아우르는 물길에 대한 '홍수 위해 경고시스템'을 구축해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AI) 홍수 예보 등 스마트기술을 이용한 물 재해 대응 체계를 구현하는 국정과제 이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현재 예보 시스템은 대하천 중심이고 예보 날짜도 기간이 길지 않다"며 "AI를 활용하면 훨씬 더 빠른 시간 안에 더 많은 지점을 대상으로 예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취임으로 무산됐던 빗물저류배수시설 건설도 재추진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환경부와 서울시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 적극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11년 강남역 등 상습 침수지역 7곳에 빗물저류배수시설을 확충하려 했으나, 박 전 시장 취임 후 양천구 신월동에만 건설이 완료됐다.

호우 피해에 따른 농산물 물가안정 대책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농림축산식품부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집중호우가 농산물 수급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농업분야 피해를 신속히 복구하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폭우로 옹벽이 무너진 서울 동작구 극동아파트 피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피해자 가족에 공공임대주택 지원

윤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폭우 피해 현장을 찾았다. 집중호우로 옹벽이 무너진 서울 동작구 극동아파트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철저한 안전 진단 △옹벽 철거 △재건축 지원 등을 당부했다. 입주자 대표들에게는 "임시 거처에 머무는 동안 불편함이 없도록 확실히 지원하겠다"며 "정부를 믿고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전날 현장을 찾았던 신림동 폭우 피해자 가족도 챙겼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참모들에게 신림동 반지하에 거주하다 폭우로 숨진 40대 발달장애인 가족의 어머니를 위해 "공공임대주택을 구해 드리라"고 지시를 내렸다. 현장 방문 후 두 딸과 손녀가 참사를 당한 집에 다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을 염려한 주문이었다.


신림동 피해 현장 사진 홍보물 게재 논란도

대통령실이 제작한 카드뉴스. 대통령실 페이스북 캡처

한편, 이날 대통령실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는 윤 대통령이 전날 신림동 반지하 현장 방문 사진이 '국민 안전이 최우선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게재돼 논란이 일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참사 현장을 국정홍보 배경 사진으로 쓰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지적에 대해 "참사 현장을 그만큼 불편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많고 그 점에 대해선 저희가 부족한 점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일단 그것은 내리든지 요청하겠다"고 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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