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신청후 실제 계약 안해".. 애물단지로 전락한 무순위 청약

김남석 2022. 8. 1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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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며 수백대 1의 경쟁률로 조기 마감했던 '무순위청약'의 인기가 급격하게 식었다.

2020년 9월부터 2021년 8월까지 1년간 무순위청약을 진행한 단지의 경쟁률은 최소가 100대 1을 넘었다.

11번째 무순위청약을 진행하는 '신림 스카이아파트' 역시 매번 2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계약에는 매번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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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 '366번' 1년새 4배 급증
'신림스카이' 16일 11번째 진행
인력·자원 낭비에 건설사 비상
최근 5번째 무순위청약을 진행한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며 수백대 1의 경쟁률로 조기 마감했던 '무순위청약'의 인기가 급격하게 식었다. 부동산 시장 열기가 가라앉으며 10번 이상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는 단지도 나왔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1년(2021.9.~2022.8.)간 전국에서 총 366번(예정·중복 포함)의 무순위청약이 진행됐다. 전년 동기(2020.9.~2021.8.) 98건에서 약 4배 늘었다. 같은 기간 서울 무순위청약은 7건에서 50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서울에서는 10번 이상 무순위청약을 진행한 단지도 나왔다. 관악구 신림동 '신림스카이아파트'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10번에 걸쳐 무순위청약 공고를 냈다. 매번 수십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실제 계약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해당 단지는 오는 16일 11번째 청약을 진행한다.

동대문구 장안동 '브이티스타일'이 9번 만에 청약을 마감했고,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가 최근 5번째 무순위청약을 진행했다. 미아동 '한화 포레나 미아'도 세 차례 무순위청약까지 계약자가 나오지 않았다.

2020년 9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서울에서 진행된 7번의 무순위청약 단지 중 1회차에 마감하지 못한 곳은 단 한곳도 없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경쟁률도 크게 떨어졌다. 2020년 9월부터 2021년 8월까지 1년간 무순위청약을 진행한 단지의 경쟁률은 최소가 100대 1을 넘었다. 특히 작년 8월 5개 세대에 대한 무순위청약을 진행한 '디에이치 자이 개포'에는 24만8983명이 몰리며 5만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최근 1년간 진행된 단지에서는 무순위청약에서도 미달이 발생하는 사례까지 나왔다.

무순위청약이 수 차례 반복되면서 분양을 담당하는 시행사와 아파트 브랜드 이미지가 달린 건설사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지난해까지만 해도 완판 행진을 이어가던 서울에서 '미분양'이 나올 처지에 놓이면서다. 청약을 반복하면 추가 인력과 비용까지 발생한다.

이에 따라 시행사들이 무순위청약을 진행하는 단지들의 청약을 받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무순위청약은 청약 통장을 사용하지 않고 거주지와 무주택자 요건만 맞으면 신청할 수 있어 '묻지마 청약'이 많아 실제 계약까지 이어지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평균 경쟁률이 1을 넘지 않으면 무순위 청약 대신 선착순 판매를 진행할 수 있는데 '일단 당첨되고 생각하자'는 청약자로 인해 허수가 발생하면서 경쟁률은 1은 넘는데 실제 계약까지 이어지지 않는 '무한 반복 청약'이 진행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11번째 무순위청약을 진행하는 '신림 스카이아파트' 역시 매번 2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계약에는 매번 실패했다.

무순위청약을 진행 중인 한 건설사 관계자는 "청약자가 거주 지역과 청약 가입 기간 등을 직접 적는 방식이기 때문에 자격조건을 잘못 알고 있어도 당첨 후 부적격자를 선별해야 한다"며 "현행법상 이런 허수도 경쟁률에 포함되고, 경쟁률이 1이 넘을 경우 무순위청약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의 경우 여전히 수요가 남아있어 선착순 판매를 할 경우 빠르게 마감할 수 있는데 이같은 허수로 인해 인력과 자원 낭비만 이어지고 있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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