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7월 소비자물가 2.7% '2년만에 최고치'

정부, 올 물가제한목표 3% 근접
돼지고기·신선식품 6.3% 급등
생산자물가는 4.2%로 하락세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 소비자물가가 24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중국 정부의 올해 연간 물가제한목표인 3% 턱밑까지 다가갔다.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2020년 7월(2.7%)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시장 전망치(2.9%)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중국의 월별 CPI 증가율은 경제수도 상하이 봉쇄 전인 2월 0.9%에 그쳤으나 부분봉쇄가 시작된 3월 1.5%, 전면봉쇄를 시행한 4월 2.1%를 거쳐 5개월째 상승세다.

7월 CPI 상승은 중국에서 물가 조정 수단으로 꼽히는 돼지고기를 비롯해 신선야채 등 주로 식품류(6.3%)가 이끌었다. 돼지고기 가격은 1년 전과 견줘 20.2% 올랐다. 신선과일과 야채는 각각 16.9%, 12.9% 상승했다. 운송용 연료도 오름 폭(24.2%)이 컸다.

중국 CPI를 구성하는 품목에서 전년보다 하락한 것은 양고기(-4.4%), 수산물(-2.9%), 임대료(-0.4%) 등 6개에 불과했고 하락 폭도 미미했다.

돼지고기의 경우 생산능력이 줄어들면서 농민들이 판매를 꺼렸다. 반면, 제로코로나 봉쇄 완화로 소비자 수요는 회복됐다. 신선과일과 야채는 여름철 고온·장마가 생육·운송에 충격을 줬다. 국가통계국은 "계절적 요인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경제매체 차이신은 전문가를 인용,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포함하지 않은 근원 CPI 측면에서 여름 휴가기간 여행과 전염병 후 소비가 이뤄지면 원만하게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달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4.2%로 집계됐다. 전월(6.1%)이나 시장 전망치(4.8%)보다 낮았으며 지난해 2월(1.7%) 이래 가장 낮았다.

중국의 PPI는 생산자가 얻는 소비재와 노동력 판매가격의 평균 변화를 나타내는 인플레이션 지표다. 생산자가 소비재와 노동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면 늘어난 원가만큼 소비자에게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PPI가 내려갈 경우 CPI도 시차를 두고 감소할 수 있다. PPI는 CPI의 선행지표로 간주된다.

7월 PPI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았다. 석유·석탄, 철광석, 화학, 섬유, 비철금속 등 대부분 품목의 상승률이 전월보다 내려갔다.

UBS의 왕타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7월 평균 주요 생산자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통계국과 상무부가 추적한 장바구니 상품 가격도 평균 4~5% 내려갔다"며 "전년 대비 기저효과도 높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