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은산분리 완화 비결은..집권당 의지·여론 환기·당국 전략 '3박자'

일본 도쿄·교토=유현욱 기자 2022. 8. 1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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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에 소극적인 일본이 70여년 만에 '은산분리'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집권 자민당의 의지와 이를 뒷받침한 여론, 그리고 금융 당국의 전략적인 정책 집행이다.

일본 지방은행협회가 2005년부터 부동산중개업 허용을 금융청에 요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일본 금융청은 서울경제에 "올 3월 의회에서 이 같은 입장을 명확히 말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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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빌딩 파이낸스 2022..금융, 빅블러 시대 열어라]
금융업 생산성확대 명분 지지 얻어
부동산중개업은 진출 불가 방침 등
日금융청, 불필요한 논란도 최소화
[서울경제]

변화에 소극적인 일본이 70여년 만에 ‘은산분리’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집권 자민당의 의지와 이를 뒷받침한 여론, 그리고 금융 당국의 전략적인 정책 집행이다. 금융산업의 생산성 확대라는 대의명분에 야당 눈치도 보지 않았고 당내 계파 간 이견도 표출되지 않았다. 자민당은 2020년 6월 포스트 코로나 경제사회를 위한 성장전략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은행의 업무 범위 확대를 공언했다. 은행이 전통적인 예대 업무만으로 수익을 올리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었기 때문이다.

은산분리에 대한 여론 환기도 시의적절했다. 관련 법 개정 논의가 한창이던 지난해 일본 NHK의 대하드라마 주인공은 시부사와 에이이치 일본 제일은행 초대 은행장이었다. 드라마의 인기는 대단했다. 첫 회 시청률은 20% 고지를 뚫었고 41화 전체 시청률도 평균 14.1%에 달했다. 시부사와의 은행가로서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가 주말 황금 시간대 전파를 타면서 자연스레 은행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여론이 형성됐다. ‘이것이야말로 은행의 사명’이라는 드라마 속 시부사와의 대사를 인용해 법 개정을 지지하는 온라인 게시글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제일은행은 이름대로 일본 내 설립된 최초의 은행으로 3대 메가뱅크 중 하나인 미즈호은행의 전신이기도 하다.

일본 금융청 역시 반대 논리에 전략적으로 대처했다. 금융자본에 의한 산업의 지배에 대한 우려는 메가뱅크가 아니라 언더독인 지방은행을 앞세우며 비켜갔다. 사실 은행 업무 범위 확대는 지방은행은 물론 메가뱅크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익단체의 반발이 컸던 부동산중개업 등은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하며 불필요한 논란을 최소화했다. 일본 지방은행협회가 2005년부터 부동산중개업 허용을 금융청에 요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일본 금융청은 서울경제에 “올 3월 의회에서 이 같은 입장을 명확히 말했다”고 강조했다. 리스크 전이 가능성이나 이해상충 문제에도 금융청은 사전·사후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부연했다.

시부사와 에이이치 일본 제일은행 초대 은행장을 주인공으로 한 NHK대하드라마 ‘청천을 찔러라' 포스터. 사진 제공=NHK
일본 도쿄·교토=유현욱 기자 ab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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