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총질' 박민영 품은 尹..이대남 끌어안기?

이지용,김대기 2022. 8. 1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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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키즈로 손꼽히던 朴
대통령실 청년대변인 입성
"쓴소리로 국정 뒷받침할 것"
내부총질 문자·장관인선 등
尹비판 쏟아낸 인물 영입에
실무진 인적쇄신 기류 감지
李측 "고립작전" 불만 나와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왼쪽)이 지난 1월 서울 여의도 카페에서 열린 자신의 책 `MZ세대라는 거짓말` 북콘서트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나란히 앉아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공개 비판해 친윤그룹과 윤 대통령을 분노케 했다고 알려진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이 대통령실 청년대변인으로 전격 영입됐다. 아이러니하게도 대통령실이 박 대변인 영입을 검토한 것은 이런 박 대변인의 직격 발언이 나온 직후라고 한다. 정작 박 대변인을 정치에 입문시킨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해 '내부 총질'이라고까지 했던 윤 대통령이 자신을 공개 비판한 청년 정치인을 실무진으로 영입하면서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박 대변인은 10일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지난주 선거 때 함께 일했던 장예찬 전 선거캠프 청년특보를 통해 제안받고, 8일 강인선 대변인을 만나 얘기를 나눈 후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대통령실에서 청년대변인으로 함께 일해보자는 제의를 받았다"면서 "쓴소리 많이 하고 오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쓴소리 많이 하고 오겠습니다', 지난 11월 선대위의 청년보좌역으로 임명되었을 당시 제가 SNS에 남긴 포부"라며 "그때와 같은 마음으로 대통령의 곁에서 직접 쓴소리를 하면서 국정을 뒷받침해보려 한다"고 썼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박 대변인은 다음주부터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한다. 직급은 4~5급 행정관으로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청년 세대 여론 파악과 소통 강화 및 정책 메시지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청년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많이 반영되길 바라는 윤 대통령 의지로 봐 달라"고 말했다. 1993년생인 박 대변인은 검정고시를 거쳐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바른정당 청년대변인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추진한 대변인 오디션 프로그램 '나는 국대다' 시즌2에서 우승한 후 '이준석 키즈'로 분류됐다.

지난달 윤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간 '내부 총질' 문자가 공개되자 "대통령의 성공과 국민의힘의 변화를 바라는 청년들의 염원이 담긴 쓴소리, 그로 인한 성장통을 어찌 내부 총질이라 단순화할 수 있느냐"고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초 도어스테핑에서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을 봤느냐"고 말한 데 대해 박 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처럼 하지 말라고 뽑아준 거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지적에 윤 대통령이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박 대변인은 "최초 대통령실에서 영입을 검토한 것이 그런 '쓴소리'를 내놨던 영향이 있다고 들어 나도 놀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깜짝' 인사가 알려지자 철저히 검증된 '우리 편'을 선호하던 인사에서 포용 인사로 전환하고 인적 쇄신을 실무선에서부터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대통령실에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추천 인사가 다수 포진해 있다. 그런데 최근 이들 인사 중에 논란이 속출하고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지자 실무선부터 '물갈이'에 나섰다는 시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그간 윤 대통령이 큰 부분만 관여하고 작은 인사는 당에 믿고 맡겨 왔는데 본격적으로 대통령실이 그립을 거머쥐는 신호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오는 11월까지 실무선을 재정비한 후 업무 성과를 따져 비서진도 교체할 수 있다는 소문이 흘러나온다.

이 전 대표와 지지자들은 대통령실의 '고립작전' 내지는 포용을 가장한 '입막음'이 아니냐는 불만이 감지된다. 박 대변인이 최근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의 정당성을 비판하면서도 가처분 신청 등 내홍을 키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뜻을 밝히자 적극 우군으로 포섭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 측 한 관계자는 "시기든 어떤 면으로든 그렇게(고립작전으로) 보는 것이 무리한 해석이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박 대변인에게 충성을 요구한 적이 없으니 충성을 받은 적이 없다. 그리고 충성을 받지 않았으니 배신도 아니다"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겼다.

[이지용 기자 /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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