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가처분 신청..與지도부 내홍, 결국 법정으로

정주원 2022. 8. 1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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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다각도로 접촉 노력"
李측 "李 비판한 朱 내로남불"
막판 정치적 화해 가능성도

◆ 與 '주호영 비대위' 출범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으로 대표직에서 자동 해임되는 이준석 당대표가 10일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전날 오후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임명된 지 약 18시간 만의 조치다. 이 대표가 강경 대응을 밀어붙이면서 집권 여당 전·현직 지도부 간 법정 다툼도 불가피해졌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본인 페이스북에 "가처분 신청을 전자로 접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13일 정식 기자회견을 예고하며 구체적인 말을 아끼고 있지만 언론에 메시지를 보내 "사안의 급박성 때문에 가처분을 내야 했다"며 "수해에 마음 아플 국민을 생각해 조용히 전자 소송을 냈다"고 전했다. 당을 향해서는 "'절대 반지'에 눈먼 사람들이 기록적 폭우로 피해를 본 국민이 많고 심려가 큰 상황을 아랑곳하지 않고 비대위를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가처분 신청 사유에는 비대위 출범 절차와 당대표 해임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 당원 민주주의 정신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의견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위원 사퇴 의사를 밝혔던 배현진 의원 등이 비대위 체제 전환 절차 의결에 참여한 점, 전당대회로 선출된 당대표를 전국위원회 의결로 해임한 점 등에 규정상 하자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모임인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국바세)'도 11일께 단체소송 서류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책임당원 1704명이 소송 참여 의사를 밝혔다. 국바세를 이끄는 신인규 변호사(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는 주 위원장이 이 대표 측 가처분 신청에 대해 '하지하(하책 중 하책)'라고 지적하자 "내로남불"이라며 맞받아쳤다. 그는 이날 "주 위원장은 2016년 공천에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당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총장 직무집행 정지 징계 때 효력정지를 청구했다"며 "내가 하는 가처분은 정당하고, 남이 하는 가처분은 하지하냐"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사법 절차가 진행되는 이상 맞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는 방침이다. 검사 출신 유상범 의원이 맡고 있는 당내 법률지원단을 통해 대응할 예정이다. 앞서 이 대표가 법적 대응을 예고해온 만큼 당 사무처도 비대위 출범 과정에 절차적 허점이 없도록 당헌·당규를 세밀하게 따랐다는 점을 방어 논리로 내세우고 있다. 의원총회나 전국위 등에서 원내 의원들, 당원들의 총의를 모은 점도 강조한다.

한편으론 이 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심경을 밝히기 전까지 시일이 남아 있는 만큼 정치적 화해의 노력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당 내 법정 다툼이 생중계되면 여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 대표가 친윤계와 갈등 끝에 '축출됐다'는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어 당 지도부에도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주 위원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이 대표와 다각도로 접촉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도 "이 대표 측에서 마음을 내서 만날 결심을 해야 만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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