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스크리닝] 로또의 불시착으로 가져온 JSA의 평화와 웃음 '육사오' ★★★

▶ 줄거리

우연히 1등 당첨 로또를 주운 말년 병장 ‘천우’. 심장이 터질듯한 설렘도 잠시, 순간의 실수로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간 로또. 바사삭 부서진 멘탈을 부여잡고…기필코 다시 찾아야 한다! 우연히 남쪽에서 넘어온 1등 당첨 로또를 주운 북한 병사 ‘용호’. 이거이 남조선 인민의 고혈을 쥐어 짜내는 육사오라는 종이쪼가리란 말인가? 근데 무려 당첨금이 57억이라고?! 당첨금을 눈앞에서 놓칠 위기에 처한 ‘천우’와 북에선 한낱 종이쪼가리일 뿐일 로또를 당첨금으로 바꿔야 하는 ‘용호’. 여기에 예상치 못한 멤버들(?)까지 합류하고 57억을 사수하기 위한 3:3팀이 결성되는데... 과연 57억은 누가 갖게 될까?

▶ 비포스크리닝

'박수건달' ' 달마야 놀자' 의 각본으로 자극적이지 않은 코미디 영화를 만들어온 박규태 감독이 '날아라 허동구' 이후 오랜만에 선보이는 코미디 영화다.

'공동경비구역 JSA' 이후 남과 북 청춘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는 박규태 감독은 충무로의 '영 블러드'를 한데 모았다고 한다. '응답하라 1988'과 '질투의 화신' '헤어질 결심'까지 다양한 캐릭터로 매력을 뽐내는 고경표와 '고백부부' '으라차차 와이키키' '히트맨'으로 코미디 모범생 길을 걷고 잇는 이이경, '범죄도시2' '열혈사제' 등으로 캐릭터를 각인시킨 음문석, '땐뽀걸즈'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등의 박세완, '빈센조' '괴이' 등에서 강렬한 연기를 한 곽동연, '스윙키즈'의 김민호, 연극배우 이순원 등의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소름끼치게 잘 생긴 배우, 얼굴로 관객을 모을 배우는 없지만 코미디 장르에서는 내노라 하는 배우들만 모인 이 작품이 올 여름 대작들로 가득한 극장가에서 어떤 활약을 할지 기대가 된다.

▶ 애프터스크리닝

로또를 둘러싼 남북 군인들의 에피소드가 과연 어떻게 진행될까? 예고편에서 봤던 이상의 뭐가 있을까? 기대하며 봤는데 이 영화는 생각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웃겼다. 주인공 '천우'가 로또를 갖게 되는 과정도 정말 '천운'에 가깝고, 그렇게 손에 쥐게 된 로또가 다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으로 가는 과정도 마법같다. 여기까지는 그럭저럭 관객들이 상상해볼수 있는 내용인데, 이 영화의 매력은 이 이후에 보여진다. 감히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며 갈수록 감당못할 스케일로 커지게 된다. 그 속에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하는 인물들과 함께 관객들은 의자가 들썩거리도록 낄낄거리며 웃다가 손에 땀이 나도록 긴장도 하게 된다. 무공해 코미디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싶다.

그 어떤 작품보다 코믹한 작품에서 더욱 빛났던 배우들의 연기는 시너지를 이뤄 팝콘처럼 웃음이 터져 나오며, 그 와중에 진지하고 심각하게 캐릭터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배우들의 모습은 현실의 근심을 잃게 만든다.

갑작스러운 폭우 피해로 울상인 우리들에게도 57억 로또 당첨 같이 꿈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심지어 영화속 주인공들처럼 예상치 못한 난관을 겪는다 하더라도 57억이라면 까짓 모험, 해볼만 하지 않을까?라는 용기도 갖게 하는 즐겁고 희망적인 영화가 바로 '육사오'다. 오랜만에 극장에서 113분 동안 시원하게 웃어보는 시간을 가질수 있을 것이다.

'육사오'는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버린 57억 1등 로또를 둘러싼 남북 군인들간의 코믹 접선극으로 8월 24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씨나몬㈜홈초이스, 싸이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