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알차다"..'육사오' 고경표→이이경, 57억 로또 1등 향한 MZ세대 코믹(종합)[Oh!쎈 현장]
[OSEN=김보라 기자] “북한에 안 가봐서 100% 고증할 수 없지만 관객들이 저희 코미디 영화를 즐기실 때 거부감이 없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박규태 감독은 10일 오후 서울 이촌동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육사오’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북한이 지역마다 사투리가 많은데 (구체적으로 지역별) 다양한 사투리를 쓰지 않은 이유는 관객들이 편안하게 보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저희 영화가 올 여름의 마지막을 책임질 ‘유머 수색대’ ‘웃음 특공대’가 됐으면 좋겠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고경표, 이이경, 음문석, 박세완, 곽동연, 이순원, 김민호 등 배우들과 연출을 맡은 박규태 감독이 참석했다.
‘육사오’(감독 박규태, 제작 티피에스컴퍼니·싸이더스, 제공배급 씨나몬㈜홈초이스·싸이더스)는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버린 57억 1등 로또를 둘러싼 남북 군인들간의 코믹 접선극.
이날 박규태 감독은 “요즘 영화를 즐겨보는 관객층인 20대로 ‘육사오’의 메인 타깃을 잡았다. 그분들이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다. 특히 극 중 요즘 젊은 사람들이 즐겨 쓰는 신조어가 많이 나온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박 감독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가 나온 20여 년 이후 남과 북의 이야기다. 장르는 (‘JSA’와) 달리 코미디이지만 어떤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해봤다. 우리가 남과 북이라는 특수성을 갖고 있지 않나. 그러나 젊은 사람들에게 통일은 먼 이야기라 요즘 관심이 높은 로또 1등을 담아 봤다. (한 번쯤 꿈꿔봤을) 로또 1등을 하고 싶은 사람들의 꿈에 대한 이야기”라며 “관객들이 영화를 보시면서 결국엔 남한이나, 북한이나 다같이 잘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표현해봤다”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이날 배우들의 답변을 통해 즐거웠던 촬영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먼저 남한 군인 천우 역의 고경표는 “이 사람은 굉장히 순수하다. 동물을 많이 사랑하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이 난처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더 재미있게 보이지 않을까 싶었다. 천우는 굉장히 진지하게 임하는데,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먼발치에서 바라보면 귀엽게 보이지 않을까 싶었다. 사건을 대하고 그걸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순수하고 맑기 때문에 그런 모습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캐릭터를 위해 살을 찌웠다는 고경표는 “(천우의 면모를) 영화 중간에 더 깊게 깨달아서 살을 찌웠다. 제가 점점 더 살을 찌워가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다. 그런 모습이 천우와 잘 부합됐으면 좋겠다.(웃음) 천우가 밉지 않게 표현되길 바라는 마음에 일념했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그런가 하면 북한 병사 용호를 연기한 이이경도 집중해서 표현한 부분에 대해 “제가 실제로 북한에 가본 적은 없지만, 북은 남과 달리 ‘로또 1등’을 대하는 자세가 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한 사람들은 (로또에 당첨된다면) 집이나 차를 사는 걸 바라는데, 남한과 달리 북한에선 할머니의 틀니를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리고 남한에서 흔히 북한에 대한 이미지를 그릴 때, 그들이 모든 걸 신기하게 대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나. 저는 용호가 북한보다 나은 다른 나라의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행동할지 저만의 상상력을 발휘했다”고 짚었다.
‘육사오’는 젊은 배우들의 맹활약 덕분에 신선한 활기를 띤다. 강대위 역의 음문석은 또 한번 코믹한 면모를 발산했다. 강대위는 해병대 제대 후 재입대해 전방 근무를 자처한 군인. 그는 “군인 정신이 투철한 친구라고 생각했다. 군대에 진심이다. 그가 생각지 못한 일들을 겪으면서 군인 정신으로 그 사건을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고민했다. 그러다가 ‘나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라는 생각으로 관점을 바꾸어 접근했다”고 캐릭터를 분석한 과정을 전했다.
“촬영하는 시간 내내 즐거웠다”는 음문석은 “촬영하는 동안 저희가 호흡이 잘 맞았다.(웃음) 오늘 영화를 보니 그때 촬영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오늘 완성된 영화를 너무 즐겁고 유쾌하게 잘봤다”는 소감을 밝혔다.
박세완이 분한 리연희는 대남 선전 방송을 담당하는 북측 군단선전대 병사다. “저는 처음에 군복을 입었을 때 어색했는데 배우들이 잘 어울린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자신감이 붙었다. 북한말과 함께 군인의 행동을 연습했다”며 “현장에서 이 배우들이 진심으로 편안하게 해주셔서 저는 예쁨을 받으면서 즐겁게 촬영했다”고 촬영기를 떠올렸다. 북한 병사 역할을 맡은 배우들의 수준급 북한어 연기를 만날 수 있다.
곽동연은 남한 막내 병사 김만철을 연기했다. “만철이 성인이지만 아직까지 어린 아이 같다고 생각했다. 어리고 순진하고, 아직 철이 없는 소년이 일생일대 막중한 임무를 맡으면서 멘탈이 무너진다. 그 과정에서 저는 만철이의 순진무구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로또를 회수하려는 남측 병사 역할의 배우들과 잘 어울리길 바랐다”고 말했다.
배우 이순원은 북한 정치지도원 승일 역을 맡아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실제 북한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투와 행동을 리얼하게 살렸다. “외적으로 조력자 역할이라 강인함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러면서도 그 안에 따뜻한 마음을 담고 싶었다. 특히 저는 (촬영 내내) 북한어를 달고 살았다”고 캐릭터에 집중한 부분을 전했다.
김민호는 북한 군인 철진 역을 소화했다. 이순원과 김민호, 두 배우가 영화에서 춘 걸그룹 브레이브걸스의 댄스가 극 중반 큰 웃음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김민호는 이날 “저는 극중 해킹하고 보고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렇다 보니 남한의 패션, 걸그룹 등에 관심이 많고 정보에 빠삭한 친구다. 북한에서는 철진만 로또의 존재를 알고 있다. 그래서 병사들에게 당첨금 등에 대해 알려주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저는 처음에 북한병사 역할이라서 살을 빼려고 했는데 감독님이 ‘평양의 있는 집 자식’이라고 하셔서 빼지 않았다.(웃음) 어떻게 보면 철진이 얄밉게 보일 수 있는데 저는 다정한 인물로 해석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영화 ‘육사오’는 습하고 무더운 올 여름 막바지 출격 주자이자, 유일한 코믹영화로서 관객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박 감독은 개봉을 앞두고 감개무량하다면서 “올 여름 대작, 텐트폴 영화들이 많이 나왔다. 저희는 끄트머리에 개봉하는데 한국영화들이 다 잘됐으면 좋겠다”며 “저희는 그 영화들과 비교해 작은 영화지만 알차다고 생각한다. (로또 종이가 북으로 넘어간다는) 말이 안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남북한) 군인들이 목숨을 걸고 각자의 임무를 수행해나간다. 목숨을 던져서 맡은 임무를 수행하려는 캐릭터들이 진지한데, 한마디로 상황 코미디극이다. 저는 근래에 '이렇게 재미있는 코믹극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저희 영화가 재미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MZ세대 관객들을 겨냥한 영화 '육사오'가 올 여름 극장 대전에서 승전보를 울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개봉은 8월 24일.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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