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두고 폭우 맞은 농산물 물가..정부, 산불 피해지→고랭지 채소 재배지 전환

세종=이민아 기자 2022. 8. 10. 17:1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농식품부 새정부 업무보고
500m 고지대에 고랭지 배추 등 재배지 확보
동물 학대한 사람은 다시 동물 못 키우게 법 개정

정부가 예년보다 때 이른 추석으로 인한 농산물 수급 불안에 대비해 14대 품목에 대한 ‘성수품 수급 대책’을 발표할 방침이다. 폭우가 쏟아져 농산물 출하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어, 예년보다 대책의 강도를 올려 폭넓은 지원책을 발표하겠다는 것이다. 또 이번 대책의 일환으로 수급이 불안한 배추 등의 재배 면적을 확대하기 위해 산불 피해 지역 가운데 150~200헥타르(ha)를 고랭지 채소 재배지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무·사과·배추·배 등 주요 품목의 신규 재배 면적을 확보하고, 국산 공급이 부족한 축산물, 양파·마늘, 감자 등에 대해서는 할당관세를 도입하고 추가 수입을 한다. 동물학대자, 동물 유기자에 대한 처벌과 제재를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고, 동물 학대자에게 형사 처벌에 더해 동물사육금지처분을 추가하는 것을 검토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예년보다 때 이른 추석으로 인한 수급 불안에 대비해 ‘성수품 수급 대책’을 추진한다고 10일 ‘새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밝혔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상당히 강화된 대책으로 발표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농식품부 업무보고는 크게 ▲농식품물가 안정 ▲식량 안보 ▲미래성장산업화 ▲매력적 농촌 ▲동물복지 등 다섯 가지 과제로 구성됐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대통령 업무보고 주요 내용 사전브리핑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훼손된 산림, 고랭지 채소 재배지로 전환

우선 농식품부는 하반기 물가에 대해 “우크라이나 사태, 폭염·집중호우 등 불확실성이 있으나, 9월 10일 추석을 정점으로 농식품 물가가 하락세로 전환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농축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로 4월만해도 △1.7% 떨어졌는데, 5월 4.3%, 6월 5.1%, 7월 7.7% 오르며 증가폭을 확대하고 있다. 가공식품·외식 물가 또한 전년 동월 대비 4월 7.2%·6.6%에서 5월 7.6%·7.4%, 6월 7.9%·8.0%, 7월 8.2%·8.4%로 증가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우선 농식품부는 무·배추·사과·배 등 주요품목의 신규 재배면적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산불 피해를 입었던 경북, 강원도 접경지역 가운데 해발 500m 이상 고지대 가운데 150~200ha가량을 고랭지 농업지역으로 전용하는 작업을 내년부터 착수한다. 이를 통해 고랭지 배추는 100ha, 감자는 310ha의 면적을 신규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장관은 “기존에 있는 산림을 훼손하고 새로운 농지를 확보하는 것보다, 복구 작업이 필요한 지역을 활용하는 것”이라며 “수급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역을 조사해서 내년부터 바로 농지로 전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별사료구매자금을 농가당 1억원씩 1조5000억원 한도 내에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무기질비료 가격 인상분 80%를 보조하는 조치를 올해 말까지 진행하는데, 이를 내년까지 연장하기 위해 농식품부는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다. 이와 더불어 겨울철 채소 생산을 위해 소요되는 난방유 가격 인상분에 대한 지원도 함께 논의 중이다.

국산 공급부족 품목에 대한 신속한 국내 도입도 추진한다. 축산물은 돼지고기(7만톤), 소고기(10만톤), 닭고기(8만톤) 등 할당관세를 적용한다. 양파‧마늘은 저율관세할당(TRQ) 기본물량을 7~9월 중 각각 2만1000톤, 마늘 10톤을 우선 도입하고 추가 수입 방안을 강구한다. 감자의 경우 호주산 700톤(7∼8월) 수입 후 미국산을 추가로 들여온다. 배추도 수출업체용 1600톤을 8∼9월 중으로 수입한다.

식품·외식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식품 원료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 품목과및 TRQ(저율관세수입) 물량을(가공용 대두, 참깨) 확대한다. 또 밀가루 가격 상승분의 70%를 지원해 3분기 밀가루 공급가격을 동결한다. 농축산물 할인 쿠폰(20~30%) 지원을 당초 390억원에서 1080억원으로 확대한다. 김치·장류 등 단순가공식료품 및 수입기호식품은 부가세를 면제한다.

기후 변화와 물류 차질,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하는 등의 피해를 앞으로 최소화하기 위해 이모작이 가능한 분질미 재배를 활성화한다. 분질미는 식용으로 전환되지 않는 쌀로,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는 품종이라는 게 정 장관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수입 밀가루 물량을 오는 2027년까지 10%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분질미는 가공용으로 개발된 쌀로, 전분 구조가 밀과 유사해 일반 쌀보다 밀가루 대체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품종 개발과 재배 기술 지원, 전문 생산 단지 조성을 2026년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쾌적한 농촌 환경 조성 개요./농식품부

◇동물 보유세, 내년 의견 수렴...국민 여론조사 추진

이와 더불어 농식품부는 국정과제에 포함된 ‘반려동물 생명보장과 동물보호문화’ 방침을 이어받아 관련 법 개정 등에 박차를 가한다. 정 장관은 “동물학대자, 동물 유기자에 대한 처벌과 제재를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내년에 법을 개정해 동물을 학대한 행위자에 대해 형사 처벌에 더해 동물사육금지처분을 추가하는 것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려동물 보유세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있어, 내년 보유세 도입에 대해 의견을 수립하고 관련 연구 용역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정 장관은 “보유세를 도입할 것이냐, 말 것이냐, 도입할 거라면 이를 어느 부문에 쓸 것인지 등을 국민 여론조사를 포함해 용역에 담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물 진료에서 중요 진료비는 내년 1월 5일부로 공시하도록 하고, 진료항목 표준화도 2024년 1월 5일부로 시행할 방침이다. 또 내년에 전국의 동물병원 진료비를 조사해서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방침이다. 개 식용 문제는 추후 더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더해 ‘살기 좋은 농촌’을 만들기 위해 농촌도 도시처럼 용도지역을 명확하게 구분해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장관은 “농촌은 사실상 제한 없이 개발을 해놓다 보니 축사도 마을 인근에 들어가 있고, 공장이 집에 바로 붙어있는 곳도 많다”며 “농촌공간계획법을 발의해 연내에 관련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축사 인근 악취 등으로 인해 주거 환경이 나빠지는 것을 막고, 쾌적한 농촌을 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축사 31만동 가운데 마을 안에 위치한 곳이 21%였다.

또 청년들이 스마트농업, 농촌 융복합 산업 등에 적극적으로 도전할 수 있도록 교육·농지·자금·주거 등을 맞춤형으로 통합·패키지 지원하는 방안을 포함하는 청년농 육성 기본계획을 올해 9월에 발표할 계획이다. 초기 자본이 없는 청년들의 스마트팜 창업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지자체·농어촌공사 농지에 스마트팜을 설치해 최대 30년짜리 장기 임대 지원을 도입한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