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반지하에 '누추한 곳'이라던 신평.. "실언했다, 제 잘못"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신평 변호사가 신림동 반지하 침수 사망사고 현장에 대해 ‘누추한 곳’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하루 만에 사과했다. 신 변호사는 지난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에 몸담았다가 20대 대선에서 윤 대통령을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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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누추’라는 표현은 자신에게 속하는 공간을 겸양의 뜻으로 말하는 것이지 거꾸로 그 공간을 찾아가는 사람의 수식어로 포함시키는 경우 거칠고 무례한 의미를 담은 것으로 비친다”라며 “그런 면에서 실언이고 또 제 잘못”이라고 시인했다.
이어 “대통령은 언제나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갈 수 있어야 한다”라면서 “그곳에 담긴 국민의 애환을 뜨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윤 대통령이 이 점에서 다른 대통령들에 못지않게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리라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누차 말하지만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다. 선한 인품에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그래서 함께 하나가 되는 능력을 그는 가졌다. 그의 주위에서 벌어졌던 가슴을 파고드는 일화들이 여러 사람의 증언에 의해 드러나기도 했다”라며 “저는 그 점에서 그에게 깊은 신뢰를 갖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물론 그에게도 단점은 있을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갈등과 모순의 구조에 대한 감수성이 그에게는 약하다. 그래서 문제의 본질을 파고드는 개혁의 마인드가 충분하지는 못하다”라고 했다.
아울러 자신은 윤 대통령의 멘토가 아니라고 했다. 그는 “대선 기간 중에 이런저런 조언을 한 것은 사실이나 대통령 취임 후 그 통로를 스스로 끊었다”라며 “모든 국정은 정식의 계통을 거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 아니냐. 제가 비선의 하나가 된다는 것은 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렇게 하면 국정이 마비돼 버리고, 또 대통령이 나갈 때마다 수행과 경호가 따르다 보면 오히려 복구 업무를 방해하게 된다”며 “그런 상황을 가지고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사망사고가 발생한 누추한 곳에 가서 관계자들도 위로하고 아주 잘한 거 아니냐”라고 반박했다. 다만 이를 두고 진행자는 인터뷰 말미에 “누추한 곳이라는 단어는 적절하지 않아서 변호사님과 여기 방송에서 고치겠다”라고 정정했다.
신 변호사가 말한 ‘누추한 곳’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을 일컫는다. 지난 8일 밤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이곳에 살던 발달장애 가족 3명이 고립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윤 대통령은 “조속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취약계층일수록 재난에 더욱 취약한 현실을 지적하면서 “이분들이 안전해야 비로소 대한민국이 안전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은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하천 홍수 및 도심 침수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집중호우 피해와 관련해 “다시 한번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불편을 겪은 국민께 대표해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하천 홍수와 도심 침수의 대응에 있어서 이상 기현상에 대해 우리가 기상계측 이후 처음 발생한 일이라고만 볼 것이 아니라 향후에 이런 이상 현상들이 이제 빈발할 것으로 보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계속 미뤄질 수는 없고, 여기에 대해서 우리가 논의하고, 기본적인 예산이라도 확보해서 여기에 대한 준비를 빨리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오늘 여러분과 이렇게 자리를 마련했다”라고 덧붙였다.
송혜수 (ss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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