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생명 걸었다.. '벼랑 끝 전술' 선택한 이준석

장재진 입력 2022. 8. 10. 16:45 수정 2022. 8. 1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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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법원에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에 대한 효력정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남부지법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페이스북에 "가처분 신청 전자로 접수했습니다"라고 썼다.

가처분 신청의 채권자는 이 대표이고, 채무자는 국민의힘과 주호영 비대위원장이었다.

이 대표는 가처분 신청서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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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에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실체적·절차적 하자 다툴 것으로 전망
비대위는 인용 가능성 낮다고 판단
주호영은 "이 대표가 만날 결심해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대회의실에서 열린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해 소명을 마친 후 회의실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법원에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에 대한 효력정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로써 집권여당의 명운이 사법부의 손으로 넘어갔다. 가처분 인용 여부에 따라 이 대표가 극적 기사회생하거나 더 궁지에 몰릴 수 있다는 점에서 '벼랑 끝 전술'로 평가된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남부지법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페이스북에 "가처분 신청 전자로 접수했습니다"라고 썼다. 가처분 신청의 채권자는 이 대표이고, 채무자는 국민의힘과 주호영 비대위원장이었다. 변호인 등을 통해 법원에 직접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고 전자 접수로 대신한 것은 최근 수도권 폭우 피해 등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1차 심문기일은 17일로 정해졌다.

이 대표는 가처분 신청서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13일로 예고된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비대위 전환 과정의 '실체적·절차적' 하자를 파고들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체적 하자란 당이 비대위를 출범시킬 만큼 비상상황에 처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한다. 지난 3일 이 대표는 "(윤리위 징계 이후) 비상이 아니라고 해서 지역을 돌며 당원을 만난 것밖에 없는데, ('내부 총질') 문자가 카메라에 찍히고 지지율이 떨어지니 내놓은 해법이 당헌·당규도 바꾸고 비상을 선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절차적 하자는 비대위 출범의 첫 관문이었던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 의결의 효력이 없다는 의미다. 당시 권성동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과 성일종 정책위의장, 배현진·윤영석 최고위원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비대위 전환을 논의하는 상임전국위·전국위 소집 안건을 가결했다. 그런데 의결에 참여한 배·윤 최고위원은 이미 지난달 29, 31일에 각각 최고위원직 사퇴 의사를 표명한 상태였다. 이에 이 대표는 '언데드(Undead·되살아난 시체) 최고위'라고 꼬집은 바 있다.

국민의힘 책임당원을 중심으로 모인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국바세)'도 11일 비슷한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다. '국바세' 측은 집단 소송 형식으로 가처분 신청을 준비 중인데, 9일까지 소송 참여 희망자가 1,700명을 넘었다고 전했다. 소송을 주도하고 있는 신인규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절차적 하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법원의 인용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0일 국회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반면 비대위 측은 가처분 인용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주 위원장은 9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전문가들과 당 사무처 관계자들로부터 가처분에 대해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판사 출신인 주 위원장은 "최고위원 사퇴를 선언한 분들이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상임전국위를 요구한 것이 설사 하자가 된다고 하더라도, 상임전국위가 이의 없이 열렸기 때문에 하자는 치유된다는 이론이 있다"고 반박했다. 최고위원회의와 별도로 상임전국위원 4분의 1이 소집 요구를 했다는 점도 방어 논리다.

그럼에도 비대위는 법정 공방보다는 이 대표와 타협점을 찾는 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주 위원장은 10일 취재진에 "다각도로 접촉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이 대표 측에서 만날 결심을 해야 일이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당연직 비대위원인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또 다른 스테이지로 가기보다 (기자회견이 예정된) 13일 전에 (서로) 만나는 게 좋지 않겠나.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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