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영의 시대정신] <1> 반도체 인재 부족현상 해결에 인식 전환이 먼저다
반도체 인력이 매년 3000명씩 부족하다. 향후 10년간 3만명이 부족할 것으로 추정된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튀어 나온 주장이다. 사전에 예측을 못한 것은 반도체 인력 양성 생태계가 건전하지 못하다는 방증이다. 반도체 인력은 세 그룹으로 나뉜다. 생산라인에는 통상 고교 및 전문대 졸업자가 투입된다. 기술사무직은 반도체 설비(기획, 구매, 정비 등), 공정(프로세스) 설계, 공정관리, 생산관리, 마케팅 등이며 4년제 대학 졸업자가 담당한다. 전공은 특정 분야로 한정되어 있지는 않다. 반도체 분야에서 인력 확보가 가장 어려운 분야가 제품 개발 및 R&D다. 석·박사급들이 담당한다. 현행 반도체 인력 공급의 한 채널이 작동 중이다. 산·학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5개 대학이 있다. 나머지 대학들도 이 대열에 합류하려고 노력 중이다. 운영 중인 대학들은 규모를 늘리기를 원하고 있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 되니까 학생들은 기업가정신(앙트레프레너십)을 잃어가고 있다. 눈빛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 취업을 보장받았다는 안도감이 원인일 것이다. 기업과 대학 간에는 의견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 기업에선 학생들이 실무 역량을 강화해 입사하기를 원한다. 대학은 학문적인 부분에 집중한다. 대학이 직업학교가 아니라 한다. 반도체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도 기업가정신이 필요하다.
매년 입학 정원 47만명에 실제 입학은 37만명이다. 반도체 인력 관련 정원을 늘려달라고 한다. 학과 간 입학정원을 조정 못한다. 기득권이 발목을 잡고 있다. 교수들의 직역 이기주의가 신시장 적응을 가로막고 있다. 과거 권위 정권 시절, 포퓰리즘 때문에 교육에서 시장원리 작동을 막았다. 시장이 원하는 대로 즉각 대응을 못하고 있다. 교육은 산업이 아니고 자원의 무한정 투입만이 최선인 곳으로 치부한다. 전공 없는 학과가 개설돼야 한다. 고교교육 정상화에 기여(협조)한 대학에 몇 닢을 준다. 교육부가 손을 만지면 만질수록 괴물이 만들어진다.
교육개혁 없는 현재의 체계로는 백약이 무효다.
교육부의 반도체 인력 양성 방안은 수도권 및 지방대에 1개 학과 규모의 입학정원 허락, 실험·실습 기자재 구입 예산 지원, 외부 강사들에 대해 특별(surcharge) 강사비 지원 등이다. 성과평가를 어떻게 할지 결정된 바 없다. 치열한 시장 경쟁 아래 태어나지 않은 서비스는 결국 유명무실화되고 만다. 예산은 집행했으나 평가는 전무하고 결국은 용두사미로 끝나고 만다.
교육개혁 없이 반도체 인력 양성을 대대적으로 한들 결국은 미완의 아쉬움으로 남게 될 것이다. 몇 년 지나면 대학에 주는 인력양성 교부금 명성이 바래질 것이다. 왜 주기 시작했는지도 모르게 될 것이다. 정부의 의무교부금 정도로 탈색된다.
반도체 인재들은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던 방법을 세계 최고 품질로 만들어야 할 경우가 많을 것이다. 스스로에 대해 성장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고 평가해야 한다. 다학제, 학문 간 연속성 이해도, 제반 기술 분야 원리(principle) 이해도, 신분야 이해도 및 적응력, 창의, 도전정신, 수학적 증명력 및 표현력, 수학적 해결 결과에 대한 이해력, 지식과 경험의 확장성, 의사소통 능력, 영어 매뉴얼 및 텍스트 메일 등 문장력 및 독해력 등을 요구한다.
대학은 입학정원을 늘리려 하지 말고 학과를 학부로 개편하라. 문리과대 등이 좋은 예다. 교수는 미래산업을 이끌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춰라. 자신과 같은 직업의 후계자 양성으로는 더 이상 설 곳이 없다. 반도체 산업에서의 인력은 전문가와 제너럴리스트로 구분된다. 전문가는 석·박사 출신들의 연구 및 설계자들이다. 그 이외에는 제너럴리스트들이다. 전문가는 학사 이후 석사과정부터 형성된다. 언더잡 트레이닝은 대학과 산업체 간 가교가 된다. 대학은 언더잡 트레이닝을 효과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한다.
인력 양성 방향은 잡을 수 있으나 이것저것 걸쳐지는 것들이 많아 실천할 수가 없다.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반도체 인력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을 때까지 교육개혁이 완수돼야 한다. 여유 인력들은 해외로 진출하게 한다. 개혁하지 못하면 결국 시스템 IC 2나노 시대에는 반도체 주도권을 잃게 될 것이다.
여호영 지아이에스 대표이사 yeohy_gis@naver.com
<필자소개>
여호영 대표는 30여년간 지아이에스 CEO로서 품격 기술사 양성에 초점을 맞춰 연구 및 강의 집필을 하고 있다. 미국 카네기멜론대 MSE과정을 수료했으며, 정보관리기술사와 소프트웨어 공학박사로서 고려대 컴퓨터정보통신대학원 초빙교수 및 한국증권거래소 사외이사직을 역임했다. 주요저서로는 '걷는 마음으로 정보처리기술가' '디지털 비즈니스 이니시어티브' '블로그로 나를 브랜드화 하라' '지식컨버젼스'가 있다.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베일 벗은 '갤럭시Z 폴드4' 더 얇고 가벼워졌다
- 시험대 오른 尹 리더십...집중호우 대국민 사과
- 투명·초대형·무편광 OLED…K-디스플레이 '초격차' 과시
- 노태문 사장 "3년 안에 폴더블폰 비중 50%로 확대"
- 서울시교육청 '학교급식 가격정보시스템', 민간과 갈등
- 건조하고 뻑뻑한 안구건조증 의사보다 빠르게 정확한 AI 진단 기술 개발
- [갤럭시언팩]갤럭시Z 폴드4·갤럭시버즈2 프로 등 재활용 소재 적용 확대
- [갤럭시언팩]'아웃도어' 겨냥한 갤럭시워치5 프로, 최대 사용 80시간
- 치킨 시켰더니 담배튀김이…사장은 "감자튀김 아니냐, 먹어보라"
- 중기 기피 가뜩이나 심한데…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올해 일몰 '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