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지중해 자원 탐사 재개..'앙숙' 그리스 '긴장'

최서윤 기자 2022. 8. 1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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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터키)가 9일(현지시간) 자국의 4번째 시추선 운항을 시작, 지중해 동부에서 2년 전 중단했던 탄화수소 시추 작업을 재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신규 시추선이 키프로스와의 분쟁 수역 외곽으로만 운항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지역 긴장은 고조되는 분위기다.

튀르키예의 신규 시추선 운항은 '앙숙' 그리스와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지는 일이라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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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시추선 '압둘하미드 한' 진수..지중해 분쟁수역 인근 운항 예정
10년 전 지중해 동부서 천연가스전 발견..에너지 쟁탈전으로 비화 우려
튀르키예의 지중해 항구도시 메르신 타수쿠 항에서 9일(현지시간) 튀르키예의 4번째 시추선 '압둘하미드 한' 진수식이 열린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2. 8. 9.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튀르키예(터키)가 9일(현지시간) 자국의 4번째 시추선 운항을 시작, 지중해 동부에서 2년 전 중단했던 탄화수소 시추 작업을 재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신규 시추선이 키프로스와의 분쟁 수역 외곽으로만 운항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지역 긴장은 고조되는 분위기다.

보도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이날 해안 지역 메르신주(州)에서 신규 시추선 진수식을 열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튀르키예의 네 번째 시추선 '압둘하미드 한'이 남부 해안 안탈리아주 가지파사로부터 55km 떨어진 곳에서 운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중해에서 우리가 수행하는 조사와 시추 작업은 우리 영토 안에서만 이뤄지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우리가 누구의 허가나 동의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튀르키예의 지중해 항구도시 메르신 타수쿠 항에서 9일(현지시간) 튀르키예의 4번째 시추선 '압둘하미드 한' 진수식이 열린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2. 8. 9.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튀르키예의 신규 시추선 운항은 '앙숙' 그리스와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지는 일이라 주목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그리스가 에게해 비무장 섬들을 무장시키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으며, 그리스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특히 10년 전 지중해 동부에서 대규모 천연가스전이 발견되면서 이 지역은 유럽의 대체 에너지원으로 떠올랐지만, 동시에 이 자원에 대한 권리를 둘러싸고 주변국간 오랜 분쟁도 다시 드러나고 있다.

튀르키예와 그리스는 오스만 제국과 동로마 제국 시절부터 앙숙 관계였다. 근현대 들어서도 튀르키예인과 그리스인이 살고 있던 키프로스 (영국으로부터의) 독립 문제로 '키프로스 전쟁(1974)'을 벌인 바 있다. 이 무렵 1, 2차 석유파동 속 에게해 석유탐사를 두고도 고조된 긴장으로 몇차례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주변 해역이 분쟁수역이 된 이유다.

1990년대 후반부터 두 나라 모두 회원국으로 있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엔의 중재로 관계 개선이 이뤄졌다. 이런 우호적 분위기는 튀르키예가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해오는 과정에서 계속 이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유럽 에너지 부족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자칫 에너지 쟁탈전으로 비화할 조짐이 다시 나타나는 것이다.

지중해 동부 튀르키예와 키프로스, 그리스가 위치한 에게해 부근 지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지도는 월드오미터(worldometers). ⓒ 뉴스1

이날 운항을 시작한 압둘하미드 한은 길이가 238m에 달하는 최대 규모 탐사선이자, 1만2000여m를 뚫고 들어갈 수 있는 최첨단 심해 시추선이라고 튀르키예 정부는 전했다.

튀르키예가 지중해 동부에 시추선을 보내는 건 2020년 9월 '야부즈'선을 분쟁 해역에서 철수한 뒤 2년 만이다.

튀르키예는 야부즈와 파티흐, 카누니 등 3척의 시추선을 흑해에서 운용해왔으며, 흑해에서 5400억 입방미터규모 천연가스전을 발견하기도 했다.

아직까지 튀르키예는 에너지 수요 충족을 수입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이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불거진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 문제는 경상수지 적자를 흑자로 전화하려던 튀르키예 정부의 계획을 좌절시켰다고 로이터는 부연했다. 이는 긴장 고조를 감수해가면서 시추선 운항을 재개한 한 가지 이유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키프로스 대통령과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20년 1월 2일 아테네에서 '이스트메드' 사업 서명식에 앞서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스트메드' 사업은 이스라엘의 레비아단 해상 가스전에서 키프로스를 거쳐 그리스까지 1900㎞의 해저 가스관을 건설하는 것으로 2027년 완공 예정이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한편 그리스는 일단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요안니스 이코노무 그리스 정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늘 지역 안정 유지와 국제법 준수를 위한 의무를 다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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