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P] '어대명'보다 센 '확대명' 분위기, 앞으로 민주당 어디로

이상훈, 유범열 2022. 8. 1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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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쇼] 민주당 전당대회 중간 결과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지역 순회 경선이 시작된 가운데 6일과 7일 양일간 치러진 강원, 대구, 경북, 제주, 인천 지역 권리당원 투표에서 '1강' 이재명 후보가 75%에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했다.

중간 집계지만 이 후보가 '압도적 승리'를 거두면서 당 안팎에서는 "이제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 아닌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 "라는 말이 나온다. 또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이른바 '친명계' 의원이 대거 순위권에 진입하며 향후 이 의원의 당 장악력이 강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1. 대세론 李 "생각보다 많은 지지, 감사"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7일 인천 지역 순회 경선 종료 후 발표한 강원, 대구, 경북, 제주, 인천 등 5개 지역 권리당원 투표 누적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74.15%의 득표율을 얻어 각각 20.88%, 4.98%의 득표율을 기록한 박용진·강훈식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이 후보는 5개 지역 모두에서 7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전 지역서 고른 '압도적' 지지세를 보였다.

이 후보는 7일 인천 지역 순회 경선 종료 뒤 기자들과 만나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지지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다만 아직 개표 중반이고 권리당원 외에 대의원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가 남아 있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섣부른 낙관을 경계한 이 후보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득표율에 당 안팎에서는 '이재명 대세론'이 현실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2. 낮은 투표율에 아쉬움 보인 '2약'


반명 메시지, 인지도로 역전을 노린 박용진 후보와 '독자 비전' 강훈식 후보에게는 생각보다 저조한 결과다. 두 후보는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남은 레이스에서 선전을 다짐했다.

7일 순회 경선 종료 뒤 기자들과 만난 박 후보는 "(이 후보의 선전은) 예상했던 결과지만 생각보다 당원들의 투표율이 높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8일 BBS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이제 시작이며, 변수도 많고 역동성이 발휘될 포인트도 있어 나쁘지 않은 출발"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또 " '이재명 대세론' 착시 현상 때문에 당원들이 투표를 포기하게 되면 더 안 좋은 상황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며 선두를 달리는 이 의원을 견제함과 동시에 지지층의 투표를 독려했다. 순회 경선 결과가 발표된 5개 지역의 권리당원의 전체 평균 투표율은 39%에 불과하다.

강 후보도 7일 "아쉽지만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며 "다음주 안방인 충청에서 새 변화와 흐름이 만들어질 것이고 이를 호남, 서울까지 이어 파격과 이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3. 사실상 물건너간 박·강 단일화


'1강2약' 구도를 깰 필수 전략으로 평가됐던 97그룹(박용진-강훈식) 단일화는 중간 결과 발표 후 '무용론'에 휩싸였다. '2약' 득표율 합이 '1강' 이재명 후보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 탓이다.

1차 컷오프 전후로 기본적인 단일화 취지에 공감대를 이룬 박용진·강훈식 후보였지만 중간 결과가 나오자 의견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2위를 달리는 박 후보는 8일 BBS 라디오에서 "두 사람의 이해보다 국민과 당원의 간절함에 화답해야 한다"며 "(강 후보와의 단일화를) 기다리고 있고 포기하지 않겠다"는 적극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반면 강 후보는 "단일화가 본질은 아니다"며 "일단 두 사람이 더 많은 득표를 해야 나머지(단일화 효과 발동)도 가능해지는 것"이라며 발을 빼는 분위기다. 강 후보는 7일 연설에서 "동료(이재명 의원)를 찍어누르고 덕을 보는 것이 민주당의 미래는 아니"라며 사실상 박용진 후보와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반명 전선' 참여보다는 '몸집 키우기'를 택해 이후를 도모한다는 분석이다.


4. 최고위원 경쟁서도 친명계 우세

친명으로 간주되는 4인(정청래·박찬대·서영교·장경태)과 비명으로 통하는 4인(고민정·윤영찬·고영인·송갑석) 등이 경쟁하는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이재명 대세론'이 입증됐다. 민주당 선관위에 따르면 권리당원(5개 지역) 투표 누적 결과 정청래 의원(29.86%)이 선두를 달렸고, 그 뒤로 고민정(22.5%), 박찬대(10.75%), 장경태(10.65%), 서영교(9.09%) 의원이 당선권(상위 5인)에 포진했다. 친명계 분류 4인이 모두 당선권에 든 반면 비명계는 고민정 의원이 유일하다.

상대적으로 온건 성향이 높은 대의원(30%)과 일반국민 여론조사(25%)가 남아 있어 결과를 속단하긴 이르다는 분석이지만 윤영찬 의원(7.71%) 외에 두 비명계 후보인 고영인(4.67%)·송갑석(4.61%) 의원의 득표율은 뒤처져 있어 반명의 '대역전'이 쉽지 않다는 예상도 나온다.


5. 당 장악력 커져 vs 이재명 '사당화' 우려


이런 분위기라면 이재명 후보는 '우군' 지도부를 등에 업고 조기 당 장악에 시동을 걸 전망이다. 다만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강경파로 분류되는 박홍근 원내대표와 지명직 최고위원 2인의 최고위 추가 진입으로 지도부 내 이 후보 견제세력은 사실상 전무해진다. 이에 비명계 등 당 안팎에서는 최근 강성 당원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당헌 80조(부정부패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정지)의 개정 가능성과 맞물려 '이재명 사당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민정 의원(최고위원 후보)은 10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언론에서 얘기하는 친명이 (지도부로) 다 들어가게 되면 오히려 (이 후보의) 입지가 더 좁아질 수 있다"며 "이 후보가 본인의 정당성을 더 확보하기 위해선 다양한 사람들이 당 지도부 안에 들어가 있어야 훨씬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범열 인턴기자/이상훈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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