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영 "배신자? 사람에 충성한 적 없어" 이준석 "햄보칼 수 없는데"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이 10일 배신자 논란에 대해 "단 한 번도 사람에 충성한 적 없으며 따라서 사람을 배신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에서 근무하게됐다고 밝힌 박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배신자'라는 표현은 사람에 충성하는 이들의 언어"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늘 선당후사의 자세로 오직 당을 위한 선택을 해왔다"면서 "지난 대선, 원희룡 예비후보가 탈락했을 땐 망설임 없이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다. 지난 지선, 유승민 예비후보가 탈락했을 땐 또 망설임 없이 김은혜 후보를 지원했다. 징계 국면에서도 이준석 대표가 당에 꼭 필요하다 주장했지만, 징계가 개시된 뒤에는 해당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마찬가지다. 저는 이미 여러 차례 현 상황의 부당함을 설파했다"면서 "다만, '대통령이 성공해야 국가가 성공하고, 국민이 잘 살게 된다'는 '그것이 당을 위한 길'이라는 대원칙을 우선할 뿐이다. 그런 제가 가는 길은 처음부터 어느 쪽에도 사랑 받기 어려운 길이었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대통령실에서 연락이 온 건 지난 주말이었다. 사전에 공조가 있었다는 주장도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저에 대해 고려한 지점이 있었다면 그처럼 '조건 없이 당을 우선시하는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그 누구에게도 빚을 지지 않았기에 자유롭고, 제가 생각하는 옳은 길을 갈 것"이라면서 "지금은 대통령의 성공이 그것이며 다시 실무자로 돌아가 '내부로부터'의 점진적인 변화를 촉구할 것이다. SNS 활동 역시 중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 측근으로 분류됐던 박 대변인의 대통령실행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이 대표 지지자들은 박 대변인을 '배신자'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이준석 전 대표가 당권을 잡은 뒤 실시한 대변인단 선발 토론배틀 '나는 국대다' 2기 우승자다. 친이준석계로 분류된 그는 일각에서 '이준석 키즈'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는 최근 윤 대통령의 부실 인사 논란, '내부총질' 메시지 논란 등을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새벽 국회에서 열린 이 대표의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 관련 사안을 심의하는 당 중앙윤리위원회에서 진술을 마치고 회의실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한주형 기자]

한편,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에 박 대변인의 글과 관련 "박 대변인에게 충성을 요구한 적이 없으니 충성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그리고 충성을 받지 않았으니 배신도 아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박 대변인이 당 대변인으로 있는 동안 저는 단 하나의 지시도 내린 바가 없다"며 "자유가 가진 큰 기회와 가능성을 믿었기 때문이다. 박 대변인은 누구보다도 그 자유를 잘 활용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같은 대변인 직함이지만 그곳의 근무 환경은 좀 다를 것"이라며 "젊음이란 자유의 모미(몸) 아니면 햄보칼(행복할) 수가 없는데 잘 헤쳐나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글 가운데 '자유의 모미 아니면 햄보칼 수가 없다'는 표현은 과거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었던 미국 드라마 '로스트'에서 비롯된 밈(Meme)이다. 해당 드라마에 등장하는 '권진수'라는 한국인 캐릭터는 어눌한 한국말로 자신의 이름을 "꽈찌쭈"라고 말 하거나 "논 자유의 모미 아니야. 요태까지 그래왔고 아패로도 계속"이라고 말해 온라인상에서 유행처럼 번졌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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