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 문학상에 최지인·정성숙·김요섭..창비신인상은 김상희·주영하
제40회 신동엽문학상 수상작으로 최지인의 시집 <일하고 일하고 사랑을 하고>(창비, 2022), 정성숙의 소설집 <호미>(삶창, 2021)가 뽑혔다. 평론 부문은 김요섭의 ‘피 흘리는 거울: 군사주의와 피해의 남성성’(<문학동네> 2021년 겨울호)이다.
창비는 “심사위원회는 동시대 청년들의 고단한 삶의 비애와 항의를 독특한 다변(多辯)의 시적 어법과 리듬으로 담아낸 최지인 시집, 오늘날 한국문학에서 보기 드문 농촌의 삶을 실감 나는 전라도 사투리와 인물들로 생생하게 그린 정성숙 소설집, 분단체제 속의 남성성 왜곡과 군사주의의 폐해를 궁구한 김요섭 평론을 수상작으로 결정하는 데 흔쾌히 합의했다”며 10일 결과를 발표했다.
최지인은 2013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을 받았다. 시집 <나는 벽에 붙어 잤다> 등을 냈다. 정성숙은 2013년 <한국소설>에 단편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2015년 창비신인평론상을 수상하며 비평활동을 시작한 김요섭은 ‘역사의 눈과 말해지지 않은 소년’ ‘나는 그 자리에 남았다’ 등을 발표했다.
시인 신동엽 유족과 창비가 공동제정한 신동엽문학상은 등단 10년 이하 또는 그에 준하는 경력을 가진 이의 최근 2년간 작품을 심사해 선정한다. 심사위원은 김금희(소설가) 김수이(문학평론가) 정우영(시인) 한기욱(문학평론가)이다. 상금은 시·소설 각 2,000만원, 평론 700만원이다.
창비는 이날 창비신인문학상의 2022년 당선작도 발표했다.
김상희의 시 ‘말하는 희망’ 외 4편을 두고 박연준, 안희연, 유병록(이상 시인), 장은영(문학평론가)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는 이렇게 평했다. “여러번 곱씹어 읽을수록 시적 에너지와 함께 시가 거느린 넓은 세계가 드러난다. 시적 화자가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과 깊이 연루되어 있으면서도, 화자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균열까지 이처럼 정교하게 한편의 시로 완성하기란 실로 어려운 일이다. 개성을 마음껏 뽐내는 대신에 낮고 편안한 목소리로 오히려 덜 말하려고 노력함으로써 읽는 이가 시에 바짝 다가서도록 하는 매력이 있었다. 이러한 시를 쓸 수 있는 시인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나누며, 예사롭지 않은 개성과 매력을 높이 사기로 했다.”
소설 심사위원들은 임현 정이현 최민우(이상 소설가) 강경석 정주아 황정아(이상 문학평론가)다. 이들은 주영하의 소설 <굴과 모래> 선정 이유를 이렇게 알렸다. “아주 나쁜 세계에서 우리를 겨우 버티게 할 만한 최소한의 존엄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떤 근사한 소설들이 그렇듯 <굴과 모래> 역시 낯선 장면들로부터 보편의 가치를 환기할 만한 장치를 갖추고 있었다. 눈여겨볼 점은 ‘굴이 사라져가는 세계’를 그리는 우화적 구성 속에 세상은 새롭게 망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망해갈 것이라는 점을 유추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무심하고 염세적인 세계관으로부터 새삼 연대와 애도의 가치를 떠올리게 해 주목할 만했다. 비범한 상상력으로부터 지극히 현실적인 통찰을 이끌어낸 이 작가를 응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상금은 시 500만원, 소설 700만원이다. 당선작은 <창작과비평> 2022년 가을호에 싣는다.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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