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비만 5억7000만원 '귀족학교' 채드윅에 이어 송도에 또 국제학교 생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배우 전지현 자녀도 다녀
인천 송도에 2010년 문을 연 채드윅 국제학교가 재학생 절반 이상이 내국인으로 채워져 ‘무늬만 국제학교’로 전락했다. 유치원∼고교졸업까지 학비만 5억7000만 원에 달해 한국인 금수저 전용 ‘귀족학교’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시교육청은 경제자유구역에 투자하는 외국인 종사자들을 위해 설립된 미국 채드윅 국제학교의 내국인 재학생 비율이 60%를 넘었다고 10일 밝혔다.
국제학교는 정원의 30%는 내국인, 70%는 외국인 학생들로 채워야 한다. 관할 교육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내국인을 최대 20% 더 늘릴 수 있다. 채드윅 국제학교는 애초 정원의 30%에서 10%를 늘려, 40%까지 내국인 학생으로 채울 수 있도록 했다.
채드윅 국제학교는 정원 2080명에 재학생은 65%인 1356명(4월 기준)이다. 이 중 내국인은 816명으로 40%(832명)를 거의 채웠다. 하지만 외국인은 26%인 540명에 불과하다. 재학생 중 60%가 내국인인 셈이다.
채드윅 국제학교는 기업 대표·변호사·의사·연예인 등 소위 있는 집 자녀들이 다니는 ‘귀족학교’로도 불린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배우 전지현의 자녀도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학교는 외국인학교와 달리 입학 제한이 없어 해외 거주 귀국학생과 해외 체류 경험이 없는 내국인도 자격 제한 없이 시험을 통해 입학할 수 있다.
채드윅 전 과정을 졸업하려면 스쿨버스비와 기숙사비 등을 제외한 입학금과 수업료만 5억6799만 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치원·초등학생은 연 학비가 3804만 원, 중학생은 4089만 원, 고등학생은 4476만 원이다.
채드윅 국제학교의 졸업생들은 대부분 외국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2020∼2021년 졸업생 73명 중 국내 대학 진학은 2명, 나머지는 하버드·예일·스탠포드 등 해외 명문대학에 입학했다.
채드윅 관계자는 “학비에 물가를 반영하고 있다”며 “채드윅은 최고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국제학교의 수업료는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도에는 채드윅 국제학교에 이어 내년 2월 또다른 국제학교가 개교한다.
인천시교육청 외국교육기관 설립·운영 심사위원회는 지난 5일 캐나다의 학교법인(GWSCE) 칼빈 매니토바 국제학교 설립을 조건부 승인했다. 캐나다 학교법인은 지난해 6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추천을 받아 학교 설립을 신청했고, 인천시교육청은 1년 간의 심의와 산업통상자원부 경제자유구역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승인했다.
유치원 2년 과정 10학급, 초등학교 5년 과정 20학급, 중학교 3년 12학급, 고등학교 4년 16학급 등 58학급에 정원은 1312명이다. 수업료는 유치원 1900만 원, 초등학교 2100만 원, 중학교 2350만 원, 고등학교는 2600만 원이다. 칼빈 매니토바 국제학교는 전 카톨릭대학교 조형예술대학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고, 외부에 있는 체육장 등을 빌려 사용할 예정이다.
인천시교육청은 “칼빈 매니토바 국제학교는 현재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겠다는 양해각서만 체결해 정식 임대계약서와 리모델링 등 교육 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조건으로 설립 허가를 내줬다”고 말했다.
칼빈 매니토바 국제학교 설립준비위원단 관계자는 “인천교육청에서 학교 설립 승인이 난 만큼 우선 캐나다 학교법인의 분사무소를 설치하고 학생 모집 등 개교 준비에 착수할 것”이라며 “칼빈 매니토바 국제학교는 학비가 저렴하고, 캐나다의 공교육 프로그램에 캐나다 교육부의 정교사 자격증 소지자만 교사로 채용해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전교조 인천지부 관계자는 “외국 학생들보다 내국인이 더 많은 학교는 국제학교가 아니다”라며 “경제적으로 최상위 계층 자녀들만 다닐 수 있는 국제학교 신설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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