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차지명 철회, 그 후 2년..김유성은 다시 심판받을 준비가 돼 있다

고봉준 기자 입력 2022. 8. 10. 14:06 수정 2022. 9. 1.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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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김해고 시절의 김유성.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중학교 2학년에서 3학년으로 넘어가던 겨울방학이었어요. 여수 전지훈련 도중 제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고 말았죠….”

김유성(20)은 5년 전 그날 조심스럽게 상기했다. 인생에서 딱 한 번 잘라내고 싶은 기억. 자신의 야구 항로를 송두리째 바꿔놓은 그날을 떠올리면서 연거푸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내동중 시절 학교폭력 문제로 2년 전 프로 입단이 무산된 뒤 김해고에서 고려대로 진학했던 김유성이 다시 KBO리그의 문을 두드린다. 김유성은 최근 KBO로 2023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 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바뀐 규약을 따라 관련 서류를 모두 내며 다시 신인 드래프트로 이름을 올렸다.

김해고 시절 뛰어난 신체조건(신장 191㎝·체중 89㎏)과 시속 150㎞대의 빠른 공으로 시선을 끌었던 우완투수 김유성은 2020년 8월 24일 열린 2021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에서 NC 다이노스의 선택을 받았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내동중 시절 후배에게 학교폭력을 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였다. 이후 NC는 부랴부랴 사태를 파악했고, 김해성의 학창시절 징계 사실을 확인한 뒤 1차지명 철회 결정을 내렸다.

최근 열린 제56회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를 마치고 만난 김유성은 “신인 드래프트 참가 결정까지 고민이 많았다. 아직은 대학에서 더 배워야 할 점도 있고, 졸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빨리 프로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김유성은 김해고 시절 내내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시속 150㎞대의 직구는 물론 슬라이더와 커브 등 변화구를 제대로 구사할 줄 알고, 또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능력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연고지 구단인 NC도 창단 이래 가장 성장 가능성이 큰 유망주의 등장을 반겼다. 1차지명 역시 김유성의 몫. 그러나 내동중 시절 학교폭력 피해자 측이 해당 사실을 폭로하면서 상황이 뒤바뀌게 됐다.

김유성은 “중학교 2학년에서 3학년으로 넘어가던 겨울방학이었다. 여수 전지훈련 도중 엘리베이터에서 후배의 가슴을 한 차례 주먹으로 때렸다. 사건의 이유를 떠나 선수로서, 또 선배로서 하지 말았어야 할 행동이었다”고 후회했다.

▲ 최근 만난 김유성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고봉준 기자

이 일로 김유성은 2017년 7월 교내 학교폭력위원회로 회부됐고, 닷새 출석정지 징계를 받았다. 또, 이듬해 1월에는 창원지방법원으로부터 화해 권고 결정을 받았지만, 피해자 측과 합의가 되지 않아 20시간의 심리치료 수강, 4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이 내려졌다.

이후 김해고를 다니면서 심리치료와 사회봉사를 모두 마친 김유성. 이후 김해고 에이스로 활약하며 프로 데뷔의 꿈을 키웠지만, 다시 이 사건이 발목을 잡으면서 사상 초유의 1차지명 철회라는 철퇴를 맞게 됐다.

김유성은 “1차지명 철회 결정이 된 뒤 내 삶을 돌아보게 됐다. 어린 나이이긴 했지만, 핑계 없이 내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반성으로 오랜 시간을 보냈다”고 되뇌었다.

이어 “그래도 김해고 박무승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많은 힘을 주셨다. 그때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는데, 친구들이 나를 자주 만나러 와줬다. 고마웠다. 또, 내게 한마디씩 툭툭 던져주는 위로의 말도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논란 이후 KBO는 이러한 사례의 재발을 막기 위해 신인 드래프트 참가를 원하는 선수는 소속 학교 재학 중 받았던 징계와 부상 이력이 적힌 참가 신청서와 학교폭력 관련 서약서, 생활기록부를 제출하도록 하는 규약을 신설했다. 이른바 ‘김유성법’ 도입이었다. 이를 놓고 김유성은 “착잡하고 죄송스러운 마음뿐이다”고 말을 아꼈다.

▲ 2020년 김해고 시절의 김유성. ⓒ곽혜미 기자

이렇게 후폭풍을 남기고 김해고에서 곧장 프로로 가지 못하고 고려대로 진학한 김유성은 신입생 1년을 벤치에서 보냈다. 2020년 10월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받은 1년 출전정지 징계로 공식 등판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어 올 시즌부터 다시 마운드를 밟은 김유성은 시속 최고시속 155㎞의 직구와 130㎞대 슬라이더 그리고 스플리더와 커브 등을 앞세워 대학 최고 유망주로 발돋움했다. 현재 고교야구에서 활약 중인 덕수고 심준석과 서울고 김서현, 충암고 윤영철, 경남고 신영우와 함게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 ‘빅5’로 분류되는 위치까지 올라왔다.

이제 문제는 김유성의 재지명 여부다. 여전히 적지 않은 부담감이 뒤따른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학교 폭력 징계가 모두 끝났고 이번 신인 드래프트 참가자 중 잠재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가 이와 맞서고 있다.

실제로 학교폭력위원회와 스포츠공정위원회 징계 그리고 1차지명 철회까지 사실상 3차례 처벌을 받은 김유성을 이제는 구제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으면서 1라운드 혹은 최대 2라운드 안쪽에서 김유성이 호명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를 두고 김유성은 “지명 순번은 상관하지 않는다. 지금은 그저 프로에서 뛰고 싶은 마음뿐이다”면서 “사실 이번 신인 드래프트 참가를 결정하면서 고민이 많았다. 나를 좋지 않게 보시는 분들이 여전히 많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한 번 비판을 받더라도 프로에서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마지막 기회라는 심정으로 참가 신청서를 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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