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노룩' 악수

기자 2022. 8. 1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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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일상 중 말하는 것 다음으로 많이 하는 행동은 '악수'일 것이다.

수백 년 전 잉글랜드에서 손에 무기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악수를 한 것이 일반적인 유래다.

악수는 이제 세계 공통적인 인사법인데 상대방의 눈을 쳐다보고 아래위로 가볍게 손을 흔드는 것이 일반적인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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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논설위원

정치인의 일상 중 말하는 것 다음으로 많이 하는 행동은 ‘악수’일 것이다. 특히, 선거 때는 손이 퉁퉁 부을 정도로 악수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선거 때만 되면 손 근육이 손상돼 붕대를 감고 다녔다. 당에서 초보 정치인들을 교육할 때 유권자들 눈을 맞추고 두 손으로 힘을 주어 악수해야 효과가 있다고 가르친다.

악수는 두 사람이 나누는 공개적이고 안전한 인사법이다. 수백 년 전 잉글랜드에서 손에 무기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악수를 한 것이 일반적인 유래다. 여성들은 무기를 소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로 남성들 간의 인사에서 악수를 많이 한다. 악수는 이제 세계 공통적인 인사법인데 상대방의 눈을 쳐다보고 아래위로 가볍게 손을 흔드는 것이 일반적인 예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처럼 손을 너무 꽉 잡거나 눈을 쳐다보지 않으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표시로 불쾌감을 주기도 한다. 얼마 전 국민의힘 배현진 전 최고위원이 이준석 대표와 악수하려고 손을 내밀었다가 이 대표가 뿌리치는 장면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상대하기 싫다는 표시다.

지난 7일 제주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마친 박용진 후보가 자리에 앉은 이재명 후보에게 악수를 청하자 이 후보가 휴대전화를 보면서 손만 내미는 일명 ‘노룩(no-look) 악수’ 장면이 논란이다. 박 후보가 앞선 연설에서 이 후보의 인천 계양을 출마와 당헌 개정 문제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한 터라 심기가 불편했을 수는 있지만 악수하면서 휴대전화를 본다는 것은 아주 심한 결례다. 박 후보는 “이 후보가 아마 검색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 후보는 정치인 중에도 휴대전화를 유독 많이 보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SNS를 많이 하다 보니 평소에도 틈만 나면 휴대전화를 본다. 이준석 대표는 상대방과 대화하면서도 휴대전화만 본다.

‘노룩 악수’의 원조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악수를 할 때 이미 다른 사람을 쳐다본다. 절대 손에 힘을 주지 않고 살짝 잡는다. 악수를 많이 하는 비결이라고 한다. 최근 나토 정상회담 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악수하면서 다른 사람을 쳐다보고 있는 장면 때문에 외교 결례 논란도 있었다. 서로 눈도 못 맞추는 정치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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