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두점박이사슴벌레, 이젠 집에서 키운다

윤희일 선임기자 입력 2022. 8. 10. 10:03 수정 2022. 8. 1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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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야생생물2급으로 지정돼 있는 두점박이사슴벌레. 충청남도 제공

두점박이사슴벌레는 사슴벌레 중에서도 특별한 대접을 받는다. 서식지가 제주도로 한정돼 있고, 색 등 외양이 다른 사슴벌레와는 다르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검은색 사슴벌레와 모양은 같지만, 색깔이 황갈색으로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몸체 양쪽에 2개의 점이 있는 것도 특징이다. 환경부는 두점박이사슴벌레를 멸종위기 야생생물2급으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5월에서 9월 사이에 볼 수 있는 이 사슴벌레의 몸길이는 수컷 47∼65㎜, 암컷 23∼35㎜ 정도다. 해외에서는 중국·몽골·대만 등에서 서식이 확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곤충연구소 인공증식…가정 사육 길 열려

멸종위기종인 두점박이사슴벌레를 일반 가정에서 사육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충남농업기술원 산하 산업곤충연구소가 이 사슴벌레의 인공증식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두점박이사슴벌레처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야생 곤충은 환경청 허가 없이는 포획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집에서 사육할 수 없지만, 인공으로 증식한 개체는 그 증명 절차를 거치면 일반 가정에서도 사육할 수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멸종위기종 곤충을 가정에서 키울 때는 인공증식개체증명서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충남도는 곤충산업을 통해 농가 소득을 늘리기로 하고 산업곤충연구소를 통해 두점박이사슴벌레 사육 기술을 연구해 왔다고 10일 밝혔다.

산업곤충연구소는 지난해 영산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포획 허가를 받아 제주도 일원에서 두점박이사슴벌레 10마리를 포획한 뒤 인공증식을 통해 50마리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인공증식을 통해 확보한 50마리 중 10마리를 애초 포획한 장소에 방사했다”고 밝혔다. 산업곤충연구소는 올해 연구를 지속해 추가로 70마리의 새로운 개체를 확보했다.

산업곤충연구소 관계자는 “그동안 두점박이사슴벌레의 산란기간, 부화율, 서식지환경, 유충과 번데기 생육 기간 등에 대한 조사를 거쳐 인공증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앞으로 사육조건에 따른 생육 및 산란 정도 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 세부 사육기술을 농가에 보급할 예정이다. 또 일반 가정에서도 이 사슴벌레를 키울 수 있도록 ‘사육키트’도 개발하기로 했다.

보급 초기엔 마리당 30만원까지 치솟을 수도

한국인 산업곤충연구소 연구사는 “두점박이사슴벌레는 색깔이 독특한 멸종위기 야생생물이어서 농가에서 대량 사육해 이를 애완용이나 학습용으로 보급하는 경우 어린이·청소년 등으로부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구소 측은 이 사슴벌레의 희귀성 등을 고려할 때 보급 초기에는 마리당 가격이 30만원 선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 사슴벌레는 종류나 크기에 따라 몇천 원에서 몇만 원에 거래된다.

산업곤충연구소는 두점박이사슴벌레의 인공 증식 성공을 계기로 새로운 애완·학습용 곤충을 적극적으로 발굴, 농가에 보급하기로 했다. 농가들이 애완동물 시장에서 새로운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 한국의 곤충산업 규모는 연간 445억9300만원(곤충 가공·유통 판매액) 수준으로 성장했다. 국내 곤충 사육 농가는 2021년 전국 기준 3012가구에 이른다. 이 중 사슴벌레를 사육하는 농가는 129가구로 집계됐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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