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SD는 강타자 소토 '품고'.. 이적설 돌던 오타니는 '남고'
■ What - 숨 가빴던 MLB 트레이드
상위권팀 ‘즉시 전력감’ 찾고
하위권팀은 ‘리빌딩’에 초점
포스트시즌 진출팀 수 늘리자
올 마감시한에 70명 자리이동
강력한 타선 구축 샌디에이고
NL서부 다저스와 ‘新라이벌’
21년간 가을잔치 못간 시애틀
투수 최대어 카스티요 데려와
다저스, 5년전 다르빗슈 영입
트레이드 가장 큰 실패 사례
프로스포츠에서 트레이드는 말 그대로 구단 간의 ‘선수 교환’이다. 때론 선수와 선수 대신 선수와 돈을 바꿀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트레이드는 선수가 중심이 된다. 목적은 전력 강화에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팀들은 즉시 전력감 선수를 찾는 반면, 하위권 팀들은 ‘리빌딩’을 위한 유망주들을 노린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는 트레이드가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프로스포츠다. 트레이드 마감일엔 거의 모든 팀이 전쟁을 치른다. 올해 마감시한은 지난 3일(한국시간)이었다.
올해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마감시한에 맞춰 진행된 선수 이적은 무려 27건에 달했고, 모두 70명의 현역 빅리거가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마감일 트레이드 시장에서 트레이드를 단행한 구단은 전체 30팀 중 26팀에 달했다. 이렇게 마감시한에 맞춰 트레이드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은 메이저리그만의 독특한 포스트시즌 규정 때문. 메이저리그는 아메리칸리그(AL)와 내셔널리그(NL)의 양대 리그로 나뉘어 운영된다. 양대리그엔 지구별(동부·중부·서부) 각 5팀씩 총 30팀이 참가한다. 그런데 올핸 3전 2선승제의 와일드카드 시리즈가 부활, 지구 우승팀(총 6개)을 제외한 리그 각 12팀 중 승률이 높은 3팀에도 와일드카드로 가을야구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김형준 SPOTV 해설위원은 “트레이드는 포스트시즌 진출팀 수를 늘리면 더욱 활발히 진행된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맞아야 하는데 구매자가 늘어나면 트레이드는 당연히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은 토너먼트로 진행되며, 디비전시리즈부터 상위 승률 팀에 주어지는 이점이 홈 어드밴티지밖에 없다. 그래서 가을야구에 진출하면 모두 월드시리즈 우승을 꿈꿀 수 있는 구조다. 실제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NL 서부 2위)와 토론토 블루제이스(AL 동부 2위) 등은 지구 선두 팀은 아니지만 마감일에만 4건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승자는 샌디에이고
올해 트레이드 마감일 승자는 샌디에이고였다. 샌디에이고는 트레이드시장에서 ‘최대어’인 외야수 후안 소토를 품었다. 최근 원소속팀 워싱턴 내셔널스의 총액 5억 달러(약 6492억 원) 장기 계약을 거부한 소토는 메이저리그의 전설 테드 윌리엄스와 비교되는 선수다. 마감일을 앞두고 소토는 트레이드 시장에 나왔고, 그를 잡기 위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LA 다저스, 뉴욕 양키스 등 많은 구단이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중 샌디에이고는 특급 유망주 6명을 내주는 대신 소토, 조시 벨을 워싱턴에서 데려오면서 영입 경쟁에서 승리자가 됐다. 샌디에이고는 적지 않은 희생을 치렀다. 이들이 내준 6명 중엔 최고 수준의 유망주인 내야수 C J 에이브럼스와 투수 매켄지 고어 등이 포함돼 있다.
샌디에이고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신시내티 레즈에서 20홈런을 때린 내야수 브랜든 드루리를 마감일에 영입했고, 또 그 전날엔 밀워키 브루어스의 마무리 투수 조시 헤이더를 데려와 뒷문을 보강했다.
◇샌디에이고 vs 다저스 새로운 맞수
미국 현지에선 샌디에이고와 다저스의 NL 서부지구 라이벌 구도가 관심을 받고 있다. 애초 NL 서부지구에선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전통의 라이벌’로 꼽혔다. 그런데 최근엔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라이벌 구도가 더 주목받는다. 2019년 다저스를 떠나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은 내야수 매니 마차도가 “내 계약 기간 내에 우리가 월드시리즈에서 당신네(다저스) 팀들보다 먼저 우승할 것이 틀림없다”고 내뱉은 이후 두 구단에 쏠린 관심이 커졌고, 2021년엔 다저스 간판타자 저스틴 터너가 2020년 대거 전력 보강에 성공한 샌디에이고를 두고 “샌디에이고가 무엇을 하는지 지켜보는 것이 흥미로웠다. 이제 19번의 월드시리즈 경기를 치르게 될 것 같다”고 밝히면서 신(新)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무엇보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는 근래 트레이드 시장에서 서로 장군·멍군을 부르며 치열하게 싸웠다. 지난해엔 다저스가 ‘장군’을 날렸다. 리그 최고 투수인 맥스 셔저(현재는 뉴욕 메츠)와 강타자 트레이 터너를 영입했다. 그러자 샌디에이고도 애덤 프레이저를 부랴부랴 데려왔지만, 결국 ‘실패한 영입’이라는 평가가 따랐다.
◇시애틀 가을야구 한(恨) 풀까
시애틀 매리너스는 트레이드 마감일은 아니지만, 지난달 30일 트레이드로 투수시장 최대어인 루이스 카스티요를 영입했다. 카스티요는 빅리그 통산 137경기에서 44승(53패)을 챙긴 투수. 향후 빅리그를 대표할 수 있는 선발 투수 자원이라는 게 공통된 평가다. 시애틀은 카스티요를 데려오기 위해 신시내티 레즈에 노엘비 마르테와 에드윈 아로요(이상 내야수), 레비 스타우트와 앤드루 무어(이상 투수) 등 특급 유망주 4명을 내줬다. 마르테(1위)와 아로요(3위), 스타우트(5위)는 팀 내 유망주 랭킹 톱5에 오른 기대주들이었다. 시애틀이 카스티요의 영입에 상당한 출혈을 감행한 이유는 가을야구의 한을 풀기 위해서다. 시애틀은 2001년 이후 21년 넘게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다. 시애틀은 현재 북미 프로 스포츠 구단 중 가장 오랫동안 포스트시즌에 올라가지 못한 팀이라는 불명예를 썼다. 더욱이 시애틀은 메이저리그 팀 가운데 유일하게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팀이기도 하다. 올해 시애틀은 59승 51패로 AL 서부지구 2위에 올라 있어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상황이다.
◇오타니는 남았다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모든 이의 관심이 집중됐던 선수는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LA에인절스)였다. 투타 겸업을 하는 오타니는 지난해 투수로 9승 2패, 타자로는 46홈런을 치며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올해도 오타니는 투수로 9승 7패 평균자책점 2.83의 특급 성적을 유지 중이며, 타자로는 24홈런과 64타점을 올렸다.
그런데 마감일을 앞두고 오타니가 트레이드 시장에 나왔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에 뉴욕 메츠와 시애틀, 양키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샌디에이고 등이 에인절스에 오타니 영입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트레이드 시장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에인절스의 구단주가 오타니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 끝내 불발됐다. 코리안 빅리거 중에선 내야수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이 트레이드 시장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적은 없었다.
◇실패 사례가 더 많다
마감시한에 맞춘 트레이드가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2017년 다저스가 대표적인 예다.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그해 7월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텍사스에서 특급 선발 투수인 다르빗슈 유를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다저스는 이를 위해 윌리 칼훈(외야수), A J 알렉시(투수), 브랜든 데이비스(내야수) 등 유망주 3명을 텍사스에 내줬다. 그러나 다르빗슈는 이적 후 7경기에 나와 4승 3패, 평균자책점 3.44로 다소 기대에 못 미쳤다. 가장 중요한 월드시리즈에선 완전히 무너졌다. 2경기에 등판한 다르빗슈의 평균자책점은 21.60에 달했다. 특히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선발로 나와 1.2이닝 5실점으로 조기 강판되면서 상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우승 세리머니를 지켜봐야만 했다. 2017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FA) 자격을 취득한 다르빗슈는 시카고 컵스와 6년 1억26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다저스를 떠났다. 현재는 샌디에이고에서 뛰고 있다.
1998년엔 휴스턴이 시애틀에 투수 프레디 가르시아와 존 할라마, 내야수 카를로스 기옌 등을 내주고 당대 최고 투수였던 랜디 존슨을 영입했다. 존슨은 트레이드 후 10승 1패에 평균자책점 1.28을 남기며 휴스턴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었지만 그해 디비전시리즈 1차전과 4차전에서 패전 투수가 됐고, 시즌을 마친 뒤 휴스턴과 이별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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