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를 이으면 길이 된다 外[신간]

2022. 8. 10. 08:1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성범죄 피해자의 법률 지침서
〈그림자를 이으면 길이 된다〉 D 지음·김수정, 김영주 감수·동녘·2만2000원



성범죄는 판결문을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피해자와 합의를 했다는 이유로, 어린시절 가정의 불화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는 이유로, 혼인을 해 가족이 생겼다는 이유 등으로 솜방망이 처벌을 한 결과, 성범죄가 끊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담겼다. 책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상투적 표현에 멈춰 있는 성폭력 피해자의 고통과 성범죄를 다루는 사법시스템 사이의 간극을 파헤친다. 저자 자신이 피해자로서, 4년간 홀로 법정 싸움을 견디며 그 간극을 체감하고, 이후 사법시스템의 감시자가 돼 다른 피해자와 연대하면서 수사와 재판을 모니터링한 결과물이다. 사법시스템에서 저자가 제일 먼저 주목한 건 판사들이다.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지만 그 판결문 자체는 부실하기 짝이 없다. 수사기관이 파악한 범죄 사실은 상세히 적으면서도 정작 피고인이나 검사의 주장에 대한 판단이나 양형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은 불친절하거나 부적절한 경우가 많고, 베낀 듯 똑같은 판결문도 자주 목격된다. 특히 판사가 재량으로 법정형의 절반까지 깎을 수 있는 ‘정상참작감경’ 제도가 존재하는 한 엄벌이 요원하다고 지적한다. 성폭력 범죄에서 합의 자체는 감경 사유가 되지 않고, ‘처벌불원’만 감경 사유가 되지만 현실에서 재판부는 합의했다는 이유만으로 선처한다. 부실한 재판 뒤에는 경찰과 검찰도 있다. 이들의 수사와 기소가 부실하면, 판사가 유죄 심증이 있어도 무죄를 선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알 만한 사람이 왜 필름 끊길 때까지 술을 마셔요”처럼 수사기관에서 2차 가해를 받거나 부적절한 신문으로 고통을 겪기도 한다. 저자는 ‘알고 비판하면 달라진다’는 생각에 더 많은 시민이 사법시스템 감시에 함께하도록 ‘방청연대’를 만들고, 판결문 읽기 운동을 벌였다. 책은 그 연대의 기록이자, 성범죄 피해자를 위한 법률 지침서다.

▲너희는 죽으면 야스쿠니에 간다
박광홍 지음·오월의봄·1만6500원



저자는 한국군에 스며 있는 일본군의 잔재를 파악하고자 일본 유학을 간다. 그곳에서 제국시대 일본군을 만나 전쟁 수행에 알맞은 인간으로 폭력적으로 개조되는 과정에서 겪은 이야기를 듣는다. 국가의 사상통제와 주입된 이데올로기가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살펴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
곽재식 지음·동아시아·1만6000원



우주개발 시대의 개막과 함께 아폴로의 달 착륙 이후 50여년 만에 달 탐사 경쟁이 다시 불붙었다. 소설과 과학 교양서로 이야기꾼의 재능을 보여준 저자가 지금 달에 가야 하는 이유를 14가지로 설명한다.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 탄생에 발맞춰 읽어보는 달나라여행 안내서다.

▲문안 편지 한 장으로 족합니다
김현영 지음·역사비평사·2만5000원



조선시대 사람들은 글씨를 마음의 그림으로 봤다. 때문에 안부를 묻는 간단한 내용의 간찰도 소홀히 쓰지 않았다. 역사학자인 저자는 간찰과 고문서를 통해 조선시대의 역사와 정치, 문화, 생활을 살핀다. 도판을 풍부히 실어 문인들의 서체를 감상하기 좋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최신 뉴스두고 두고 읽는 뉴스

인기 무료만화

©주간경향 (weekly.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주간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