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 수능 D-100
수능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순간부터 코로나로 인해 학습결손이 가장 많았던 세대다. 혹자들은 학교수업과 야간자율학습을 모든 학생이 같이 안 했으므로 같은 경쟁을 하는 학생들끼리는 문제 될 것이 없고 오히려 공부의 해방감을 느끼며 학교생활을 편하게 했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전세대와 이후세대와의 경쟁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뒤 처질 것이란 것을 예측해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공부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진 환경 속에서 자기의 꿈을 위해 노력했을 학생들에게 먼저 고생했다는 말 한 마디와 함께 등을 토닥여주고 싶다.
지금 이 시간의 고3 학생들은 수시원서 접수준비가 한창이다. 지금까지의 성적을 바탕으로 본인들이 원하는 대학과 원하지는 않지만 현실과의 타협점이 되는 대학들을 나열해 보면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실망감이 클 것이라 여겨진다. 모든 학생들의 공통된 점이 본인들의 성적보다는 높은(상향지원) 대학을 원하고 있다. 수능을 예로 들면 내가 얻은 점수가 350점일 때 50점을 버리더라도 300점 커트라인의 대학을 지원할 수 없는 원리와 같다. 350점에 거의 맞춰 손해 보는 점수가 없도록 하는 게 일반적이다. 요즘 학생들처럼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라면 더더욱 원하는 결과를 초과해서 노력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또 내가 목표했던 대학과 학과인 경우 지난해의 수시결과와 수능커트라인을 미리 짐작해 볼 수 있으므로 초과 달성해서 안전한 합격을 추구하기보다 목표가 도달되면 꿈을 높이는 방식을 선택할 확률이 커진다. 이러한 이유로 학생들은 항상 수시와 정시에서 만족하는 지원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고3 학생들이 끝까지 수능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수시원서를 쓸 때 안전조치의 의미로 확실한 합격선 하나를 보험으로 남겨두는 선택을 많이 하고있는데 학생들이 수능을 포기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지원하는 모든 대학들이 최저등급을 필요로 하는 경우라면 수능에 대한 절실함을 잃지 않겠지만 최저등급이 필요없는 안전한 합격선의 대학이 하나라도 있다면 수능의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원하는 대학을 포기하며 수능을 망치는 경우가 너무 많다. 보험의 개수가 심리적인 안정감을 갖게 해서 수능의 집중도를 높인다고 생각하는 것은 관찰자의 입장이지 학생들이 갖는 생각은 아니다. 수시접수가 다가오고 수능이 다가오면서 불안감이 커지면서 공부를 방해하고 학생들이 학습에 대한 논의가 아닌 수시와 정시에 대한 이야기들로 가득해지고 그 무리 중 하향지원으로 마음을 비워버린 친구가 하나라도 있다면 포기라는 병이 전염병처럼 번져버리게 된다. 아직 어린학생들이기 때문에 압박감을 빨리 떨쳐버리고 행복해지고 싶어하는 게 당연하다. 내가 원하는 이상형과의 결혼을 꿈꾸지만 현실적으로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에게 점점 마음이 끌리는 것처럼 내가 꿈꾸던 대학은 너무 멀기만 하고 눈을 조금만 낮추면 바로 잡을 수 있는 대학이 있고 그 선택에 대한 합리적인 당위성만 찾아내면 고민이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이미 고3 학생들은 공부에 집중하는 학생들의 수가 점점 줄고 있다고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이것은 9월이 되면 더 심해지고 스터디 카페 안에서 공부하는 친구들보다 밖에서 수시에 대한 대화를 하며 긴장감을 풀고있는 학생들이 훨씬 많아질 것이다. 9월부터 2개월밖에 안 되는 기간이더라도 공부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성적은 곤두박질 칠 것이고 수능 응시를 포기하는 학생도 생길 것이고 수능성적을 보고 자괴감에 빠질 수 있다.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100일이면 시간은 충분하다. 전략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끝까지 열심히 포기하지 않는 것이 지난 노력의 시간에 대한 올바른 자세다.
대한민국 모든 수험생들에게 힘내라는 마지막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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