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건축] 건축의 감상

김양희 충남도건축사협동조합 이사장 2022. 8. 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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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희 충남도건축사협동조합 이사장

독일의 지리학자 이발트 반스(Ewalt Banse)는 학문의 분류에서 "물리학, 화학, 지리학으로 갈수록 순수과학이고, 음악이나 문학으로 갈수록 순수예술이다. 또한 순수과학일수록 분석적이고 순수예술일수록 구성적이다. 따라서 건축이란 과학이나 예술의 중간형태이다"라고 했다.

미국의 유명한 건축가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건축은 시대와 시대, 세대와 세대를 이어 내려오는 위대한 삶의 창조적인 정신이다"라고 했으며, 철학자인 괴테는 "건축은 얼어있는 음악과 같다"라고 했다.

이것은 음악에 멜로디나 하모니 등이 듣는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것처럼 건축도 예술적감명을 줄수 있다는 것이다. 음악은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흐르는 무형의 것이나 건축은 유형의 존재물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여행을 떠나, 가장 많이 즐기며 감흥을 받는 것은 자연과 아름다운 건축물에서 느낄 수 있다. 건축적 감흥을 위해서는 공간과 형태를 지각하기 위한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건축의 감상'이라는 말이 있다. 건축도 무대예술이나 시각예술처럼 실제로 우리 감각을 통해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을 주고자 쓰이는 말이다. 음악과 미술은 어떻게 듣고, 보는가를 배운다면, 건축은 어떻게 지각하는가를 배워야 한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건축이라는 공간과 관련되지 않은 생활은 없다. 눈을 뜨는 순간에서부터 모든 공간들, 그 공간이 크든 작든 건축 안에 머물기 때문에 건축을 경험하고 지각할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있다. 건물이 어떻게 세워졌는지, 사람에게 제 기능을 다 할 수 있도록 어떠한 도움을 주고 있는지, 사람에게 공간과 형태에 대하여 어떻게 느끼고 반응하는지를 떠올려 생각하는 것이 감상의 시작이다.

일반적으로 건축의 공간과 형태는 눈으로 보고 머리로 생각한다. 예를 들면 벽돌을 보면 속이 꽉 차있다 생각하고, 건물을 보면 비어있다 연상하는 것이다. 이것은 경험에 의해 지식이 쌓여 반응하는 것이다. 건축은 개인적이고 불가결한 체험으로 육체와 감정, 지성이 서로 관계되며 공간과 형태를 지각하게 된다. 건축의 경험은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감응을 불러일으켜 사람과 건축사이에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는데 그것이 건축이라 할 수 있다. 덥고 습한 여름 장마철, 습도와 온도가 잘 조절된 멋진 카페에 들어서게 되면, 제일 처음, 피부에 와 닿는 시원함을 느낄 것이다.

두번째는 공간의 비례감, 색조, 질감, 가구 등 감정적인 시각적 반응이 시작되기 시작한다. 세번째는 카페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알고있는 지성적 존재가 나타난다. 카페공간의 독창적 구성이 많은 사람들의 흥미의 이유이며, 색채에 의한 전진과 후퇴의 심리적으로 반영된 공간의 크기, 천장의 잘 계획된 냉난방 등. 육체적 감응과 감정적으로 느껴졌던 것을 지성적으로 인식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은 자기 눈에 비친 바를 좋아하게 되고 건축에 대한 체험을 더욱 날카롭게 한다. 지식이 감상의 깊이를 더하게 하는 것이다. 건축을 이해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전문가가 아닌 개인으로서는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내가 체험한 건축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를 확실히 말할 수 있고 그 체험에 대해서는 자신이 가장 잘 알 것이고 공간과 형태를 즐기는 것이 행복해지면 비로서 건축을 이해하고 감상한다 할 것이다.

물론 건축이 그렇게 간단한 것은 아니다. 건축은 알게 모르게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지속적으로 하고있다. 때로는 폐쇄적이거나, 개방적이고, 덥고, 춥고, 시끄럽고, 침묵과 무언의 압력을 주고있다. 좋은 설계는 모든 일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잘못된 설계는 긴장을 일으켜 물리적환경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한다. 건축은 디자이너 한 사람의 개인적 표현이라 하기에는 너무 많은 것을 의미하기에 미술, 음악 등 순수예술과는 다르다 할 수 있다. 깊은 인상을 위해 병실을 붉게 칠할 수는 없지않은가!

건축은 예술이면서 과학이며, 철학이고, 인문학이다. 자연은 단 한번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늦은 오후 평범한 하늘도 한결같이 새롭고 아름답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이 주는 감흥처럼 건축도 그 어느 것도 같지않고 자세히 보면 더 즐거운 사람과 건축의 상호작용이 건축의 감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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