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약체라고? AL 동부 흔드는 볼티모어의 질주[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볼티모어가 6년만에 가을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을까. 아직은 이르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21세기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약팀' 중 하나였다. 2010년대 초반 벅 쇼월터 감독의 지휘아래 잠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뿐이었다. 볼티모어는 1998년부터 2011년까지 한 번도 위닝시즌을 만들지 못했고 최근 5년 연속 루징시즌을 기록했다. 최근 4시즌 중 3시즌에서 100패 이상을 당했고 2018년에는 2할 승률(0.290)로 시즌을 마치기도 했다(이하 기록 8/9 기준). 마지막 포스트시즌은 2016년이었다.
악명높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소속인 볼티모어는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짧은 침체기를 딛고 다시 도약하며 지구 내에서 '독보적인' 약체로 평가를 받았다.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탬파베이 레이스, 토론토 등 볼티모어를 제외한 4팀은 지난해 모두 승률 0.560 이상을 기록했다. 반면 볼티모어의 지난해 승률은 0.321이었다.
그야말로 '약팀의 대명사'였던 볼티모어는 올시즌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동부지구 여러 구단들이 적극적으로 전력을 보강한 반면 볼티모어는 크게 돋보이지 않는 겨울을 보냈다. FA 시장에서 영입한 선수는 선발 조던 라일스, 포수 로빈슨 치리노스, 내야수 루그너드 오도어 정도였다. 3할 승률을 기록한 지난 시즌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전력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시즌 초반은 '역시나'였다. 볼티모어는 4월 한 달 동안 승률 0.333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5월에는 반등했지만 역시 월간 승률 5할 미만에 머물렀다. 5월을 마친 시점에 볼티모어는 21승 30패, 승률 0.412를 기록했고 '역시나' 동부지구 최하위로 6월을 맞이했다.
하지만 6월부터 분위기가 반전됐다. 6월 한 달 동안 14승 12패, 승률 0.538을 기록한 볼티모어는 올스타 브레이크로 경기 수가 적었던 7월에는 16승 9패, 승률 0.640으로 질주했다. 그리고 8월에는 9일(한국시간)까지 6승 1패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6월 이후 볼티모어는 36승 22패, 승률 0.621로 거침없이 달려가고 있다. 상승세를 탄 볼티모어는 시즌 승률도 0.523까지 올라 5할을 훌쩍 넘어섰다.
워낙 경쟁이 치열한 지구인 만큼 아직 순위는 4위지만 하락세를 탄 보스턴(승률 0.491)를 제쳤고 3위 탬파베이(0.537)도 1.5경기차로 추격 중이다. 1위 양키스(0.642)와 승차는 13경기로 따라잡기 어렵지만 2위 토론토와 승차는 3경기로 가시권이다. 볼티모어는 6월 이후 동부지구에서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인 팀이다(양키스 0.578, 토론토 0.525, 보스턴 0.517, 탬파베이 0.508).
볼티모어는 타격 컨디션의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6월에는 라이언 마운트캐슬, 오스틴 헤이스, 세드릭 멀린스가 타선을 이끌었고 7월 마운트캐슬과 헤이스의 타격감이 떨어지자 앤서니 산탄데르, 루이스 우리아스, 애들리 러치맨이 타격을 주도했다. 8월에는 러치맨과 호르헤 마테오가 타격을 이끄는 가운데 다른 선수들도 점차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펠릭스 바티스타, 시오넬 페레즈 등 핵심 불펜투수들이 견고한 모습을 유지하는 가운데 젊은 선발투수들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투타 모두 평균 연령이 리그 평균보다 한 살 씩 어린 팀인 볼티모어는 큰 외부영입 없이도 젊은 선수들이 스스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비록 올시즌 최대 '히트상품'인 마무리투수 호르헤 로페즈와 그동안 팀을 지탱해온 트레이 만시니를 트레이드했고 아직 4위에 머물고 있지만 최근 분위기를 감안하면 볼티모어는 남은 후반기 동부지구를 넘어 아메리칸리그 전체의 최대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볼티모어는 이미 상위권 팀들의 발목을 잡는 '고춧가루 부대'가 아닌 포스트시즌 티켓을 다투는 중요한 경쟁자 중 하나가 됐다.
예상을 뒤엎고 거침없는 질주를 선보이고 있는 볼티모어가 과연 올시즌을 어느 위치에서 마칠지, 다음시즌에는 또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주목된다.(자료사진=호르헤 마테오와 애들리 러치맨)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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