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과수 무병묘 선택 아닌 필수

2022. 8. 10.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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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는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을 강력하게 각인시켰다.

과연 해결방법은 없을까? 정부는 그 해법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과수 묘목 즉 '무병묘'를 만들어 농가에 보급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과수 무병묘는 어린 식물체에 열을 처리하거나 항바이러스제가 포함된 조직배양 배지에서 키워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게 하고, 바이러스 증식보다 빠르게 세포분열이 일어나는 생장점 부분을 잘라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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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는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을 강력하게 각인시켰다. 제1차 세계대전 중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부터 최근 에이즈·사스·메르스까지 인류와 바이러스는 악연의 연속이었다. 역사상 가장 많은 수의 인간을 죽인 존재가 말라리아와 바이러스 병을 매개하는 모기였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다.

식물 바이러스는 전세계적으로 1200여종이 보고됐으며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 이후 급격하게 발생이 증가하면서 현재 800여종이 보고됐다. 과수·감자·화훼 등 영양 번식성 작물은 바이러스가 세대를 이어 식물체 내에서 전파되기 때문에 피해가 매우 크다. 특히 재배기간이 긴 과수는 수확량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 연구에 따르면 ‘포도잎말림바이러스-3’에 감염된 포도나무는 수량 감소와 품질 저하로 1㏊당 2만5000∼4만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안타까운 건 과수 바이러스 병에 적합한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과연 해결방법은 없을까? 정부는 그 해법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과수 묘목 즉 ‘무병묘’를 만들어 농가에 보급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건강한 묘는 건강한 식물체를 키우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면서도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과수 무병묘는 어린 식물체에 열을 처리하거나 항바이러스제가 포함된 조직배양 배지에서 키워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게 하고, 바이러스 증식보다 빠르게 세포분열이 일어나는 생장점 부분을 잘라 생산한다. 이렇게 만든 묘목은 바이러스 감염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유럽·미국은 1960년대부터 무병묘 공급을 시작해 생산·인증·유통 체계를 확립했다. 우리나라도 2009년부터 과수 무병묘 생산과 보급을 추진했으며 이후 2019년 농림축산식품부가 ‘과수 묘목산업 선진화 대책’을 마련하면서 국립종자원·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무병묘 생산·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사과 무병주는 바이러스 감염주보다 과일 수량은 약 28%, 상품화 비율은 최대 41% 늘었다.

무병묘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병묘에 대한 농민 인식이다. 과수는 일반 작물과 달리 눈으로 봤을 때 확연한 피해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그 중요성을 간과하기 쉽고 이는 피해가 더 확산되는 원인이 된다. 과수산업의 지속가능성과 농민소득 향상을 위해 무병묘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정부는 더 효율적이고 안전한 무병묘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농민은 무병묘에 대한 정확하고 바른 인식이 필요하다.

이지원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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