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시론] 성수기 요금과 바가지 요금

류시영 2022. 8. 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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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 성수기를 지나면서 바가지요금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됐다.

많은 관광지의 휴가철 바가지요금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 관광객들의 불만 사항 중 하나이며 매년 언론에서도 중요한 이슈로 다루고 있는 사안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 바가지요금이라는 표현은 주로 민박·펜션·음식점 등 지역의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사업체를 대상으로 쓰이고 있고, 호텔·리조트·항공사 등 대기업이 휴가철에 요금을 비싸게 받게 되면 성수기요금이라는 표현으로 사용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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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영 한라대 레저관광학과 교수

여름 휴가 성수기를 지나면서 바가지요금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됐다. 많은 관광지의 휴가철 바가지요금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 관광객들의 불만 사항 중 하나이며 매년 언론에서도 중요한 이슈로 다루고 있는 사안이다. 그래서 바가지요금을 잡기 위해 어떤 지자체에서는 단속을 벌이기도 하고 지역상인을 대상으로 캠페인이나 서비스 교육을 전개하기도 한다.

바가지. 사전에서 그 뜻을 찾아보니 ‘파는 사람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시세를 훨씬 웃도는 가격에 제공해 사는 사람을 속이는 행위. 또는 그 가격’을 가리킨다고 나와 있다. 분명히 좋지 않은 행위임에 틀림이 없고 당하는 사람들에게는 기분을 나쁘게 하는, 그래서 여행의 즐거운 기분을 망치게 하는 행위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 바가지요금이라는 표현은 주로 민박·펜션·음식점 등 지역의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사업체를 대상으로 쓰이고 있고, 호텔·리조트·항공사 등 대기업이 휴가철에 요금을 비싸게 받게 되면 성수기요금이라는 표현으로 사용되는 것 같다. 공급은 한정돼 있는데 수요가 증가함으로 인해 가격이 올라간다는 점에서 그 현상 자체는 동일하게 볼 수 있을 텐데 왜 대상에 따라 그 표현은 다를까? 왜 지역상인은 ‘사람을 속이는 행위’를 하는 나쁜 사람으로 부르고 대기업의 같은 행위는 성수기요금이라는 근사한 이름으로 포장돼 불려야 할까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 성수기에 비싸진 민박·펜션 요금이 바가지요금이라면, 비싸진 호텔·리조트의 숙박 요금 역시 바가지요금이라 불려야 하고, 그것이 성수기요금이라 한다면 지역상권의 요금도 성수기요금으로 부르는 것이 공정한 것이라는 생각이다.

관광지의 민박·음식점에서 한 철 장사라는 생각에 터무니없는 요금을 받는 것을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다. 터무니없는 휴가철 관광지 요금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찾고, 지역 이미지 개선을 위한 주민들의 자정 노력은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시장경제 체제에 따라 민간이 요금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행정이나 공공기관이 사유재산에 직접적인 통제나 규제를 가하기는 한계가 있으므로, 올바른 관광문화와 가고 싶은 관광목적지를 만들기 위한 지역민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관광에 활기가 생기고 있는 시점에서, 바가지요금이라는 이슈가 지역에 찬물을 끼얹지 않도록 지역에서부터 스스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노력의 중심에는 지역관광 추진조직(DMO)이나 관광 관련 주민사업체,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오늘은 이러한 문제해결 방안 모색과는 별도로 오늘은 바가지요금이라는 표현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

요즘 뉴스를 볼 때면 ‘공정’, ‘상식’, ‘내로남불’ 등이 이야기를 많이 접하게 된다. 이는 정치권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을 대하는 우리의 일상에서도 생각할 필요가 있는 문제이다. 상대적으로 규모있는 관광기업의 행위는 크게 문제 삼지 않으면서 힘 없는 지역 소상공인들의 행동만 사람을 속이는 행위라고 부정적으로 표현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고, 지역에서도 상식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부당한 요금 인상이나 담합은 없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를 대하는 언론에서도 성수기요금이든 바가지요금이든, 같은 표현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시대의 기준과 그 적용의 공정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본다.

류시영=△강원대 관광경영학과 학사·경기대 관광경영학과 석사 및 여가관광개발학과 박사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박사후연구원·강원도 관광두레협의회 위원 △농림축산식품부 국가중요농업유산자문위원·원주시관광진흥자문위원·한국관광학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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