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철 제주대병원장 "제주 '비수술 암치료 허브' 도약할 것"

이병문 2022. 8. 10.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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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중입자치료기 ◆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제주도에 중입자선 암 치료기의 도입은 제주도가 의료 변방에서 비수술 암 치료의 '메카'가 되는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송병철 제주대병원장은 "중입자 치료는 의사보다 암 환자들이 그 효과를 잘 알고 있으며 일부 제주도민도 일본에서 중입자 치료를 받았다고 들었다"며 "중입자 치료는 수술이나 항암요법 없이 암을 치료할 수 있어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송 원장은 이어 "최근 들어 의술은 최첨단 기술 발달로 의사 못지않게 명기(名器)가 중요해졌다"면서 "대표적인 암 치료 명기로 각광받는 중입자 치료기의 도입은 제주대병원에 획기적인 성장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대병원은 2002년 11월 개원한 제주 지역 유일의 국립대병원으로 660병상을 갖추고 있다. 지난 4년간 대장암, 유방암, 폐암, 위암 등 4대암 평가에서 1등급을 받은 제주대병원은 방사선 치료기 2대를 하루 암 환자 60여 명이 이용하고 있다. 제주대병원이 운영할 제주도 중입자치료센터의 수용 인원은 연간 2000여 명으로 시설과 규모 면에서 일본·독일 등 선진국 못지않다.

송 원장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초과하는 초고령사회가 되면 암 환자도 크게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고령층은 복합 만성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암 수술을 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이 때문에 암도 다른 질환처럼 비수술이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원장은 특히 "제주도는 암 치료에 유익한 힐링과 삶의 여유를 즐기며 체류할 수 있는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빼어난 자연경관과 힐링이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일본 연구 결과도 있다. 자연 치유력은 본래 신체가 지니고 있는 생체 조직의 복원 기능이며, 소수의 암세포는 증식하기 전에 배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과수술이 불가능했던 암 환자 중 10년 후에 500~1000명에 1명꼴로 생존해 있는, 즉 자연 퇴축률(退逐率)이 0.1%인 것이 보고됐다. 또한 폐암의 수술 후 병리 진단에서 절단부에 암 잔존이 인정된 환자라도 반드시 재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게 관찰됐다. 이것 역시 자연 치유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송 원장은 중입자 치료기 도입과 관련해 의료 수준을 높이기 위해 일본 QST병원(일본 국립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옛 NIRS)과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 원장은 "제주대병원은 50년 이상 치료 경험을 갖춘 QST병원과 별도로 MOU(양해각서)를 체결해 QST병원의 의사, 물리학자, 방사선사 등 전문인력들과 교육 및 임상치료 전반에서 폭넓은 교류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 원장은 제주도는 외국인의 대한민국 시도(市道) 브랜드인식에서 서울에 이어 2위로, 중입자 치료기 도입은 의료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주도는 비행기로 2시간 이내에 인구가 1000만명 이상인 도시가 5개, 300만~1000만명인 도시가 13개에 달한다. 관광자원이 풍부한 제주도는 얼마든지 '암치료 허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중입자 치료의 암 환자 거주지가 제한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치료 환자의 절반을 외국인에게 배정할 계획이다. 한편 송 원장은 간암 명의로 제주 오현고, 한양대 의대를 졸업했으며 서울아산병원에서 약 7년간 근무한 뒤 제주대병원으로 옮겨 임상의학연구소장, 교육연구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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