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맞는 보청기, 3개월은 지나야 알 수 있죠"
청력 개선이나 착용 불편
짧은 시간 내 알기 어려워
무료체험 가능한 한 피하고
전문의·청각사 협진은 필수
난청인은 상당수가 이비인후과 방문에 앞서 인터넷상에서 정보를 얻다가 보청기 무료체험 광고에 혹(惑)하는 경우가 많다. 보청기 무료 체험은 보청기를 1개월간 사용한 후 불만족 시 기기 값을 환불해주는 행사다. 이는 호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난청인에게 좋은 조건으로 보이지만, 부정적인 보청기 경험으로 이어진다. 보청기 매장에서 반품을 거부하는 사태가 종종 발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짧은 보청기 착용 기간 때문에 난청 치료에 꼭 필요한 보청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오해를 유발한다.
청각 학계는 수년간 난청인의 보청기 적응 기간에 관해 연구했지만, 보청기 효율이 최대치에 이르기까지 정확히 시간이 얼마나 소요되는지를 알아내지 못했다. 많은 난청인은 보청기 첫 구매 후 청력 개선 효과를 언제 얻을 수 있는지 궁금해 하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이 없어 안타깝다. 그러나 수년간 이비인후과 전문의로서 보청기를 처방하고 조절한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얘기하자면, 적어도 3개월 이상의 보청기 적응 기간을 거쳐야 청력 개선 효과가 나타난다.
처음 보청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3개월간 기기 조절, 관리 그리고 적응의 과정을 거치면서 만족스러운 보청기 착용감과 청력 개선 효과를 얻는다. 이비인후과 의사와 청각사는 협진을 통해 보청기 효과가 착용자에게 얼마만큼 효과가 있는지 평가하고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조절이나 관리를 한다. 이 과정이 부족하면 난청인은 보청기 착용 후 상대방의 말소리를 알아듣기 어렵다거나 본인의 말소리가 울리는 것과 같은 불편함을 호소한다. 일반적으로 보청기 첫 착용자들이 가장 불편해 하는 것은 시끄러운 곳에서 상대방의 말소리를 잘못 알아듣는 것인데 이는 보청기 조절과 적응 훈련을 통해 나아질 수 있다.
미국 청각 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Audiology)에 따르면 보청기 착용자가 상대방의 말소리를 잘 알아듣는 데 조용한 곳에선 한 달, 시끄러운 곳에선 3개월 이상이 걸렸다. 따라서 다양한 환경에서 만족스러운 보청기 착용감을 얻으려면 적어도 3개월이 필요하다. 보청기 착용 때 많이 제기되는 또 다른 불만 사항은 상대방의 말소리가 또렷하게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난청인의 저하된 어음인지 능력 때문인데, 이는 난청으로 인해 뇌로 전달되는 소리 자극이 줄어들며 발생한다. 어음인지 능력은 보청기 착용을 통한 소리 자극, 청각사의 보청기 조절 그리고 청능 훈련을 통해 회복될 수 있다. 청능 훈련은 보청기 착용 시 본인의 말소리가 울리는 현상도 개선하기 때문에 보청기를 처음 착용하는 사람은 이 훈련을 오랫동안 하는 것이 좋다. 보청기에 적응하고 조절하는 기간이 최소한 3개월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안타까운 것은 보청기를 처음 구매한 후 사후 관리나 조절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매장이 많아지며 보청기에 불만족한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도 많은 보청기 업체는 착용자에게 보청기 소리에 적응하라고 강조할 뿐, 체계적인 관리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대목은 보청기 효과에 실망해 부정적인 보청기 경험담이 여럿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나에게 잘 맞는 보청기를 착용하려면 반드시 이비인후과 의사의 진찰을 통해 본인의 난청 정도와 뇌 기능을 검사받고 그에 맞는 처방을 받아야 한다. 보청기가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았다면 기기 구매 후 적어도 3개월간 전문 청각사와 이비인후과 전문의로부터 보청기 조절을 받고 기기 적응 과정을 거치는 등 사후 관리를 철저히 받는 게 좋다. 따라서 처음 보청기를 구매한다면 구매처가 전문적인 보청기 사후 관리를 해주는 곳인지 잘 알아봐야 한다.
[김성근 김성근이비인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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