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번을 가도 몰랐네'..런던에서 할 수 있다는 뜻밖의 경험
이색 여행지를 찾았다. 세계인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도시 상위 3곳 안에 늘 이름을 올리는 런던에서 말이다. 런던이라는 말에 벌써부터 고개를 저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수백 개의 박물관, 갤러리를 비롯해 런던 타워, 그리니치해변, 웨스트민스터 궁전을 나열하려는 게 아니다. 런던을 좋아해 수 번, 수십 번 방문했어도 해보기 힘들었을 경험들로만 모았다. 빅벤, 버킹엄 궁전, 대영 박물관만 가던 당신이라면, 다음 런던 여행에선 조금 특별한 곳들로 발길을 돌려보는 건 어떨지. 미 경제지 포브스는 여행객들이 런던에서 즐길 수 있는 덜 알려진 이색 체험들을 소개했다. 이중 한국 여행객의 후기를 찾아보기 힘든 생소한 경험 4가지를 선별해봤다.
런던을 여행했다면 타워브릿지 인증샷 하나쯤은 찍었을 터. 그런데 타워브릿지 내부로도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 알고 있었는지. 타워 브릿지 안으로 들어가면 이 다리를 건설하던 1886년과 1894년 사이, 런던시가 직면한 거대한 도전 과정을 보여준다. 교통을 방해하지 않고 런던 브릿지 하류로 다리를 건설할 수 있도록 제출된 50개가 넘는 디자인들 중 일부가 타워 브리지 안에 전시돼 있다. 이중 호레이스 존스의 설계가 채택됐고, 타워 브릿지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크고 정교한 도개교로 자리매김했다. 다리 안에 난 두 개의 투명한 길을 올라 다리 꼭대기에 이르면 아래로 흐르는 강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런던 남부 스톡웰에 있는 반고흐 하우스는 고흐가 화가가 되기 전 1873~1874년 소년 시절 살았던 곳이다. 고흐가 미술 작품 및 사진을 판매하는 미술상 구필회사(Goupil & Co) 직원이었던 시절 런던 지점으로 발령이 나 저렴한 가격으로 얻었던 숙소다. 실적이 좋아 소위 ‘잘나가는’ 직원이었던 그가 집주인 딸에게 사랑을 고백했다가 거절당하며 그의 삶에 있어 최초의 좌절을 겪게 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고흐가 이곳에 살면서 머문 방들을 사전 예약 후 투어를 통해 둘러볼 수 있다. 단순히 반 고흐의 생가로서의 역할 뿐만이 아니라, 반 고흐에 영감을 받은 예술가들의 전시를 열어 집의 가치를 기념해오고 있다.
경찰청과 애프터눈 티 세트. 무슨 ‘환장’의 조합이냐고? 옛 런던 광역 경찰국의 별칭인 스코틀랜드 야드(Scotland Yard) 자리에 럭셔리 호텔 하얏트가 들어섰다. 1820년대에 지어진 경찰 본부는 빅토리아 시대에 형사들이 잭 더 리퍼 사건을 수사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 호텔은 과거 분위기를 살려 경찰에 관련한 전시를 비롯한 경찰을 테마로 한 분위기로 꾸며져 있다. 호텔 곳곳의 역사적 물품들을 둘러봤다면, 유일하게 영국 왕실 조달 허가증을 갖고 있는 향수 브랜드 프롤리스 런던(Floris London)과 협업한 호텔 시그니처 애프터눈 티를 즐겨보자. 여왕의 정원에서 딴 귀리, 꿀, 배턴버그 케이크 등의 향을 담은 차와 함께 치킨, 훈제 연어 샌드위치, 스콘 등을 즐길 수 있다.
템스강은 옆에 난 길을 따라 걸으며, 혹은 배를 타고 런던 전경을 감상하기 아주 좋다. 런던 시내 명소들을 둘러보는 가성비 좋은 방법으로 ‘우버보트(Uberboat)’를 추천한다. 착한 가격으로 강 위에서 시티뷰를 감상하며 메인 스폿들로 이동할 수 있다. 18.9파운드(약 3만원)의 하루 패스를 구입하면, 런던아이, 런던타워, 테이트모던 갤러리 등 런던 주요 명소들 앞 24개의 정류장에서 무제한으로 내리고 탈 수 있다. 현지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저렴한 대중교통 수단으로 유명하지만, 버스, 지하철이 익숙한 관광객들은 잘 모른다고 한다.
프라이빗 친환경 크루즈 ‘고보트(GoBoat)’도 이색적이다. 전기 보트를 셀프로 운전하며 강가에서 피크닉을 즐길 수 있다. 보트 가운데에 테이블이 마련돼 있으니 간식과 음료를 꼭 준비해 탑승하자. 피크닉 서비스 업체 ‘럭셔리 피크닉 컴퍼니’를 이용하면, 연어 베이글, 트러플 로즈마리 포카치아, 피칸 케이크 등이 들어있는 피크닉 박스를 준비해준다. 고보트는 최대 8인까지, 강아지도 탑승 가능하며 한 시간에 95파운드(약 15만원)부터다.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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