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처럼 역류하는 변기·맨홀..이유는?
[앵커]
중부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침수피해가 이어지고 있죠.
그런데 유독 이번 폭우엔 맨홀 뚜껑이 열리거나 하수가 역류했다는 피해 접수가 많았습니다.
왜 이런 역류 현상이 발생하는 걸까요?
강민경 기자가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기자]
물을 빨아들여야 할 변기가 오히려 쉴 새 없이 물을 뱉어냅니다.
오물이 뒤섞여 바닥은 이미 엉망진창입니다.
마치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같지만, 인천 중구의 항구 근처 음식점에서 발생한 일입니다.
[정은희 / 인천 중구 : 처음에도 당황스러웠었는데 두 번째 이런 일이 벌어지니까…갯벌 쪽이고 검은 물들이 나오니까 제가 청소하는 데만 두 시간이 걸렸어요.]
기록적인 비가 내린 서울 동작구 도로 한가운데 분수처럼 물이 뿜어져 나옵니다.
쏟아지는 비에 하수가 버티지 못하고 지상으로 치솟아 오른 겁니다.
비 피해가 유독 컸던 강남에서도 하수 역류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40kg짜리 맨홀 쇠뚜껑이 들썩이는 데서 수압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무려 11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발생했다고는 하지만, 배수를 위한 하수관이 역류했다는 건 통상적으론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입니다.
왜 이런 역류 현상이 발생하는 걸까?
전문가들은 최근 급격한 기후 변화를 원인으로 꼽습니다.
최근 비가 짧은 시간에 강하게 내리는 경우가 많아져, 하수관이 순간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용량을 넘는 경우가 속출했다는 겁니다.
[정도준 /행정안전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시설연구관 : 갑작스러운 집중호우 발생 시에 맨홀에 순간적으로 강한 압력이 형성됩니다. 그 압력은 사람 또는 차량을 들어 올릴 만큼 강력하게 발생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수도법은 장기간 길게 내리는 장맛비를 기준으로 하수관 용량을 설정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즉 관련 법이 급속히 변화한 기후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배재호 / 인하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 요즘에 워낙 강우 강도가, 비가 순식간에 많이 내리잖아요. 강우 강도를 좀 높게, 하수 강도를 좀 크게 하려고 하고는 있는데 아직 법이나 이런 것들이 비가 오는 강도가 변하는 만큼 따라가지는 못하고 있어요.]
전문가들은 하수 관련 법이 바뀌지 않는 이상 이런 역류 사고는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노후화된 배수관을 바꾸거나 배수로를 추가로 설치해 용량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YTN 강민경입니다.
YTN 강민경 (kmk02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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