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화이부동, 中과 협력"..왕이 "공급망 수호·내정 간섭 말아야"

김지훈 기자 2022. 8. 9.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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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이 9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글로벌 중심국가로서 국익과 원칙에 따라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정신으로 중국과의 협력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韓中 양국 전략적 협력 동반자최고위급 전략적 소통 강화"━박 장관은 이날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 있는 지모(?墨)고성 쥔란(君瀾)호텔에서 왕 부장과 진행한 한중 외교장관회담 확대회의 모두발언에서 국익과 화이부동을 언급했다.

박 장관은 중국과의 협력 강화를 희망한다는 뜻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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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박진 외교부 장관이 9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 있는 지모(?墨)고성 쥔란(君瀾)호텔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 확대회의를 갖고 있다. /사진=외교부 제공 영상 캡처


박진 외교부 장관이 9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글로벌 중심국가로서 국익과 원칙에 따라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정신으로 중국과의 협력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화이부동'이란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로 '남과 사이좋게 지내기는 하나 무턱대고 한데 어울리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외교가 무턱대고 특정 국가·세력에 편승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던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력체인 '칩(Chip) 4'를 두고 중국 배제·고립을 위한 미국 주도의 대(對) 중국 포위망이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왕 부장도 박 장관과 회담장에서 칩4를 의식한듯 '공급망·산업망 수호'를 언급했다.
"韓中 양국 전략적 협력 동반자…최고위급 전략적 소통 강화"

박 장관은 이날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 있는 지모(?墨)고성 쥔란(君瀾)호텔에서 왕 부장과 진행한 한중 외교장관회담 확대회의 모두발언에서 국익과 화이부동을 언급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최근 칩4 가입 문제를 두고 "정부 각 부처가 그 문제는 철저하게 국익 관점에서 세심히 살피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박 장관은 중국과의 협력 강화를 희망한다는 뜻도 밝혔다. "그간 밀접한 경제 관계를 발전시켜온 한중 양국은 한중 FTA 서비스 투자 협상 타결, 디지털 경제의 동반자 협정 가입,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관세 및 원산지 이점 활용,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 등을 통해서 새로운 도전들을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한중 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서 최고위급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9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 있는 지모(?墨)고성 쥔란(君瀾)호텔에서 만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제공 영상 캡처

박 장관은 이날 왕 부장과 회담에서 오는 24일 수교 30주년을 맞는 한중 관계를 언급하며 "한중 양국이 인류 보편적 가치와 규범에 입각해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 인도 태평양 지역의 세계의 자유 평화 과정을 위해 상생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는 당부도 했다. 또 "왕 위원과 함께 한중 관계 미래 발전을 위해서 양국이 공동으로 실천할 행동 계획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대북 정세와 관련한 중국의 역할론도 제기했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전례 없이 위협받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일관된 원칙에 기초해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하되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둘 것이고 북한이 도발 대신 대화를 선택하도록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시진핑·왕이 방한 요청…왕이 "짜장면 먹으러 가겠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9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 있는 지모(?墨)고성 쥔란(君瀾)호텔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 확대회의를 갖고 있다. /사진=외교부 제공 영상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왕 부장의 방한도 요청했다. "편리한 시기에 시진핑 주석님의 방한을 기대한다"며 "연내 왕 의원께서도 한국을 방문하시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왕 부장이 "짜장면을 먹으러 가겠다"고 말하면서 좌중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박 장관은 "한국을 방문하시면 저와 같이 북한산에 등산도 하시고 제일 맛있는 짜장면을 같이 드시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왕 부장은 "윈윈을 견지해 안정적이고 원활한 공급망과 산업망을 수호해야 하고, 평등과 존중을 견지해 서로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공급망·산업망 수호'는 윤석열 정부의 칩4 가입 행보 등 한미 밀착 행보, '내정 간섭 금지'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 등 최근 정세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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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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