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한중외교장관회담에서 "시진핑 주석님의 방한을 기대"

박진 외교부 장관이 취임 후 첫 중국을 방문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가졌다.

박 장관과 왕 부장은 9일 칭다오시 지모(卽墨)구 지모고성군란호텔에서 1시간 40여 분간 소수 인원이 배석한 소인수 회담을 한 뒤 확대회담에 들어갔다.

먼저 모두발언에 나선 왕 부장은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지금까지 성공을 이룩해 온 유익한 경험을 정리하고 양국관계의 큰 국면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이 견지해야할 자세로는 ▷독립자주 ▷선린우호와 상호 관심사항 배려 ▷공급망·산업망 수호를 통한 윈윈 기조 유지 ▷평등·존중을 위해 상호 내정 간섭 금지 ▷다자주의 등 다섯가지를 꼽았다.

왕 부장은 “미래 30년을 향해 중한 양측은 독립자주를 견지하고 외부의 장애와 영향을 받지 말아야 한다”며 “선린우호를 견지해 서로의 중대 관심사항을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윈윈을 견지해 안정적이고 원활한 공급망과 산업망을 수호해야 하고, 평등과 존중을 견지해 서로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자주의를 견지해야 한다”며 “이 다섯 가지가 중한 양국 국민 뜻의 최대공약수이자 시대적 흐름의 필연적 요구”라고 강조했다.

왕 부장의 이런 발언은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에 한국이 참여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에 박진 장관은 “수교 30주년을 맞아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양국이 상호존중에 기반해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협력적 한중관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화답했다.

박 장관 “국익과 원칙에 따라 ‘화이부동’의 정신으로 중국과의 협력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며 “양국이 ‘인류보편적 가치와 규범’에 입각해 자유·평화·번영을 위한 상생협력을 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또 “지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전례 없이 위협받고 있다”며 “북한이 도발 대신 대화를 선택하도록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국제사회는 지금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며 “그간 밀접한 경제관계를 발전시켜 온 양국이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 등을 통해서 새로운 도전들을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 한중 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서 최고위급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며 “편리한 시기에 시진핑 주석님의 방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외교부장관의 대면 회담은 이번이 두번째였다. 두 사람은 지난달 초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첫 대면 회담을 가졌다

왕 부장은 이번 회담장에서 한국을 향해 우호적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국 취재진에게 “안녕하십니까”, “한식 좋아요” 등의 말을 한국어로 건넸으며, 왕 부장 본인의 방한 관련 이야기가 나오자 “짜장면 먹으러 가야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