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임항선도 이발소도 기록..지역의 역사와 삶이 화폭에

김소영 2022. 8. 9.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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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이미 사라졌거나 잊혀져 가는 지역의 역사와 공간이 그림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마산 임항선 철길과 120년 역사의 초등학교를 화폭에 담아내고 있는 지역 화가를 만나봅니다.

김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래된 동네 이발관, 16살에 이발을 시작한 김종원 씨는 여든에도 가위질을 하고 있습니다.

염색약 탓에 까맣게 물든 손톱이 60여 년의 세월을 대신 보여줍니다.

["(이발관은 자꾸 없어지고 나이 많아서 다 없어지고 그러니까 참 서글픕니다.) 염색을 몇십 년 동안 이렇게 해서 봉숭아 물 들인 것처럼 이렇게 됐다고…."]

장사를 하며 동네를 지킨 41년생 강효정 할머니, 열여덟에 시집 와 연탄장사를 한 87살 송점수 할머니, 40년 넘게 땅콩을 팔아온 송영순 할머니도, 붓끝에 따라 그림으로 남겨졌습니다.

옛 마산 성호동의 생생한 삶의 기록입니다.

[신미란/화가 : "(전시회 때) 원화 앞에서 저하고 같이 사진 촬영도 하고, 학교 아이들이 와서 성호 화첩에 나오는 주인공이다. 그래서 여기서 앉아서 그 꼬마가 머리도 깎고 갔었어요."]

마산포 개항기인 1899년 공립소학교로 출발한 성호초등학교의 120년 역사와 동네 풍경도 화첩으로 들어왔습니다.

[신미란/화가 : "성호동의 어떤 역사나 문화, 삶에 어떤 기반이 되는 그런 곳이기도 해서, 3·1 운동 때 참여했던 그런 의미 있는 그런 학교라서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20년 전, 노동현장의 기계를 그린 작품들로 첫 개인전을 연 뒤 여전히 다양한 노동자의 얼굴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신미란/화가 : "그림자 같은 존재들이 늘 우리 곁에서 일하고 있다는 그런 의미로. 창원이라는 지역이 산업도시로 발전해 왔다고요. 늘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싶었고…."]

지역의 역사와 삶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기록해온 신미란 작가.

일제강점기부터 성업했지만 지금은 폐쇄돼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성매매 집결지도 창원시 문화도시지원센터와 함께 '공존과 치유의 비빌 언덕 사업'을 진행하며 화폭에 담을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김대희/영상편집:안진영

김소영 기자 (kantapi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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