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보] 방범창 뜯어내려고 사투 벌였지만..

이윤우 2022. 8. 9.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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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족 세명 모두 숨진 관악구 반지하 주택에선 이웃들이 급히 달려갔지만 손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안타까운 사고 당시 상황, 이윤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간당 100mm가 넘는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어젯밤(8일) 8시쯤.

이 반지하 주택은 순식간에 침수됐습니다.

그때 쏟아져 들어온 물이 오늘(9일)까지도 집안에 가득합니다.

현관문의 초인종 높이까지 차올랐고, 방안에도 어른 가슴 높이 정도로 물이 남아 있습니다.

이 집에, 장애인 등 일가족 세 명이 산다는 걸 아는 이웃들은, 침수를 인지하자마자, 구하러 달려갔습니다.

하지만, 진입하기에는 이미 늦었고, 경찰과 소방에 신고해도 연결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박혜진/이웃 주민 : "119에 전화를 했는데 접수가 너무 밀려있었고 연결도 잘 안 되고 기다리는 사이에 이미 창문까지 물이 다 차버린 거예요."]

기다리다 못한 이웃 두 명이 달려들어 방범창을 뜯어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유독 지반이 낮은 집이어서 물살이 거세게 밀려들었고, 손 쓸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전예성/이웃 주민 : "(창문을) 뜯다가 못 뜯어 실패했고, 못했다는 죄책감밖에 없어요. 한 사람이라도 좀 더 도와줬으면…."]

일가족은 이곳 지하 1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빗물은 순식간에 1층 창문 높이까지 차올라 대피가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뒤늦게 연결된 119구조대는 50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비슷한 시각, 관할 소방서의 구조 출동 건수를 알아봤더니, 세 시간 동안 무려 50여 건.

경찰에도 한 시간 사이 서른 건 넘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전홍철/관악소방서 소방경 : "관악소방서 전 차량이 토사 붕괴 등 다른 구조 출동 건으로 출동해 나가 있는 상황이었고…."]

여러 악재가 뒤엉킨 가운데 서울 시내 반지하 주택에서만 하루 새 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고가 난 두 집 모두 기초생활수급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KBS 뉴스 이윤우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 황종원/영상편집: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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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우 기자 (y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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