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당 분열 조속히 수습..한 발 더 헛디디면 절벽 아래 떨어져"
혁신보다 당 안정 방점…경륜 있고 친윤색 옅어 ‘중립’ 기대
비윤계도 ‘비토’ 정서 없어…혁신파는 “쇄신 카드는 아냐”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5선·대구 수성갑)은 9일 “비대위 첫째 임무는 당의 갈등과 분열을 조속히 수습해 하나 되는 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취임 기자회견에서 전날 폭우로 피해를 입은 국민들에게 위로를 전한 후 이같이 밝혔다.
주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와 우리 당을 향한 국민들의 질책이 너무나 따갑다”며 “초심을 잃고 심각한 신뢰의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21대 총선 참패를 언급하며 “2년 전 절박하고 처절한 마음가짐과 자세로 돌아가자”며 “한 발만 더 헛디디면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는 위기감으로 재무장하자”고 했다.
그는 두번째 과제로 당의 혁신과 변화를, 세번째 과제로는 경제와 민생 챙기기를 꼽았다. 네번째 과제로 차기 지도부 구성을 꼽았다.
주 위원장은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바른정당·미래통합당 원내대표 등 원내 중책을 두루 거쳤다. 경륜과 안정감을 갖춘 합리적 인물이라는 당내 평가가 많다. 반면 혁신성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1960년 경북 울진에서 태어난 주 위원장은 2002년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법원을 나와 2004년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소속 대구 수성을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대구 수성을에서만 내리 4선(17~20대)을 지냈다. 21대 총선에서는 수성갑에서 당선됐다.
주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초대 특임장관을 거치는 등 대표적인 친이계 인사로 분류됐지만 계파색이 짙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 위원장은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 시절에는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대선 후보 시절에는 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을 맡는 등 친윤석열계에 속한다. 하지만 윤 후보가 올 초 선대위 해체를 선언한 이후 2선으로 물러나면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이미지도 강하지 않다. 그런 까닭에 친윤계와 비윤계 양측의 ‘비토’ 정서가 없었다는 후문이다. 이준석 대표와 가까운 한 당내 인사조차 “상당히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당내에서는 주 위원장이 경륜을 바탕으로 당 내홍을 수습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친윤계 한 재선 의원은 “원내대표 시절에도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는 것 없이 안정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비대위를 통한 전면적 혁신을 주장하는 쪽에선 주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3선 의원은 “국민들이 보기에 주 위원장은 쇄신 카드라 여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유설희·조문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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