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기생충'의 교훈 잊었나

이노성 기자 2022. 8. 9.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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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비는 빈부 격차를 드러내는 상징입니다.

기택(송강호)이 박사장(이선균)의 대저택에서 빠져나와 폭우에 잠긴 반지하 동네를 맞닥뜨리는 장면은 백미 중 하나.

거센 빗줄기는 부자에겐 '운치'를 더하는 풍광인 반면 반지하에 사는 기택에겐 일상을 휩쓰는 흉기입니다.

기택네처럼 반지하에 사는 가구는 전체의 2%(2017년 국토교통부 주택실태조사). 반지하 주택은 월세가 싼 대신 큰 비가 오면 침수되기 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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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비는 빈부 격차를 드러내는 상징입니다. 기택(송강호)이 박사장(이선균)의 대저택에서 빠져나와 폭우에 잠긴 반지하 동네를 맞닥뜨리는 장면은 백미 중 하나. 거센 빗줄기는 부자에겐 ‘운치’를 더하는 풍광인 반면 반지하에 사는 기택에겐 일상을 휩쓰는 흉기입니다. 기택네처럼 반지하에 사는 가구는 전체의 2%(2017년 국토교통부 주택실태조사). 반지하 주택은 월세가 싼 대신 큰 비가 오면 침수되기 일쑤. 경상소득을 10개 구간으로 나눴을 때 하위 40%(1∼4분위)가 전체 반지하 거주 가구의 70%를 차지합니다.

영화 기생충 스틸컷


8일 수도권을 강타한 폭우로 서울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 살던 A 씨 가족 3명이 사망했습니다. A 씨는 빗물이 갑자기 들이닥치자 지인에게 신고 해달라고 요청. 출동한 경찰과 소방이 반지하에 가득 찬 물을 퍼내자 차갑게 식은 A씨 자매와 A 씨의 10대 딸 시신이 발견됩니다. A 씨 언니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었다고 하네요. A 씨 이웃들은 “유일한 탈출구인 방범창을 뜯어내려 했는데 몇 초 만에 물이 차올랐다” “119에 계속 전화했지만 대기음만 들리고 연결이 되지 않았다” “도로가 잠겨 소방차도 물이 빠진 뒤에야 들어와 배수 작업을 했다”고 안타까워 했습니다.

9일 발달장애 가족의 참사 현장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은 “하천 관리가 문제”라고 짚더니 “제가 사는 서초동 아파트는 언덕에 있는데도 1층이 침수될 정도였다. 퇴근하면서 보니 다른 아래쪽 아파트들은 침수가 시작되더라”고 하더군요. 이날 인명피해는 서민들이 사는 저지대에서 주로 발생했습니다. 2017년에도 서울에서 침수된 23세대 중 22세대가 반지하·지하 주택이었습니다. 매년 ‘기생충’에 등장하는 폭우의 비극이 되풀이되고 있는 셈.

윤 대통령 말대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이자 의무”입니다. 국가 재난시스템과 주거복지 정책이 제대로 가동하는지 점검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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