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릉·남한산성 무너지고 천연기념물 나무 부러져

도재기 논설위원 입력 2022. 8. 9. 20:58 수정 2022. 8. 9.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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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응급 복구나서
폭우로 봉분 토사 일부가 무너져 내린 남양주 영빈묘. 문화재청 제공

중부지방의 기록적인 폭우로 조선 왕릉과 남한산성 등 사적, 천연기념물 나무 등 곳곳의 다양한 문화유산들이 피해를 입었다.

문화재청은 9일 “이날 오후 4시 현재 사적 17건, 천연기념물과 국가등록문화재 각 1건 등 국가지정 문화재 총 19건이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사적인 남한산성은 탐방로 토사가 유실됐고, 나무 계단 일부도 파손됐다. 임진왜란 당시 권율 장군이 왜군을 물리친 것으로 알려진 유적지인 오산 독산성과 세마대지는 성곽 일부가 무너져 관람객 출입이 통제됐다. 또 서울 석촌동 고분군, 고양 서오릉, 김포 장릉 등에서 나무가 쓰러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문화재청과 서울 종로구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쯤 서울 성균관 문묘의 명륜당 경내에 있는 천연기념물인 ‘서울 문묘 은행나무’의 직경 30㎝ 가지도 부러졌다. 거센 폭우와 함께 강풍까지 불면서 부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196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 나무는 수령이 약 400년으로 임진왜란 당시 문묘를 다시 세울 때 심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이 나무는 지난달 지지대 교체 과정에서 가지 2개가 부러져 보수 작업을 하기도 했다. 문화재청과 종로구는 “추가 피해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며 “전문가들과 협의해 부러진 부분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선 왕릉을 비롯한 사적 13건에서도 호우 피해가 일어났다.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있는 헌릉과 인릉의 경우 관람로 주변의 배수로와 석축 일부 구간이 유실되거나 붕괴됐다. 또 인릉 주변의 소나무 등 일부 나무들이 넘어졌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선릉은 봉분 일대의 토사가, 성종대왕릉은 관람로 토사가 유실됐다. 선릉과 정릉 주차장들도 침수됐다.

조선 19대 숙종의 후궁 영빈 김씨를 모신 남양주 영빈묘는 봉분의 표면 상당 부분이 붕괴돼 피해가 컸다. 문화재청은 추후 보수 계획을 수립한 뒤 정비에 나설 방침이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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