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절반'까지 물 찼다면 다른 길로 가세요
웅덩이 지날 땐 속도 줄여서
멈추지 말고 빠져나가야
전기차, 감전 위험 높지 않아
충전 땐 장치와 물 접촉 주의
지난 8일 서울과 수도권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도로 곳곳에서 차량들이 물에 잠겼다. 불가피하게 물에 잠긴 도로를 지날 경우 차량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미리 숙지하는 것이 좋다.
9일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차량 침수를 막기 위한 기준선은 ‘타이어 절반’ 높이로 본다. 일반적으로 승용차 엔진의 공기 흡입구는 타이어의 절반 정도 높이에 위치해 있다. 공기 흡입구에 물이 들어가면 엔진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또 주행 중 공기 흡입구로 물이 들어가면 엔진이 꺼진다. 물 높이가 타이어의 절반 이상이면 지나가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의 2019년 조사를 보면 현대차 그랜저는 지상에서 80㎝ 높이에 엔진 흡입구가 있다. 현대 쏘나타 79㎝, K5는 74.5㎝다. 벤츠 C200 모델은 72㎝, BMW 5시리즈는 55㎝다. 현대차는 신차 제작 시 빗물 유입 여부를 테스트하기 위해 물이 가득 찬 수로를 달리는 ‘침수도로 주행시험’을 진행하는데, 보통 세단은 40㎝,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50㎝ 높이를 기준으로 한다. 이보다 10㎝ 정도 높은 수위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한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운전 때는 보통 도로 구조상 가장자리 차선에 물웅덩이가 생길 확률이 높으므로 중간 차선을 이용하는 게 좋다. 불가피하게 웅덩이를 지나게 된다면 시속 10~20㎞로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말고 한 번에 빠져나가야 한다. 침수 지점을 통과한 뒤에는 브레이크를 여러 번 가볍게 작동시켜 건조해야 한다. 침수 구간에서 시동이 꺼진다면 다시 시동을 거는 행위는 금물이다. 엔진과 부품에 물이 들어가면 고장이 날 수 있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량이라고 침수로 인한 감전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니다. 누전을 감지하는 순간 전기를 차단하는 차단기가 갖춰져 있다. 방수팩으로 싸여 있는 전기차 배터리에는 수분감지 센서도 장착돼 있으며 전기모터 등도 방수 처리가 돼 있다.
집중호우 시기 전기차 충전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날 한국교통안전공단이 발표한 우천 시 전기차 사용지침에 따르면 젖은 손으로 충전기를 사용하는 일은 피해야 하고, 충전 장치에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폭풍·천둥·번개가 심할 때는 충전기 사용을 지양하고 충전기 커넥터를 하늘 방향으로 향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침수차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전기차의 고전압 케이블(주황색)과 커넥터, 고전원 배터리를 직접 접촉하지 말아야 한다. 이번 폭우로 침수된 차량이 중고차 시장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험개발원이 운영 중인 카히스토리(www.carhistory.or.kr)에서 차량번호를 입력해 침수 여부를 조회해볼 수 있다. 다만 보험사에 침수사고 피해를 신고했던 차량만 조회된다. 중고차 구매 전 차량 내부에 진흙 자국이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김상범·박순봉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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