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불시에 찾아오는 '충수돌기염'..증상과 치료는?

전하연 작가 2022. 8. 9.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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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이혜정 앵커

우리가 흔히 ‘맹장염’이라고 부르는 ‘충수돌기염’은, 매년 약 1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수술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아직까지 잘못된 상식이 많이 퍼져 있습니다. 


오늘 뉴스브릿지에서는 젊은 층에서도 자주 나타나는 ‘충수돌기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의 남궁인 교수님 나오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남궁인 교수

안녕하세요. 


이혜정 앵커

교수님, 최근에 급성 맹장염으로 수술을 받으셨어요. 


처음에는 맹장염인 줄 전혀 모르셨다는 글을 쓰셨습니다, 의사신데요....


남궁인 교수 

네. 갑자기 자다가 배가 아팠습니다. 


저는 가스가 차서 그런 줄 알고 참으면서 지방 강의를 다녀와 달리기를 하고 가스 배출에 좋은 음식을 먹었습니다. 


응급실에 출근했는데 도저히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아파서 환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CT를 찍어 맹장염을 진단받았습니다. 


저는 졸지에 환자가 되어 수술대에 올랐는데요. 


지금은 보시다시피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이혜정 기자

회복되셔서 다행입니다. 


우리가 흔히 맹장염이라고 부르는데, 정확한 명칭은 아니죠? 


남궁인 교수

정확히는 충수돌기염입니다. 


맹장은 소장에서 연결되는 대장의 부위입니다. 


한자로 눈멀 맹자를 써서 막혀있다는 뜻인데, 실제 소장과 연결된 부위라 막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맹장염은 이 맹장에 염증이 생기는 것입니다. 


충수돌기는 맹장에 붙어 있는 6~9센티미터 정도의 돌기형 구조물입니다. 


여기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 충수돌기염이고, 우리가 흔히 부르는 맹장염이기도 합니다. 


둘은 완전히 다른 질환이지만 혼동해서 사용하는데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한국어 사용자에게 틀리게 굳어진 대표적인 단어입니다.


의사들도 이해를 돕기 위해 맹장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혜정 앵커

충수돌기염이든, 맹장염이든, 그곳에 염증은 왜 생기는 건가요?


남궁인 교수

보통 충수돌기가 막혀서 시작된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10대는 점막 하 림프 소포가 증식해서 폐쇄를 일으켜서 시작한다고 하고, 성인에게는 대변에서 생성되는 돌이 이유가 됩니다. 


기타 다양한 이유들이 제시되지만 종합적으로는 충수돌기염이 발생하는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충수돌기에 좋은 음식 같은 것도 없으며 머리카락을 먹으면 충수돌기염에 걸린다는 낭설 또한 근거가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충수돌기염을 예방하는 방법은 없고 인간에게 불시에 찾아오는 병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혜정 앵커

들어봤습니다. 머리카락을 삼키면 맹장염을 걸린다더라, 낭설이었군요. 


교수님도 최근에 수술을 받았고, 참 흔한 질병이에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걸리나요?


남궁인 교수

충수돌기염은 인간이라면 인종에 관계없이 호발하는 질병입니다. 


2019년 한 해에만 전 세계에서 1,170만 명이 걸렸습니다. 


10만 명당 228명꼴입니다. 


전 세계 사망자도 33,400명이나 됩니다. 


일생에서 10~20% 정도는 죽기 전에 충수돌기염을 한 번은 앓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성인뿐만 아니라 소아에게도 중요한 질환입니다. 


충수돌기염은 1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1세 이상이 배가 아플 경우에 가장 우선 고려해야 하는 진단이기도 합니다. 


또한 임산부 1,500명 중에서도 한 명은 충수돌기염을 앓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충수돌기염이 임산부에게도 잘 나타나는군요. 


교수님도 맹장염인지 몰랐다, 하실 정도면 우리 일반인들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배 아프다고 병원으로 달려갈 수는 없잖아요? 


남궁인 교수 

충수돌기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복통이지만 패턴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어 저처럼 이틀 정도 참다가 진단받기도 합니다. 


피로감, 소화불량, 변비나 설사, 미식거림 등의 증상이 동반하기도 합니다. 


대체로 처음에는 전반적인 복통이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오른쪽 아랫배로 쏠립니다. 


신체 검진상 누를 때도 아프고 뗄 때는 더 아프게 됩니다. 


복통이 있으면 병원에 방문하시면 되고 일반적인 검사를 진행합니다. 


소아는 조영제나 방사선 노출이 없는 초음파로 진단하고, 성인은 CT로 검사합니다.


이혜정 앵커

보통 우리가 맹장이 터진다고 하잖아요. 


터지면 큰일난다고도 하는데, 충수돌기염, 얼마나 위험한 건가요? 

남궁인 교수

충수돌기의 염증이 심해지다가 터지면 복강내로 염증이나 장의 내용물이 들어가서 복막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저도 터졌었는데요. 


염증이 심해지면 전신의 패혈증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실제 인류가 충수 돌기 수술을 시작한지 160년밖에 되지 않았는데요. 


이 패혈증 때문에 이전에는 사망률이 높았습니다. 


그런데 충수 돌기는 인체에서 전혀 기능이 없는, 진화상에서 남겨진 구조물입니다. 


그래서 없어도 문제가 없습니다. 


염증이 심해지기 전에 빨리 수술해주는 이유입니다.


이혜정 앵커

전신에 패혈증을 일으킬 수 있다니 빠른 진단과 빠른 치료가 중요하겠어요. 


그러면 수술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남궁인 교수 

옛날에 맹장수술을 받으면 배를 열고 들어가서 큰 흉터가 남았는데요, 


지금은 복강경으로 수술하는 추세입니다. 


처음에는 복강경 구멍이 세 개였는데 몇 년 전부터 배꼽에만 구멍을 뚫어 수술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도 수술받았지만 현재 흉이 하나도 없고 수술 다음날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했습니다. 


다만 회복 시간이 필요하니까 무리한 운동을 피하고 환자식을 먹어야겠습니다. 


정리하자면, 충수돌기염은 별다른 원인 없이 일생에 한 번쯤 올 수 있고, 수술 받으면 금방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병입니다.


이혜정 앵커

쉽게 접하는 충수돌기염. 하지만 치료가 늦어지면 패혈증까지 일으킬 수 있다니, 배 아프면 의심 한 번 해봐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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