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시험 25% 교육과정 밖 출제"..'수포자' 만드는 학교 시험

진태희 기자 2022. 8. 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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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수포자’, 어려운 수학을 지레 포기해버린 학생들을 일컫는 말이죠.

학교 현장의 오랜 문제 가운데 하납니다. 


과연 학생 개개인의 흥미나 노력만의 문제일까요. 


오히려 교육과정에서 벗어난 수학 문제를 기말고사에 출제하는, 그러니까 어려운 문제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옵니다. 


진태희 기잡니다.


[리포트]


고등학교 2학년 예인 양은 1년 전부터 수학 학원에 다닙니다. 


그런데도 고난도 문제는 여전히 풀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박예인 / 고등학교 2학년 

"학원에 다니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시험을 보면 시간이 항상 부족했고 성적도 별로 좋지 않았거든요. 서술형의 경우에 응용 난이도가 엄청나게 높아져서 많은 친구들, 저 또한 다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문제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학교 시험이 '수포자'를 양산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강득구 의원실이 지난 6월, 고등학생 2,351명에게 물었더니, 학생 10명 가운데 7명이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보다, 수학 시험 문제가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같은 단체가 고등학교 10곳을 대상으로 한 다른 조사에서, 1학기 기말고사 수학 문항의 25%가 교육과정을 벗어나 출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교육과정을 지켜 문제를 출제한 학교는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위반 문항이 10개로, 전체 20문항의 절반을 차지하는 학교도 있었습니다.


'파포스의 중선정리'나 사차함수의 대칭이동과 같은 대학교 과정에서 배우는 문항도 출제됐습니다.


이유는 변별력입니다. 


수학교사의 64%는 ‘변별 때문에 가르친 내용보다 어려운 내용을 시험문제로 출제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교육과정을 벗어난 어려운 문제 출제는, 과도한 입시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최수일 수학교육혁신센터장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교육과정을 벗어난 학교 시험 출제야말로 '수포자'를 유발시키고 경쟁 교육으로 인한 고통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시험 문제가 교육과정 수준과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교육당국의 보다 엄격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BS뉴스 진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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