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 전 한국군, 민간인 학살" 베트남인 첫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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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부가 학살의 진실을 인정하길 바랍니다."
베트남전에서 일어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사건 피해자 응우옌티탄(62·여)은 9일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왼쪽 배를 부여잡으며 호소했다.
임 변호사는 티탄씨에게 "한국군은 베트콩이 한국군 복장을 하고 학살했다고 한다. 한국 정부도 이 사건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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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때 주민 74명 몰살 주장
'왼쪽배 총상' 생존자 티탄 법정 서
당시 軍 "韓군복 입은 베트콩 소행"
“대한민국 정부가 학살의 진실을 인정하길 바랍니다.”
티탄씨는 법정에서 그날의 기억을 상세히 진술했다. 그는 “12일 오전 마을에 총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이모가 가족 모두 방공호에 들어가자고 했다. 방공호에 숨어 있는데 한국 군인들이 나오라고 소리쳤다. 수류탄을 보여주며 나오지 않으면 던지겠다고 했다. 이모가 무서우니 나가자고 했고, 오빠가 먼저 올라갔는데 가자마자 총에 맞았다. 저도 올라가자마자 총을 맞았다. 그후 한국군이 우리 집을 태우려고 했고, 이모가 이를 말리자 한국군이 이모를 여러 차례 칼로 찔렀다”고 설명했다.
티탄씨를 대리하는 임재성 변호사는 “그 사람들을 한국군이라고 기억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고, 티탄씨는 “한국 군인들은 쌍커풀이 없었고, 얼룩무늬 군복과 철모를 썼다. 또 우리가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냈다”고 답했다.
티탄씨의 삼촌 응우옌득쩌이(82)도 이날 함께 법정 증언에 나섰다. 그 역시 학살 현장의 목격자다. 당시 남베트남 농촌개발단에서 일했던 쩌이씨는 사건 당일 무전 내용을 듣고 퐁니마을로 이동, 학살을 목격한 뒤 생존자들을 구조했다. 그는 “당시 미군들과 함께 마을 입구에서 퐁니마을을 망원경으로 지켜봤다”며 “한국 군인들이 마을 주민들을 모았고, 마을 주민들이 (총에 맞아) 쓰러지자 수류탄을 던졌다”고 진술했다.
원고 측 대리인은 이날 학살 현장 사진도 제시했다. 왼쪽 가슴과 한쪽 팔이 잘린 여성의 사진을 보고 쩌이씨는 “저 여성을 직접 봤다”며 “아직 살아 있는 상태라 구조해 다낭으로 후송했으나 이후 사망했다”고 했다.
그러나 당시 한국군은 ‘퐁니·퐁넛 사건’이 우리 측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임 변호사는 티탄씨에게 “한국군은 베트콩이 한국군 복장을 하고 학살했다고 한다. 한국 정부도 이 사건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티탄씨는“베트남에서 거짓을 말하러 온 게 아니다. 사실을 인정하고 우리를 위로해달라”고 했다.
정부 측 대리인은 이날 “베트남 정부나 법원에는 왜 퐁니 사건과 관련해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는가”라고 물었다. 쩌이씨는 “남베트남이 아닌 북베트남이 전쟁에서 승리해 정부를 세웠기 때문에 소송을 낼 수 없었다”고 했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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