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물난리는 빗물펌프장 반대탓" 주장은 '대체로 거짓' [오마이팩트]

김시연 입력 2022. 8. 9.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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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신사동은 무산됐지만 대치동 펌프장은 위치 옮겨 2017년 완공

[김시연 기자]

 KBS는 지난 2013년 12월 9일(‘학부모들 반발에 갈 곳 없는 빗물펌프장’) 당시 대치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교 앞 빗물펌프장 건립에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 KBS
 
[검증내용] "강남 물난리, 학부모들 빗물펌프장 반대한 탓" 누리꾼 주장

"침수피해 심한 강남에 빗물 펌프장이 부족한 이유"(8월 8일 더쿠)
강남 물난리 자업자득, 학부모들 반발에 갈 곳 없는 '빗물펌프장'(8월 9일 클리앙)

8일과 9일 중부지역 집중호우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도로와 주택이 물에 잠기는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이 지역 학부모들이 9년 전 대치동 빗물펌프장 신설에 반대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부 누리꾼은 8일과 9일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에 지난 2013년 12월 9일 KBS 보도('학부모들 반발에 갈 곳 없는 빗물펌프장')를 인용해 당시 대치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빗물펌프장 건립에 반대했다면서, "강남 물난리 자업자득"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9년 전 대치동에 지으려던 빗물펌프장이 학부모들 반대로 무산된 게 사실인지 따져봤다.

[검증내용] 대치1펌프장, 장소 옮겨 2017년 9월 완공... 신사펌프장은 무산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역 사거리 일대에 전날 폭우로 인해 침수된 차량들이 방치 되어 있다.
ⓒ 이희훈
당시 언론 보도대로 9년 전 대치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교 앞 빗물펌프장 건립에 반대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강남구는 결국 학여울역 세텍 부지로 위치를 옮겨 지난 2017년 9월 대치1빗물펌프장을 완공했다.

강남구 대치역 일대는 강남역 일대와 더불어 대표적인 상습침수지역으로, 지난 2011년 7월에도 기록적인 폭우로 대치역 사거리 일대 도로와 주택이 침수돼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서울시와 강남구는 대치역 사거리에 모인 빗물을 양재천으로 내보낼 빗물펌프장 추가 건립을 추진했다.

빗물펌프장은 집중호우 발생시 펌프장에 모인 빗물을 하천으로 강제 배수해 침수를 예방하는 시설로, 한강과 중랑천·안양천 주변 저지대, 상습침수지역 등에 설치돼 있다. 2022년 6월 현재 서울시에는 모두 120개소의 빗물펌프장이 설치돼 있는데, 이 가운데 82%는 시간당 95mm(30년 빈도) 강우에 대비한 배수 능력을 갖추고 있다.

애초 강남 도곡역 근처 늘벗공원(개포5근린공원)이 후보지로 검토됐지만, 당시 타워팰리스 등 인근 주상복합아파트 주민들 반발로 무산됐다. 2013년 4월 영동5교 주변 양재천 변에 세우려고 했지만 이번엔 후보지에 가까운 대치초등학교 학부모들 반대에 부딪혔다. 공사장이 학교 정문에서 불과 10여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아이들에게 위험하다는 이유였다.
 
 지난 2017년 9월 당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 건물 인근에 준공한 대치1빗물펌프장을 찾은 신연희 당시 강남구청장.
ⓒ 강남구청
결국 강남구는 지난 2015년 11월 학여울역 SETEC(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 전시장 부지에 대치1빗물펌프장을 착공해 2017년 9월에 공사를 마쳤다. 당시 유수지나 배수장 없이 대치역 사거리에 모인 빗물을 학여울 사거리를 거쳐 양재천으로 흘려보내는 수문일체형 배수설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처럼 대치1빗물펌프장 건립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 학부모들 반대로 진통을 겪은 건 사실이지만, 펌프장 건립 자체가 무산된 건 아니다.

반면 서울시와 강남구가 지난 2013년 11월 강남구 신사동과 서초구 잠원동 일대 침수 피해를 막으려고 강남구 압구정동 신사공원에 지으려던 잠원2(신사)빗물펌프장은 주민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당시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약한 지반 때문에 공사 도중 아파트가 무너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 반대 여론에는 빗물펌프장을 일종의 혐오시설로 보는 '님비' 현상도 일부 작용했지만, 강남구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다만, 강남구 빗물펌프장 수가 인근 지역에 비해 적은 것도 사실이다. 서울시 물순환정보공개시스템에 등록된 빗물펌프장 118개소 가운데 강남구에 있는 건 대치·수서·율현 3개소이고, 대치1펌프장까지 포함해도 4개소다. 반면 강남구와 경계를 맞댄 서초구에는 반포·서초·방배·잠원·서래·사평로·양재1 등 7개소, 송파구에는 잠실·신천·풍납·몽촌1,2·탄천 등 6개소가 있다.
 
 서울시 빗물펌프장 위치(2013년 기준 111개소) 출처 : 서울시 하천관리과 '2013 빗물펌프장 노후설비 개량' 자료(2013) https://yesan.seoul.go.kr/wk/wkSelect.do?itemId=23303
ⓒ 서울시
[검증결과] "강남 물난리, 학부모들이 빗물펌프장 반대한 탓" 주장은 '대체로 거짓'

일부 누리꾼들은 9년 전 학부모들이 대치동 빗물펌프장 건립에 반대했기 때문에 이번 침수 피해는 '자업자득'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치1펌프장은 학여울역 근처로 위치를 옮겨 2017년 9월에 완공됐다.

따라서 당시 학부모들의 반대가 이번 침수 피해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은 '대체로 거짓'으로 판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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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물난리, 학부모들이 빗물펌프장 반대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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