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물난리는 빗물펌프장 반대탓" 주장은 '대체로 거짓' [오마이팩트]
[김시연 기자]
▲ KBS는 지난 2013년 12월 9일(‘학부모들 반발에 갈 곳 없는 빗물펌프장’) 당시 대치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교 앞 빗물펌프장 건립에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
ⓒ KBS |
[검증내용] "강남 물난리, 학부모들 빗물펌프장 반대한 탓" 누리꾼 주장
"침수피해 심한 강남에 빗물 펌프장이 부족한 이유"(8월 8일 더쿠)
강남 물난리 자업자득, 학부모들 반발에 갈 곳 없는 '빗물펌프장'(8월 9일 클리앙)
8일과 9일 중부지역 집중호우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도로와 주택이 물에 잠기는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이 지역 학부모들이 9년 전 대치동 빗물펌프장 신설에 반대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부 누리꾼은 8일과 9일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에 지난 2013년 12월 9일 KBS 보도('학부모들 반발에 갈 곳 없는 빗물펌프장')를 인용해 당시 대치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빗물펌프장 건립에 반대했다면서, "강남 물난리 자업자득"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9년 전 대치동에 지으려던 빗물펌프장이 학부모들 반대로 무산된 게 사실인지 따져봤다.
▲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역 사거리 일대에 전날 폭우로 인해 침수된 차량들이 방치 되어 있다. |
ⓒ 이희훈 |
강남구 대치역 일대는 강남역 일대와 더불어 대표적인 상습침수지역으로, 지난 2011년 7월에도 기록적인 폭우로 대치역 사거리 일대 도로와 주택이 침수돼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서울시와 강남구는 대치역 사거리에 모인 빗물을 양재천으로 내보낼 빗물펌프장 추가 건립을 추진했다.
빗물펌프장은 집중호우 발생시 펌프장에 모인 빗물을 하천으로 강제 배수해 침수를 예방하는 시설로, 한강과 중랑천·안양천 주변 저지대, 상습침수지역 등에 설치돼 있다. 2022년 6월 현재 서울시에는 모두 120개소의 빗물펌프장이 설치돼 있는데, 이 가운데 82%는 시간당 95mm(30년 빈도) 강우에 대비한 배수 능력을 갖추고 있다.
▲ 지난 2017년 9월 당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 건물 인근에 준공한 대치1빗물펌프장을 찾은 신연희 당시 강남구청장. |
ⓒ 강남구청 |
이처럼 대치1빗물펌프장 건립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 학부모들 반대로 진통을 겪은 건 사실이지만, 펌프장 건립 자체가 무산된 건 아니다.
반면 서울시와 강남구가 지난 2013년 11월 강남구 신사동과 서초구 잠원동 일대 침수 피해를 막으려고 강남구 압구정동 신사공원에 지으려던 잠원2(신사)빗물펌프장은 주민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당시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약한 지반 때문에 공사 도중 아파트가 무너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 반대 여론에는 빗물펌프장을 일종의 혐오시설로 보는 '님비' 현상도 일부 작용했지만, 강남구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 서울시 빗물펌프장 위치(2013년 기준 111개소) 출처 : 서울시 하천관리과 '2013 빗물펌프장 노후설비 개량' 자료(2013) https://yesan.seoul.go.kr/wk/wkSelect.do?itemId=23303 |
ⓒ 서울시 |
일부 누리꾼들은 9년 전 학부모들이 대치동 빗물펌프장 건립에 반대했기 때문에 이번 침수 피해는 '자업자득'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치1펌프장은 학여울역 근처로 위치를 옮겨 2017년 9월에 완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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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팩트] |
SNS·인터넷 커뮤니티 |
"강남 물난리, 학부모들이 빗물펌프장 반대한 탓"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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