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판 '워터게이트' 터져도.. 총리 "사퇴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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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정보기관이 야당 정치인 휴대폰을 도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배후로 지목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의 도덕성이 치명상을 입었지만, 그는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떼며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그리스 제2 야당인 '범그리스사회주의운동(PASOK)'의 니코스 안드룰라키스 대표는 최근 국가정보국을 검찰에 고발했다.
그리스 언론은 이번 스캔들을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에 비유하며 미초타키스 총리의 해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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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후로 꼽힌 총리, '모르쇠' 버티기
그리스 정보기관이 야당 정치인 휴대폰을 도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배후로 지목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의 도덕성이 치명상을 입었지만, 그는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떼며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그리스 제2 야당인 ‘범그리스사회주의운동(PASOK)’의 니코스 안드룰라키스 대표는 최근 국가정보국을 검찰에 고발했다. 정보기관이 전당대회를 앞둔 지난해 9월 자신의 휴대폰에 감시 소프트웨어를 깔고 3개월간 불법 도청을 해왔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조사 결과 그의 휴대폰에서는 ‘프레데터’라는 악성코드가 발견됐다.
그리스 정부는 정보국의 도청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해당 행위 자체는 사법당국의 승인을 받아 합법적으로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또 도청은 우크라이나와 아르메니아 정보기관의 요청을 받아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안드룰라키스 대표가 러시아, 터키와 가깝다고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리스 주재 우크라이나, 아르메니아 대사관은 그리스의 주장을 부인했다.
1960년대 군사독재 정권 때를 떠올리게 하는 '야당 정치인 감시 스캔들'에 그리스는 발칵 뒤집혔다. 야권은 배후로 미초타키스 총리를 꼽았다. 국가정보국이 총리실에 직접 보고하는 만큼, 그의 승인 없이는 도청이 불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그리스 언론은 이번 스캔들을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에 비유하며 미초타키스 총리의 해명을 촉구했다. 워터게이트는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비밀공작반이 워싱턴 워터게이트 빌딩에 위치한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침입해 도청 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된 사건이다. 닉슨 전 대통령은 가짜뉴스라고 부인했지만, 거짓말로 밝혀지면서 조기 사퇴했다.
국가정보국 국장과 총리실 비서실장은 옷을 벗었지만, 미초타키스 총리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그는 8일 대국민연설에서 “나는 몰랐고, 알았다면 결코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합법적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유체이탈식 해명을 내놨다.
야당은 총리 사퇴를 압박하며 진상조사위원회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제1야당인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는 “위선적인 사과와 거짓말을 하는 대신 총리직에서 물어나야 한다”며 “또 다른 정치적 피해자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압박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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