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중부엔 폭우·남부는 폭염..'한 나라 두 날씨' 더는 남 일 아닌 기후위기

KBS 2022. 8. 9.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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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8월9일(화) 17:50~18:25 KBS2
■ 출연자 : 곽재식 숭실사이버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20809&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녹취]
"100에서 250mm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에 남부지방은 폭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지붕 두 날씨라고 해야 할까요? 충청을 경계선으로 우리나라가 호우 지역과 폭염 지역으로 갈렸습니다. 기후변화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구나, 뼈저리게 느끼고 계실 겁니다. 어디까지 왔고 어떤 대비를 해야 할지. 곽재식 숭실사이버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환경 전문가 입장에서는 어제오늘 폭우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셨을 거 같은데 어떤 느낌인가요? 올 것이 왔다?

[답변]
이런 사고가 터지면 저희같이 환경 안전하는 분들한테 연락도 많이 오고 이런저런 이야기 많이 들려옵니다. 그래서 바쁘기도 했고 정신없기도 했고 그런 하루였습니다.

[앵커]
사실 우리나라가 미국처럼 땅이 넓은 것도 아닌데 작은 땅덩어리 안에서 폭우와 폭염이 동시에 나타나는 지금 같은 현상, 어떻게 봐야 돼요?

[답변]
사실 신기한 현상이죠. 이상한 현상이고, 전례가 없던 상황이기는 한데. 어떤 특정한 날씨, 어떤 특정한 기상현상이 기후변화 때문이다, 아니다라는 거를 말하기는 어려운 질문입니다. 기후변화라는 것은 전체적이고 평균적인, 점진적인, 전체적인 변화의 경향을 이야기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어떤 한 날씨가 기후변화 때문이다, 아니다라는 거는 딱 짚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뭐냐면 작년 연말에 우리나라의 국립기상과학원에서 내놓은 보고서만 봐도 21세기 중반 정도가 되면 우리나라는 여름이 더 길어지고 강수량은 더 많아지고 폭우의 기회는 더 늘어나는 쪽으로 변화한다는 경향이 있을 거다라고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그렇다고 한다면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날 확률은 점차적으로 높아질 거다라는 정도는 이야기할 수 있겠죠.

[앵커]
많은 분들이 느끼는 게 점점 봄과 가을은 사라지고 여름과 겨울만 남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들을 몸으로 느끼는 거죠. 이건 그러면 온대 기후가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될까요?

[답변]
그런 경향이 어느 정도 나타난다고 생각해 볼 수 있고요. 특히 우리나라 기후변화는 여름이 길어지면서 겨울이 줄어드는 형태로 나타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봄과 가을은 시간이 좀 밀리고 그렇게 되면 불과 21세기 중반 정도 앞으로 얼마 안 되는 시기만 지난다 하더라도 여름이 한 4개월 이상 정도까지 갈 수 있지 않느냐라고 보고 있으니까 여러 가지로 우리나라의 많은 산업과 사회가 바뀔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맞겠죠.

[앵커]
기후 위기가 올 것이냐, 이 질문은 늦은 질문이고. 그런 걸 생각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 된 것 같아요. 기후 위기가 우리 일상에 어떤 것들이 나타나고 어떤 것들이 달라질 것이냐? 이 질문을 드려야 될 거 같은데 이상 기후의 조짐을 어디서 보고 계세요, 교수님께서는?

[답변]
기후변화의 아이콘 같은 그런 동물, 그런 생물이 우리나라에 있습니다. 예전에 70년대, 80년대에 로저 무어가 출연하던 007 시리즈 중에 보면 파란고리문어라고 하는 굉장한 맹독을 가진 문어가 아주 이국적인 독성을 가진, 사람을 한번 물면 해칠 수 있는 그런 생물로 등장한 적이 있는데 영화 속에서 굉장히 이국적인 이상한 생물로 나오거든요. 그런데 이 문어가 우리나라 남해안에서 발견된 지 벌써 몇 년 됐습니다. 아마 금년에도 발견된 사례가 있을 거고요. 몇 년에 한 번씩 이렇게 출연해가지고 이런 게 우리나라에서 나타나나 하는 그런 생각을 들게 하고 있는데 이게 그냥 뉴스로 접할 때는 신기하구나, 넘어갈 문제지만 해변에서 실제로 관광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이런 것 때문에 관광객들이 찾아오지 못하게 되면 생업의 문제고 본인의 어떤 일자리의 문제고 자신의 어떤 생계의 문제가 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만으로도 큰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라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죠.

[앵커]
당장 우리 식탁에는 어떤 변화가 찾아올 걸로 예상하고 있어야 될까요?

[답변]
일단 기후변화에서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문제가 아무래도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농작물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당연히 가뭄이 든다거나 비가 너무 많이 내린다고 하면 농작물 작황이 안 좋아지겠죠. 그래서 지금 곡물 가격이 뛰면서 전 세계적으로 지금 먹거리 물가가 뛰는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적지 않은 학자들이 금년에 나타나는 거는 기후변화의 영향이 그렇게 크게 반영되지 않았을 거다라고 보고 있는 경우도 있거든요. 이건 어떤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 정도만 나타난 것이지 기후변화 때문에 본격적으로 식량 물가가 오르는 것은 이제 앞으로의 일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가 밥상 물가 자체도 기후변화 때문에 더 오를 것이고. 그리고 국산 제품 같은 경우에 우리나라가 기후가 바뀌면서 농작물이 작업 자체가 되지 않는 것들이 앞으로 차차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사과 같은 작물은 날씨가 어느 정도 추워야 대구 사과, 안동 사과 유명한데, 어느 정도 추운 계절에 사과가 잘 있기 마련인데 날씨가 지금처럼 계속 변해서 온난화가 심해지면 앞으로는 대구 사과, 안동 사과를 언젠가는 못 먹게 되는 날이 의외로 빨리 오게 되지 않느냐 이런 불안도 지금 나오고 있는 이야기죠.

[앵커]
벌써 강원도까지 올라오지 않았나요, 사과 같은 경우는?

[답변]
사과 지금 강원도에서 재배하고 있고요. 반대로 귤 같은 경우에 제주도의 특산물이었는데 남부지방에서도 어느 정도 재배가 되고 있고 점점 귤 재배 면적은 늘어날 거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죠.

[앵커]
지금 같은 이런 기후변화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도시 구조, 인프라 설계 이런 데 있어서 상당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까 싶은데 어떻게 전망하고 계세요?

[답변]
의외로 눈길이 잘 안 가는 분야인데 기후변화가 발을 넓게 뻗치는 분야에 이런 도시 구조 설계 같은 부분이 지적하신 대로 있습니다. 60도 중반 정도의 온도로 철로가 가열이 되면 KTX 운행이 중단된다, 이런 얘기 들어보셨나요?

[앵커]
그런 게 있었습니까?

[답변]
우리나라 KTX 운영 규정에도 있는 이야기고요. 이게 너무 많은 열을 받고 온도가 너무 높아지면 철로 자체가 미세하게 휠 수가 있기 때문에 고속으로 운행하는 철도의 안전이 우려가 된다고 해가지고 그런 규정이 있거든요. 지금 유럽에 폭염이 찾아와가지고 실제로 유럽에서는 기차 운행이 중단된 사례가 속속 출몰하고 있고요. 우리나라에서도 여름철 폭염이 굉장히 심해지면 열차 운행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는데 앞으로는 그런 사례가 더 많아질 거다라는 거 예상할 수 있겠죠. 그렇다면 앞으로는 모든 구조물, 철도뿐만 아니라 도로라든가 교량 이런 것들도 기후변화 때문에 나타나는 혹독한 폭염, 더 많은 비, 더 많은 눈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해야 더 안전해진다, 이런 것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봐야겠죠.

[앵커]
도시 설계 이야기가 나와서 여쭤보는 건데 조금 전에 앞서서도 전문가가 지적은 해 주셨습니다만 배수 시스템, 지금 이게 가장 문제가 되고 있잖아요, 이번 폭우 속에서요. 이런 거는 어떻게 설계 변경 같은 게 필요한지. 어떤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보세요?

[답변]
사실은 이번 폭우 같은 경우에 수도권을 강타하는 바람에 배수 이런 쪽으로 문제가 많이 지적돼서 나왔던 건데요. 사실은 오랫동안 기후변화 문제가 심해지면서 지방 각 지역, 특히 정비되지 않은 중소 규모 하천 중심으로 범람하면 피해가 커진다. 인명피해도 생길 수 있다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지금까지 선례가 없던 정도의 재난도 일정한 확률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염두에 두고 지금까지 기후변화 대응이라고 하면 예를 들어서 기업에게 이산화탄소 배출 줄여라. 국민들에게 일회용품 쓰지 마라. 이런 식으로 뭔가를 시키고 강제하는 쪽으로 정부가 나섰다면

[앵커]
규제 일변도였죠.

[답변]
이제부터는 정부가 기후변화 시대, 기후 위기의 시대에 맞서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정부가 뭘 할 수 있는가. 이걸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해야 될 시대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앵커]
분명한 거는 지금과는 다른 세상이 올 것이고 그것이 좋아질지 나빠질지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갖고 도박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우리 개인들도 당장 할 수 있는 거 딱 한 가지만 말씀해 주시면 어떤 걸 말씀해 주시겠어요?

[답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인다, 자체로만 놓고 보면 대중교통 이용한다, 이만한 게 없고요. 특히 우리나라 서울, 수도권 지역은 잘 돼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더 중요한 것은 뭐냐면 이산화탄소 문제는 전 지구 전체가 함께 노력해야 될 문제이기 때문에 다 같이 노력할 수 있는 공동체의 문제, 정책의 문제에 관심을 더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지구 인구가 70억이니까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지금까지 곽재식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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