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뱅크 "시장은 비관적, 대중화는 희망적"
(지디넷코리아=김윤희 기자)"기존 대기업들도 대체불가토큰(NFT) 사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하반기 시장이 낙관적일 것 같진 않다. 냉정하게 보면 NFT는 사치재다. 사치재는 거시경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NFT가 많이 팔린 시기도 거시경제가 좋았을 때다. 향후 1년까지는 시장이 많이 회복될 거 같진 않다. 다만 NFT가 대중화되는 초석으로선 매우 의미 있는 변화다. 탈중앙화 금융(디파이) 등 다른 블록체인 서비스는 다소 어렵지만, NFT는 그래도 쉽다. 대중화되기 훨씬 좋은 아이템이다."
김민수 NFT뱅크 대표는 8일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향후 NFT 시장 전망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NFT뱅크는 NFT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체 21명 중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데이터 분석 전문 인력이 NFT 거래 현황과 NFT 지갑 등의 정보를 분석해 NFT 구매자 취향, 특정 분야 NFT 시장 동향 등을 도출하고 이를 통해 NFT들의 자산 가치를 평가해준다. 현재까지 프로젝트 8천개 이상에 대해 통상적으로 개당 NFT 아이템 1만개 이상에 대한 가치 평가를 진행했다.
NFT 거래 동향을 면밀히 파악해온 입장에서 김민수 대표는 초기에 일부 NFT가 고가에 팔리는 시대를 지나, P2E 게임을 필두로 적극 활용되고, 수요에 따라 대여 또는 담보 대출 수단으로도 NFT가 사용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짚었다.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NFT가 확산됨에 따라, NFT를 소재로 하는 금융 서비스도 내년께 보편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Q. 최근 거둔 사업 성과는?
"NFT뱅크 이용자 베이스 대부분이 일반적으로 오픈씨에서 NFT를 구매해보는 개인들에 가까웠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요즘에는 '스콜라쉽'으로 부르는, P2E 게임 내 길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게임 내에서 이들은 배급사 역할을 한다. P2E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필요한 NFT를 판매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대여해주고, 신규 이용자가 해당 NFT를 통해 토큰을 벌면 수익을 나눠 갖는 식이다.
이들은 NFT를 수십, 수천 개씩 갖고 있다 보니 관리가 어렵다. 대여, 담보 대출 등 NFT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수요는 있지만 쉽지 않다.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든 공통적으로 NFT의 가치를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부동산 등 실물자산과 마찬가지로 가치를 알아야 대여 가격, 담보 대출이자 등을 정할 수 있다.
이런 영역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유명 NFT 담보 대출 플랫폼인 NFT파이도 저희 API를 사용하고 있고, 신규 플레이어들은 대부분 저희 API를 활용한다. NFT 시장이 올해 1분기에 비해 최근 많이 비활성화됐지만, NFT를 직접 사고 파는 영역이 식었을 뿐이다. 내년쯤 되면 NFT로 열리는 금융 세상이 재밌는 영역이 될 거다. 저희는 그 플레이어들을 지원하면서 생태계를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Q. NFT 거래 시장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줄면서, NFT 거래액에 거품이 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NFT에 대한 정밀한 가치 평가가 가능한가.
"NFT가 영역별로 다양한데, 저희는 미술 영역 작품에 대해선 가치 평가를 안 한다. 미술 영역 작품은 심리적, 정성적 요소가 가격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 데이터로 의미 있는 평가를 하기 어렵다. 대중들은 언론을 통해 미술 작품이 NFT가 돼서 고가에 팔린 사례들을 많이 접하다 보니 이런 게 일반적인 NFT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전체 NFT 유동량의 5% 미만이다. 저희가 관심 있는 영역인 NFT금융의 기초 재화로 쓰일 만하지도 않다.
NFT 가치 평가에는 장르별 특성이 고려된다. 메타버스 땅 소유권 관련된 NFT가 있는데, 이건 부동산 가치평가랑 비슷하게 입지 등을 따진다. 게임 NFT의 경우 게임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시세를 분석한다. 지갑 분석도 많이 한다. 지갑 소유자가 어떤 NFT에 관심 있고 얼마를 지불했는지 등의 정보를 보고 시장 수요를 분석한다."
Q. NFT 자산 평가치는 얼마나 정확한가.
"실 거래가와 산출한 평가치 오차는 15% 내외다. 어떤 NFT에 대해 구매 의향자들이 지불하려 하는 최대치는 거의 비슷하게 측정된다. NFT 특성상 평가치가 높게 나오더라도, 낮은 가격에 매입하려는 사람밖에 없으면 어쩔 수 없이 낮은 가격에 거래될 수밖에 없긴 하다. 그래도 가격 트렌드는 비슷하게 나온다. 실 거래가보다 조금 높게 형성되긴 하지만 비슷하게 간다."
Q. 최근 활발하게 거래되는 NFT는 어떤 것인가.
"미술 작품을 NFT화한 작품 외 '크립토펑크', '지루한 원숭이들' 등이 해당되는 프로필픽처(PFP)는 가치 평가를 하고 있는데, 전체 유동량의 상당 부분이 이 유형이다. 그 외 유동성이 높은 것은 더샌드박스 '랜드' 같은 것들이다. 최근은 시장 자체가 침체되다 보니 P2E 게임 아이템 거래량은 다소 줄었다."
Q. 블록체인 업계 새로운 키워드로 '웹3'가 부상하고 있는데, 기존 웹2 플레이어들이 웹3에도 진출하면서 영향력을 늘려가고 있다. 웹3가 대중화되면서 새로운 플레이어가 주목받을 수 있을까.
"몇 년간 시장이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본 입장에서 웹2 플레이어들이 유리한지에 대해서는 별로 긍정하지 않는다. 블록체인 업계가 유달리 기성 업체들의 부침이 심하다. 대기업발 프로젝트 중 성공 사례가 국내든 해외든 없다."
Q. 규제에 대해 아쉬운 점은?
"블록체인 업계 업권법이 없다 보니 불확실성에 따른 어려움이 가장 크다. 규제가 없다고 좋은 게 아니다. 과도하지 않다면 있는 편이 좋다. 시장 참여자들이 건강하게 업계에 진입할 수 있고 업계 규모도 커질 수 있다. 과도하지 않으면서 명확한 규제 틀이 마련되길 희망한다."
Q. 하반기 출시 준비 중인 서비스는?
"NFT는 구입 후 재판매가 상당히 어렵다. 여러 정보를 참고해 시세와 비슷한 가격으로 마켓에 올려도, 공산품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특정 제품명을 검색해서 구입하지 않는다. 사는 사람은 마켓 페이지 상단에 나열된 NFT 목록을 보고 그 중에서 산다. 노출이 안 되면 팔리지 않는다. NFT 급매를 지원하는 '아이세일'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즉시 NFT를 팔고자 하는 이용자 수요를 충족해주는 대신, 시세보다는 낮은 가격에 NFT뱅크가 매입하는 서비스를 구상 중이다."
김윤희 기자(kyh@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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