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COMPANY] 미디어·콘텐츠 강자로 급부상.. 구현모號 '미디어 밸류체인' 빛났다
웹소설·웹툰·도서 미디어 밸류체인 구성
'우영우' 대박에 콘텐츠 사업 존재감 증명
지니뮤직·스카이TV·올레tv 전방위 확장
미디어 매출 작년 3.6조..2025년 5조 목표
KT '시즌'·CJ ENM '티빙' 통합 효과 기대
1회 시청률 0.948%에서 9회 만에 최고 15.78%. 6월 29일과 7월 27일을 비교한 전국 가구 기준 시청률 변화 추이다. 한 달여만에 16배 이상 시청률이 뛴 이 드라마는 연이은 흥행 돌풍의 주역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다.
KT스튜디오지니가 공동 제작한 이 드라마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졌지만, 천재적 두뇌를 가진 변호사 우영우가 대형 로펌에서 겪는 일을 다뤘다.
시청률 수치뿐 아니라 여름 휴가철을 맞아 드라마 촬영지를 찾는 관광객 행렬에서도 우영우의 인기는 확인된다. 경기 수원시의 우영우 김밥 가게,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소덕동 팽나무'까지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식을 줄 모르는 우영우의 인기에 구현모 KT 대표가 공언한 '미디어 밸류체인(가치사슬)'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평이 나온다.
◇ 구현모號 미디어 밸류체인으로 '통신회사'서 '콘텐츠기업'으로= 미디어·콘텐츠 산업은 경제적·문화적 파급효과가 큰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이지만,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해도 성공 여부를 예측할 수 없어 '모 아니면 도'의 위험이 큰 고위험 고수익 산업으로 꼽힌다. KT는 이를 정면돌파하고 핵심 신사업으로 미디어·콘텐츠 사업을 정조준해 'KT표' 미디어 밸류체인을 가동시켰다.
KT스튜디오지니는 첫 오리지널 콘텐츠 '구필수는 없다'에 이어 두 번째 드라마인 우영우까지 성공적인 초기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우영우 흥행 이후 KT는 딱딱하기만 한 '통신회사' 이미지에서 벗어나 미디어·콘텐츠 사업자로 존재감을 확실히 증명한 것으로 평가된다.
KT는 지난해 3월 미디어·콘텐츠 부문 중간지주사인 KT스튜디오지니를 출범하며 콘텐츠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후 원천 IP(지식재산권) 확보부터 기획·제작, 채널, 유통에 이르는 미디어 밸류체인을 구성했다. 구체적으로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 웹소설·웹툰 IP 전문 자회사 스토리위즈와 지니뮤직, PP(방송채널사업자) 스카이TV·미디어지니,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 IPTV(인터넷TV) '올레tv' 등을 배치해 올해부터 전방위적인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향후 3년간 5000억원을 투입해 오리지널 드라마 30편, 예능 300편 이상을 확보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특히 우영우를 편성한 ENA(구 스카이채널)는 지난 4월 리론칭한 지 약 4개월 만에 인지도가 급상승하면서 콘텐츠 시장 강자로 떠올랐다. 이를 바탕으로 ENA 채널을 운영하는 스카이TV 모회사 KT스카이라이프는 올 2분기 콘텐츠 매출 206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우영우 효과'는 기업가치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에도 KT는 지난 1일 9년 2개월 만에 시가총액 10조원을 탈환했다. 미디어·콘텐츠 사업의 초기 성과를 바탕으로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략이 주효한 결과다. 올 1분기 KT의 디지코 및 B2B(기업간거래) 사업은 전체 매출의 41%를 차지했고, 주가 또한 올해 들어 코스피가 17% 넘게 하락한 가운데 25%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합종연횡으로 덩치 키우고 콘텐츠 제작에 집중…"2025년 5조원 성장 목표"=이 가운데 KT는 자사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시즌'은 정리하고, CJ ENM의 OTT '티빙'과 합병한다는 결단을 내렸다. 양사의 합병 예정일은 오는 12월 1일이다. 플랫폼보다는 IP·콘텐츠 제작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간 지지부진했던 국내 OTT간 합종연횡도 이를 통해 본격화됐다는 평이 나온다.
KT는 시즌과 티빙 통합이 이뤄지면, 미디어·콘텐츠 사업 덩치를 키우고 콘텐츠 시너지를 강화하는 전략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오리지널 콘텐츠 협업으로 글로벌 진출 기회도 모색한다. KT스튜디오지니는 자체 OTT 운영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KT표 콘텐츠 제작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KT스튜디오지니는 첫 오리지널 콘텐츠에 이어 최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까지 성공적인 초기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KT 시즌과 CJ ENM 티빙의 통합 OTT 출범이 성사될 경우 CJ그룹과 미디어·콘텐츠 사업의 전략적 제휴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KT스튜디오지니는 내년까지 총 24개 오리지널 드라마를 방영할 예정이다. 후속작으로 정일우·권유리 주연의 '굿잡', 최시원·이다희 주연의 '얼어죽을 연애 따위' 등이 방영을 앞뒀다. 이미 이들 작품 중 일부는 글로벌 OTT와의 공급 협상을 거쳐 해외에 선판매하기도 했다.
KT는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콘텐츠 사업을 키움으로써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그룹사 동반 성장과 미디어 플랫폼 가입자·매출 확대 효과를 거둔다는 복안이다. KT는 지난해 기준 24조9000억원 규모의 전체 매출 중 3조6000억원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 미디어 매출을 2025년 5조원 수준으로 30% 성장시켜 종합 미디어 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이 본격화되면, 밀리의 서재는 연내 IPO(기업공개)를 추진한다.
KT 관계자는 "KT그룹 미디어콘텐츠 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미디어 밸류체인을 완성했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해 그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오리지널 드라마를 제작·배출해 미디어 밸류체인 내 그룹사의 동반성장을 이끌고 종합 미디어 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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